투자는 종합예술이다

지난 주 예고한대로 이번 주 칼럼에서는 암호화폐 투자의 기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2명의 영국 과학자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은 말년에 주식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뉴턴은 투자 초기 ‘남해 회사’라는 주식에 투자해 일정 수익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뉴턴이 남해 회사를 매도한 후 해당 주식이 급등하자, 꼭지에서 다시 풀 매수를 했습니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투자 패턴이죠. 그 바람에 약 2만 파운드, 당시 가치로 50억 원 정도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는 뉴턴이 가진 재산의 80~90%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고 하니, 뉴턴이 얼마나 상심했을지 짐작이 됩니다. 뉴턴은 상승 초기에 매도한 자신과 달리 마지막까지 팔지 않고 버티던 주변 지인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두자, 자신이 거둔 수익은 생각하지 않고 상대적 박탈감에 재 매수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손실을 입었던 뉴턴의 당시 나이가 79세였습니다. 늦은 나이에 왜 그토록 무모한 투자를 감행했는지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뉴턴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가 돈에 대한 집착이 상당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는 50대 중반에 영국 조폐국(The Royal Mint) 감사를 거쳐 조폐국장으로 일했던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안정적이면서 존경을 받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직을 내려놓고 조폐국으로 자리를 옮긴 것과, 이에 따라 주거지를 케임브리지에서 런던으로 옮긴 후 하루 16시간 동안 업무와 경제학 공부를 병행했던 것을 보면 그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뉴턴이 흙 수저였던 것도 그가 돈에 집착하게 된 큰 원인 중 하나일 것입니다.

뉴턴과 달리 주식 투자를 매우 잘했던 영국의 과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입니다. 뉴턴이 엄청난 흙 수저였다면, 다윈은 현재의 대기업 집안 출신 정도 되는 금 수저였으며, 주식 투자에 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 다윈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당신이 가장 자신 있는 일이 뭐요?”

“돈을 불리는 것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소”

다윈의 대답은 명료했습니다. 그는 금 수저에 처가도 부유한 집안이었기에 일을 하지 않고 연구에만 매달렸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2살에 비글호를 타고 5년간 항해를 하면서 연구에 집중한 것입니다. 기업을 분석하는 능력과 장기적인 가치투자 또한 잘해서 평생 돈을 벌기 위해 일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부(富)와 투자 수익을 바탕으로 생물학사에 엄청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매년 영국에서 존경하는 과학자를 투표로 선정하는데, 부동의 1위는 뉴턴이지만 다원이 1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산 과학자지만, 투자 스타일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두 사람의 스타일만 비교해 보아도 투자는 ‘수학’이 아닌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IQ만 동원해서 될 일이 아닐 뿐더러 EQ에 인간의 ‘심리’까지 통달을 해야만 최종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지난 칼럼에서 설명해 드린 ‘주식 투자’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큰 차이점도 꽤 있습니다. 일단, 주식처럼 ‘재무제표’가 아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튤립 버블과도 닮은 점이 있습니다. 즉, 수천억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암호화폐 재단이 1년 동안 얼마만큼의 매출을 했고, 수익은 얼마나 되는 지의 정보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현재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반드시 인지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째, 시가총액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투자 또한 ‘시가총액’의 개념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통되는 암호화폐 수량’에 ‘현재가’를 곱하면 나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샌드박스’의 시가총액은 16일 코인마켓캡 기준, 약 5조 2,000억 원이며, 시가총액 순위 38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샌드박스’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먼저 이 점을 생각해보기를 권합니다. “내가 만약에 자금이 충분히 있다면 해당 암호화폐 기업을 시가총액 절반의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인수할 것인가? 그 정도로 탁월하고 미래가치가 충분한가?” 실제로 그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기업을 인수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이런 투자법을 일종의 ‘가치투자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둘째, 발행량, 유통량의 정의와 포괄적 의미를 아는가?

해당 암호화폐의 ‘발행량(공급량)’이 몇 개로 설계되어 있고 현재 유통되는 수량이 얼마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계산한 유통비율이 몇 퍼센트인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샌드박스’를 예로 들면 총 공급량은 30억 개이며, 유통량은 920,948,319개로 약 31% 정도의 ‘유통비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즉, 앞으로 69%의 암호화폐가 더 시중에 풀릴 수 있으며, 이점은 가격하락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대로 된 암호화폐 재단이라면 향후 유통물량이 풀리는 시점과 수량에 대해 미리 공지하고 있습니다만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재단도 허다합니다. 심지어 ‘백서’에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는 재단이 다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백서(white paper)를 꼼꼼하게 읽어보라

백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암호화폐는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앞으로 어떤 비전과 로드맵을 가지고 일을 할 것인지, 또 총 발행량(총 공급량)과 재단 보유량, 프리세일 계획, 그리고 암호화폐 생태계 유지를 위한 물량 등에 대해 명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재단은 발행량과 유통량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만, 유통량이 풀리는 계획에 대해서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누가 보아도 대한민국에서 만든 암호화폐인데, 홈페이지에서는 한글로 된 백서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암호화폐인지 주소가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늘 열거한 내용들이 너무 쉽고 당연한 이야기라서 실망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성공한 투자자들은 특별한 기술을 가져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을 지키고, 매일 꾸준하게 공부하며, 세상의 변화에 눈과 귀를 기울이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아무리 기본을 강조한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일지의 여부는 독자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올해 투자는 기본부터 잘 다져서 성공하는 투자가 되길 기원합니다.

[필자=키웨스트 chainlink77@naver.com]

현 (주)키웨스트77 대표 / 디지털경제협의회 사무국장 / 유튜브 '키웨스트' 채널 운영

아모레퍼시픽 / 이니스프리 21년 근무

성균관대 SKK GSB 글로벌 MBA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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