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상장 앞둔 시프트업 등 다수 기업에 투자 … 일부 기업, 글로벌 갈등 속 유탄 맞기도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자본 예속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 게임과의 경쟁에서 밀린 국내 업체들이 자본에서도 잠식될지 우려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시장에서 시프트업이 기업공개 대어로 주목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넷마블(시총 5조 1916억원), 엔씨소프트(4조 1910억원)를 바짝 쫓는 수치다.

상장과 동시에 기업가치 측면에서 대형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회사의 2대 주주(보유 지분 24%)는 중국 텐센트다. 상장과 동시에 국내 주요 업체의 주요주주로서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중국 업체가 주요주주로 있는 게임회사는 시프트업만이 아니다. 대장주 크래프톤의 2대 주주(13.73%)는 텐센트의 자회사인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HK다. 또 넷마블의 3대주주(17.52%)는 한리버인베스트먼트인데 이곳 역시 텐센트의 자회사다.

이 외에도 웹젠, 액토즈소프트 등에서도 중국 업체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상장 대형 게임업체 중 엔씨소프트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 업체가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회사 주요 주주에서 특정 국가 또는 기업을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국가의 비중이 너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시장 전체가 잠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해당 국가와 관련된 글로벌 이슈가 있을 때 애꿎은 국내 업체들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앞서 미중 갈등 당시 국내 업체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 갈등 당시에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중국 게임으로 지목돼 서비스 중단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시프트업의 경우 상장 후 텐센트가 자금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지만 국내 업체들이 중국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잦다.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작품을 서비스하거나 이를 앞두고 있는 경우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만을 국가가 아닌 지역으로 표기하는 것을 비롯해 동북공정 등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이미 개발력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에게 밀려 한국 시장을 중국 게임에 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자본 부분에서도 잠식이 심화되면 자칫 예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막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와 기업 외형 성장, 뛰어난 작품 개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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