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 강화는 거래소 지속경영 요건

오늘은 국내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소비자는 동일한 상품이라도 항상 ‘최저가’만을 기준으로 소비를 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백화점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을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확실한 AS'라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백화점의 경우 상품을 구매한 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매 매장이나 AS센터에 접수하면 대부분 확실하게 마무리해줍니다. 영세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했을 경우에는 AS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AS문의에 대해 “제조처에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하지는 않을까요?

위의 사례를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입했을 때, 거래소는 백화점 수준의 AS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영세한 인터넷 쇼핑몰 수준의 AS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특정 암호화폐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거래소에서는 그저 “해당 암호화폐 재단에 문제가 있으니 우리는 책임이 없다”라고 답변하지는 않을까요?”

위 차트와 표(거래소 암호화폐 수 변동 현황)는 국내 상위 4개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수로만 정리한 자료입니다(업비트와 빗썸은 거래량이 다수인 원화마켓만을 기준으로 함).

2020년 1월 기준 숫자와, 21년 10월 4일 기준 숫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코인원은 76개에서 198개로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업비트와 빗썸은 초반부터 상장한 숫자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어 보이고, 코인원과 코빗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느낌을 들게 합니다.

최근 국내 점유율의 85% 전후를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의 암호화폐 상장 숫자는 지난 6월 대량 상장폐지 이후, 올해 5월 대비 15개가 줄었습니다(원화마켓 기준). 빗썸은 14개가 증가 했으며, 코인원은 1개 감소, 코빗은 무려 25개가 증가했습니다. 각 거래소에 중복 상장된 암호화폐도 있지만, 필자의 의견으로는 그 상장 숫자가 매우 과한 수준이고 함량미달의 암호화폐가 다수 상장되면서 거품이 끼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상장폐지나 구조조정으로 발생하는 투자손실은 고스란히 국내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넷 쇼핑몰 관점으로 접근해 본다면 국내 거래소는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 쇼핑몰과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공간에 가상의 상점을 오픈하고, 여기에서 제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즈니스 방식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내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한 빗썸, 코인원, 코빗의 경우는 해당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수(SKU:Stock keeping Unit 재고관리코드)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방대한 수준으로 보여집니다.

히트상품이 부재하여 신상품을 계속 온라인몰에 런칭해서 버티는 상황이라고 진단되며, 부진 재고를 어느 시점에서는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일반 제조업체의 기준에서 본다면 SKU가 증가할 때마다 관리할 포인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재고보유에 따른 물류 이슈가 발생합니다. 동시에 관리할 인적자원을 비롯한 관리비용이 전체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말이 다가오면 SKU를 미리 점검해 줄여나가는 경영활동을 하게 됩니다.

옛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국내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아래의 조언을 고려해 주시고, 각 거래소별로 건실한 경영과 투자자 보호 활동을 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 부실한 상장심사로 함량미달의 암호화폐가 상장되지는 않았는가?

△ 내실을 다지기 보다는 상장에 관련된 이윤추구 행위가 과도하지 않았는가?

△ 상장된 이후에 암호화폐 별로 건전하게 운영되는지 감시 활동을 꾸준히 하였는가?

△ 함량미달의 암호화폐에 대한 유의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단행 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진행했는가?

제대로 된 프로젝트나 로드맵조차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상장을 통해 한 몫 챙기는 암호화폐 등에 대한 거래소 내부의 Risk Assessment(위험평가-임의의 시스템, 네트워크, 조직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한 보안 대책에 드는 비용 효과 분석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인 위험 관리를 수행하는 것) 체계를 잘 구축하고 시행하기를 당부 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필자=키웨스트 chainlink77@naver.com]

현 (주)키웨스트77 대표 / 디지털경제협의회 사무국장 / 유튜브 '키웨스트' 채널 운영

아모레퍼시픽 / 이니스프리 21년 근무

성균관대 SKK GSB 글로벌 MBA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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