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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풍자가 울림주는 '궁중극' 정치와 예술이 부딪치는 곳에서 배어나오는 깊은 아픔이 김태웅 원작 연출의 연극 ‘이’에는 있었다. 그러나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에는 대학로 원작 연극이 갖고 있던 정치적 함유가 많이 희석되어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깊이가 모자란 연출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원작이 갖고 있는 빼어난 아름다움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연극 ‘이’로 2000년 초연 이후 장기간 공연되고 있는 이 영화의 원작은, 연산군 시절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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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2.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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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만 그럴듯한 성애 무비 성현아 조동혁의 ‘애인’은, 꼭 ‘비포 선라이즈’의 섹스 버전같다. 우연히 좁은 공간에서 처음 부딪친 두 남녀가 하루 밤 동안 사랑을 나누다가 다음 날 아침 각자 기약 없이 헤어진다는 점에서 ‘비포 선라이즈’와 기본 컨셉은 같다. 그러나 ‘비포 선라이즈’에는 없는 것이 ‘애인’에는 있다. 그것은 넘쳐나는 섹스신이다. ‘비포 선라이즈’에서는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두 남녀가 여름밤을 함께 보낸 공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화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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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2.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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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통속적이지 않은 '사랑노래' 오석근 감독의 ‘연애’가 올해 만들어진 가장 아름다운 한국 영화 중 하나라고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연애’가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 일상, 드러내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숨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제작비 2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물량 규모가 비대화 된 한국 영화 제작 시스템 안에서, 작지만 이처럼 의미 있는 영화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연애’는, 무엇보다 비루하고 통속적인 우리들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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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2.1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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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타협 거부한 '수작' 군대라는 조직은 특수하다. 상명하달의 엄격한 질서 아래서 전쟁이라는 유사시의 특수상황을 위해서만 존재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군대는 필요 없는 집단이다. 군대는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가능성 영점 몇 퍼센트의 소수점 이하인 특수상황을 대비하며, 극한적 신체훈련과 다양한 전술훈련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친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한국사회에서 만들어진 가장 뛰어난 군대 소재의 영화다. 한국 전쟁 이후 군대 소재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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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2.0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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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액션만 돋보인 무협물 무협 장르는, 전자 정보 통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사회와 매우 잘 어울린다. 왜냐구? 전혀 만날 것 같지 않은 인터넷 광통신의 정보화 사회와, 시퍼런 칼과 내공의 기를 사용하는 무협이 만나는 부분은, 바로 속도감이다. 이것이 한동안 잊혀진 무협 장르를 최근 다시 부활시키는 심리적 원동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외팔이’ 검객 시리즈나 ‘용문의 결투’ 같은 홍콩 무협 장르의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60·70년대에는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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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1.2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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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흉내내다 맥빠진 팬터지 무비 나는 테리 길리엄 감독을 좋아한다. 예전에 ‘여인의 음모’라는 가당찮은 제목으로 번역되어 비디오 출시된 ‘브라질’을 본 이후, 그의 다른 영화들 ‘피셔 킹’ 등을 일부러 찾아보았었다. 하지만 ‘그림형제’는 그에 대한 지금까지의 짝사랑을 모두 거두어들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정도로 엉망인 영화다. 도대체 왜 그가 이런 영화를 찍었을까? ‘반지의 제왕’의 놀라운 성공 이후, 변종 팬터지 장르가 기세등등 세를 떨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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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1.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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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재미 보여주는 팬터지 당신이 만약 베스트셀러를 만들고 싶다면, 오랫동안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정파 남자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여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는 관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지만,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남자는 좋은 이야기 거리가 된다. 영화나 소설의 주 수요층이 여성인데도 이유가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소재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년, 천국에 가다’는 정형화 된 코드들을 약간 비틀음으로써 새로운 재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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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1.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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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삶에 대한 미학적 성찰 오, 마이 갓. 이런 영화가 있었다니. 브라질 출신의 작가 파울로 린스가 97년 발표한 소설 ‘시티 오브 갓’은,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로 도시 외곽의 빈민층 밀집지역 시티 오브 갓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을 기초로 집필된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목격한 빈민층 청소년들의 충격적인 삶을 소설로 썼다. 따라서 원작을 충실하게 영화화 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시티 오브 갓’은, 실화가 갖는 특유의 착지력에 기초한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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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1.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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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지만 2% 부족한 '로맨 코' ‘야수와 미녀’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리메이크는 아니다. 그러나 야수가 나오는 것은 맞다. 미녀도 나온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류승범 신민아 주연의 ‘야수와 미녀’는 클럽에서 피아노를 치는 시각장애인 미녀 피아니스트 장해주(신민아 분)에 반해, 항상 그녀의 다정한 벗이 되어주었던 야수 구동건(류승범 분)과의 사랑 이야기이다. 방송국에서 애니메이션 더빙 성우로 일하는 구동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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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1.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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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설정에 무너진 '슬픈영화' 어설픈 네커플의 러브스토리.. 정우성 등 초호화 캐스팅에도 빛 바래 정우성 염정아 차태현 임수정 손태영 신민아 이기우 이런 배우들을 모두 섭외해서 출연 승낙을 받으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그러나 그런 걱정할 필요 없는 곳이 있다. 영화사 아이필름이다. 이 배우들은 대부분 아이필름과 자매회사인 싸이더스HQ에 속해 있다. 이들 회사와 함께 영화배급사 아이러브시네마, 드라마 제작사 캐슬인더스카이, 게임 제작사 엔트리브소프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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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0.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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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상상력 동양의 '인디존' ‘신화:진시황릉의 비밀’은 90년대 중반 이후 할리우드 연착륙에 성공한 청룽이, 할리우드 영화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해서 탄생시킨 작품이다. 주윤발이나 오우삼 감독처럼 홍콩 반환 이후 할리우드로 터전을 바꾼 여타의 홍콩 스타들과는 달리, 청룽은 ‘캐논 볼’ 같은 영화로 이미 90년대 이전부터 미국 시장을 두드렸었다. ‘홍번구’의 성공으로 90년대 초 비로소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청룽은 그후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확보해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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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0.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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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한 첫사랑의 설레임 '동감' '시월애'와는 또 다른 느낌 섬세한 연출 · 배우들 연기 볼만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이 6년 만에 만든 두번째 작품 ‘사랑니’는 멜로 영화다. ‘사랑니’의 주인공 조인영은 두 사람이다. 30살 김정은이 연기하는 조인영은 학원의 수학 강사다. 그리고 17살 정유미가 연기하는 조인영은 머리를 양 갈래로 땋은 여고생이다. 김정은의 13년전 과거 모습이 정유미일까? 그러나 그들은 한 공간에서 만난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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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0.1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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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듯한 적막.. 그리고 매혹적 떨림.. 하루끼 동명 소설 영화화.. 현대인 초상화 완벽 재현 최근에 본 가장 좋은 영화를 꼽으라면, 머뭇거리지 않고 나는 발음하기도 힘든, ‘토니 타키타니’를 추천하겠다. 무라까미 하루끼의 단편소설집 ‘렉싱턴의 유령’ 안에 들어 있는 짧은 단편, ‘토니 타키타니’를 영화화 한 이 작품은, 하루끼적 특징, 그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문체의 힘으로 끌고 가는 문자언어를, 영상언어로 빈틈없이 구성해낸다. 그의 소설이 어떻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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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10.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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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적이지만 울림 큰 애정물 박 감독 다큐 내공 돋보여…전도연·황정민도 찰떡 궁합 실화를 소재로 한 ‘너는 내 운명’은, 멋부리지 않고, 사랑이라는 실체에 대해 진솔하게 접근해 들어간다. 실버 세대의 새로운 사랑을 다큐멘터리적 기법으로 접근한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은 이번에도 현실에 포커스를 맞추고 극단적 상황에 내몰린 남녀를 통해 사랑에 대해 질문한다. 통속적이라고? 그래, 통속적이 아닌 사랑 있으면 어디 한 번 나와보라고 그래, 나는 이렇게 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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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09.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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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목표 ‘말초적 감성을 자극하라’ 흥행에만 무게둔 코메디…과도한 성적 농담과 욕설 가득 나는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상, 국내 개봉되는 영화는 모두 보고 있다. 극장 개봉되는 영화를 나처럼 거의 한 편도 빠짐없이 모두 보는 기자나 평론가는, 내가 아는 한, 없다. 그런데 이 직업이 나쁜 것도 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해서 극장에 간다. 그러나 나는 보기 싫은 영화도 억지로 봐야 한다. 시사회 도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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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09.2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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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엔 먹을 게 없었다 방학기 만화 영화화.. 미장센에 매몰되고 내러티브 상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뛰어난 미장센, 새로운 화면미학을 창조한 이명세 감독의 신작 ‘형사’는, 그가 할리우드에 가서 5년동안 영화를 만들려다 좌절한 뒤 국내로 컴백해서 만든 작품이었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세계 시장으로 다시 발돋움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게다가 더 솔직한 작가 자신의 욕망은, 할리우드의 제작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이 갖고 있는 극대치를 보여주려는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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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09.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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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게임 축제 볼만하죠 프로게이머 대 중국 게이머 시범경기 '눈길'.. 대규모 축하 공연도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게임 축제가 열렸다. 대구시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대구 동성로와 두류공원,지하철역 등을 무대로 대규모 게임 축제인 ‘대구 e스포츠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그동안 별도의 전시장에서만 열리던 게임행사가 길거리, 그것도 도심 한복판으로 진출해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치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 e스포츠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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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기기자
2005.09.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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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여백 놓친 통속 애정물 스타 마케팅 허 감독에 큰 부담…조급한 배우들도 표피적 연기 한류의 중심인물 배용준의 출연작이어서가 아니라,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로 삶의 섬세한 떨림을 예민하게 포착한 허진호 감독의 다음 작품이어서 기대를 한 ‘외출’은, 그러나 너무 무미건조했고 담담했다. 전작들에 비해서 훨씬 극단적인 상황이 설정되어 있지만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절망적인 삶의 벼랑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 못했고, 오래된 주간지의 박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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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인하대
2005.09.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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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e스포츠 메카 이제부터 시작이다" 중국 선수 영입도 적극 검토.. 각종 대회 통합과 전용경기장 건립 추진 e스포츠가 신세대 문화코드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스카이 프로리그’결승전에 10만 인파가 몰린데 이어 올해는 그 기록을 훌쩍 뛰어 넘어 12만명의 팬들이 이를 지켜봤다. 프로야구 열풍이 이제 e스포츠로 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 4월 출범한 2기 e스포츠협회는 이같은 e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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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자=모인국장
2005.09.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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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처럼 가벼운 휴가용 무비 장면마다 눈요기거리.. 관객 대리만족엔 합격점 셀마 헤이엑의 섹시한 매력을 최대한 강조한 ‘애프터 선셋’은 도둑 영화다. 뭇 여성들을 유혹했던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의 팽팽했던 피부도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안토니오 반델라스와 함께 출연한 ‘데스페라도’, 타란티노 각본 로드리게스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에서 흡혈귀 춤을 추던 셀마 헤이엑의 섹시한 매력을 이보다 더 이상 좋을 순 없을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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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인하대
2005.08.30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