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우선 경영으로 신뢰성 높여야

기업은 세상에 유익한 제품이나 유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창출된 이윤을 바탕으로 재투자를 해 더 나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이 어떤 비전과 미션을 갖고 사업에 임하는지가 중요하며, 그것이 기업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소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특히 국내 대형 거래소는 워낙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그 중요성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암호화폐 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부터 거래소의 운영상황을 지켜보며 개선되기를 바라는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반 기업에도 해당이 되는 기준이라고 볼 수 있으며, 특히 필자가 2000년에 입사해 최근 퇴직할 때까지의 직장생활 경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제는 ‘상도의’에 관한 것이며,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돈을 벌자라는 의미입니다.

첫 번째는 주제는 “거래소는 개별 코인의 상장기준이 투명했으며, 도덕적으로 떳떳한가?”입니다.

국내 모 대형 거래소의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볼 수 있는 '코인동향'이라는 메뉴가 있고, '디지털 자산 보고서'라는 하위 섹션이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면 신규 상장된 코인의 '프로젝트 주요 정보 보고서'라는 파일이 있으며,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코인에 대한 소개와 창업자, 주요 멤버, 발행량, 유통량, Q&A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자료는 기본적인 자료에 불과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백서를 동시에 올려놓지는 않은 것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두가지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국내 1위 거래소 BTC 마켓에서 '퍼스트블러드'라는 코인이 2018년 3월 9일에 상장폐지 됐습니다. 그런데 이 코인이 '던프로토콜'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 3월 18일에 바운스 토큰과 함께 BTC 마켓에 상장됩니다. 그리고 2021년 4월 5일 이례적으로 4종목이 동시에 원화 마켓에 상장될 때 던프로토콜도 함께 원화마켓에 입성합니다. 이날 원화마켓에 상장된 코인은 엑시인피니티, 스택스, 플로우, 던프로토콜 4가지입니다. 즉, 다른 코인들을 무더기로 상장하면서 던프로토콜을 슬쩍 포함시켜서 상장시킨 것입니다. 여기서 필자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더리움에서 주목할 만한 코인이라고 소개했던 코인을 왜 상장폐지 시켰으며, 다시 원화마켓에 재 상장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판단은 독자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다음은 '엘비알 와이 크레딧'이라는 코인입니다(이후 엘비알로 표기). 엘비알 코인은 사실 비트렉스와 국내 1위 거래소가 협업을 진행할 때 BTC 마켓에 존재하던 코인이고, 약 400위권 밖의 그다지 존재감이 없던 코인이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즈음부터 존재감 없이 자리를 지키던, 소위 듣보잡 코인을 2020년 12월 11일 원화마켓에 상장시킵니다. 예전 비트렉스와 협업할 시절에 받아 놓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고,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해 원화마켓에 상장시켰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 사례가 있지만 세세히 열거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상장기준이 투명했는지, 거래소의 영리를 목적으로만 상장을 시키지 않았는지 거래소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상장 이후 유의종목 선정에 대한 기준은 명확한가?”입니다.

국내 모 대형 거래소는 E코인을 2017년 초반에 상장시켰습니다. 필자는 이 프로젝트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스캠이라고 판단하고 있었지만, 해당 거래소는 이 코인을 유독 챙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필자는 이런 말을 자주 했습니다. “E 코인의 사무실이 어딘지 알려주면 사례하겠다”. 이후 인천 모 병원하고 업무협약을 했다는 등의 소식이 있었으나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프로젝트인지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 25개 종목을 대거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해당 코인도 함께 포함되었습니다. 과연 상장폐지 될 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R코인의 경우에는 2018년 7월 27일에 신규 상장한 이후 관련 재단에서 게임 코인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게임 코인이 온라인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필자가 보기에 상폐 사유에 가깝지만, 해당 거래소는 이 종목을 상장 폐지하면 손해가 날 것이 두려웠는지 2020년 12월 4일에 사업재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재 상장시켰습니다. 이후 엄청난 펌핑이 나오면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 6월 11일에 공지된 ‘디지털 자산 유의종목 지정안내(25종)’의 경우, 유의종목 지정을 왜 1주일의 짧은 기간만 주고 급작스럽게 코인재단에게 일방적으로 공문을 보냈으며, 투자자들이 대응하기도 힘든 금요일 오후 5시30분, 직장인들이 퇴근 준비로 집중력이 떨어질 시간에 발표를 감행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필자가 보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코인들 즉, 개발도 잘 진행하고 있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전혀 없는 코인들도 상당수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전형적인 갑질로도 비춰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11일의 디지털 자산 원화마켓 페어 제거 안내(5종)의 경우에는 원화마켓에서는 제거를 하지만 BTC마켓에 남겨 놓았습니다. 필자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마로, 페이코인, 옵저버(이 거래소는 옵저버를 옵져버로 오기를 했습니다), 솔브케어, 퀴즈톡 5개 코인은 원화마켓에서는 제거를 하지만 BTC마켓에 생존하게 하는 것도 의문입니다. 외부에는 상폐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생존시키기 위해 채찍질을 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이슈입니다.

만약 필자가 대형 거래소를 운영했다면 사업 운영 방식이 달랐을 것입니다. 이미 상장을 시켰다는 것은 거래소에서도 그 코인을 인정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상장심사를 대충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 코인 프로젝트마다 개발이 미흡하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지를 한 후 이에 대한 소명을 받는 것이 상식적인 처리방식입니다. 비전이 보이는 프로젝트는 생존의 기회를 주고, 그렇지 않은 것은 퇴출하는 것이 거래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해당 코인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30종의 코인에 대해 유의, 퇴출을 진행하면 투자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패닉 셀을 감행하는 최악의 상황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 코인을 소지한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거래소가 투자자를 진정한 파트너로서 생각했다면 이런 사태를 만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필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 주제인 '상도의'입니다.

제가 거래소를 이용하며 겪었던 일 중에 입출금 오류 건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 거래소 지갑에서 리플 코인이 제 의도와 관계없이 출금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제 계좌로 오입금 했던 경우였는데, 거래소는 상대방의 말만 듣고 제 동의도 없이 계좌에서 리플을 출금한 것입니다. 이건 제1금융권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제 의사와 상관없이 누군가 내 계좌를 마음대로 들여다보고, 또 빼내간다면 어떻게 거래소를 믿고 이용할 수 있을까요? 또 하나는 제가 아는 지인 중 오 입금으로 인해 한 달 넘게 돌려받지 못하는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상반된 두 경우 모두 일관성도 없고, 고객 피해도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이런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여러 경우에 해당하는 매뉴얼을 만들어 고객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거래소가 해야 할 일이며,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거래소의 일방 행정으로 인한 고객의 불편과 원화마켓 퇴출과 유의종목 대거 지정 등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운영이 계속된다면 집단소송을 불러 올 수도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 간에는 '의리'라는 것이 있고 개인과 기업, 또는 기업과 기업 간에는 '상도의'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더 자세하고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언론이라는 공공재에서 공개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이쯤에서 정리하겠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다면 필자의 개인 채널 등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최근에 제가 눈 여겨 보는 유튜버 중에 김지윤 박사가 이런 영상을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쪽 팔리게 살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필자=키웨스트]

★ 위 내용은 본지의 입장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니 신중한 투자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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