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 기반의 토큰으로 각광 … 관련 법 제정 통해 금융 선진화 꾀해야

전 세계 자산시장에 'RWA(Real World Asset)' 바람이 불고 있다.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한 RWA는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투자 형태다. 블록체인 등장 이후 이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 왔으며, 실제 산업에 RWA가 적용되면서 단숨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RWA는 국채를 비롯해 채권과 부동산, 주식, 금 등의 실물 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등 일반 코인을 사고 파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글로벌 금융강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으며, 예상을 뛰어 넘는 성장세에 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디지털 자산을 추적하는 코인게코의 보고서에 따르면, 토큰화된 미국 국채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1월 1억 1,400만 달러에서 12월에는 8억 4,500만 달러로 규모를 키웠다고 한다. 1년도 안돼 641% 성장했다. 대형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은 3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국채 토큰을 운용 중이며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채 RWA가 무섭게 성장하자 다양한 분야에서도 RWA가 시도되면서 확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자산 토큰화가 시장의 미래"라며 RWA 산업을 추켜세우는 등 전 세계 자산시장이 대 변혁의 초입에 들어섰다. RWA 분야 대표 플랫폼인 체인링크나 아발란체 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도 시장확대와 무관치 않다.

RWA의 가장 큰 특징은 대규모 자산을 쪼개어 거래하는 것이다. 대형 자산 소유자는 플랫폼을 통해 자산의 일부, 또는 전체를 손 쉽게 유동화 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도 소액으로 대형 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된 것도 매력적이다. 

블록체인이 접목돼 있어 거래의 투명성도 보장된다. 더구나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므로 중개비용이 거의 없다. 대형 자산은 큰 몸집 탓에 거래가 어려울 뿐 아니라 중개비용 역시 천문학적인 규모로 큰 부담이다. 하지만 RWA를 활용하게 되면 거래가 손쉬운 것은 물론, 거래 비용이 오프라인 거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소액에 불과하다. 

예측일 뿐이지만, 보스턴컨설팅그룹은 RWA 시장이 2030년까지 16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법정화폐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을 접목하게 된다면 변동성으로 인한 우려도 잠재울 수 있다. 이래저래 장점이 많은 비즈니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기업들도 서둘러 시장 참여에 나서고 있다.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기업인 BPGM, 아이티센그룹과 금 기반 RWA 토큰인 'GPC'를 발행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종합물류기업인 '쁠라야란 코린도'와도 선박 관련 자산의 토큰화를 추진 중이다. 네오핀도 영국의'카나랩스'와 RWA 토큰 관련 디파이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 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부산시에서는 증권형 토큰인 STO 중심의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우선협상대상자로 아이티센을 선정했다. 귀금속, 원자재, 탄소배출권 등을 기반으로 한 토큰증권 거래를 조만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블록체인과 결합된 자산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국내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 관련 법이 없다보니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다. 신 사업의 경우, 기업은 일단 사업을 시작하고, 이후 법이 정비되는 것이 통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 상황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 

A 기업은 RWA 사업 진출을 위해 정부 당국에 승인 절차 문의를 진행했으나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관계 법령이 정비된게 없어 현실적으로 승인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따라 A기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 의견을 무시하고 사업을 시작하자니 그럴 수도 없고 난항에 부닥친 것이다.  퍼스트 무버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은 곳곳이 장벽이다. 

RWA는 자산시장 활성화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덩어리가 큰 자산을 효과적으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취약한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블록체인과 결합한 산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토큰이 접목됐다는 이유로 터부시 할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코인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RWA에 덧씌워서는 곤란하다. RWA 산업에서 코인은 단지 수단일 뿐이다.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도 현 법체제 내에서는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열린 마음으로 산업계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줄 당국의 자세가 아쉽다 해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고상태 미디어신산업부 국장 qkek619@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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