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진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돼 온 엔씨소프트가 이달 28일 주총을 통해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로 바뀌게 된다. 이는 사실상의 경영 이원 체제를 의미한다.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갑자기 최상층부의 의사 결정 시스템을 변경해야 하는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원화 시대에 대비하고, 탄력적인 경영을 주도하기 위해선 체제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측의 설명이다. 즉 거대해 진 공룡이 나르는 비룡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강력한 리더십도 그 것이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균점에 의한 협업 리더십도 절실해 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을 강조하기라도 하듯,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는 지난 20일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대표 체제 변경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서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공동대표 체제 도입 결정은  공동 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원팀으로 달리는데 그 방점을 두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와 같은 경영방식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동대표 체제로의 변경이 불가피했다" 며 다시 한번 체제 변경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따라 김택진 대표는 게임 개발 및 게임 사업에 집중하게 되며 ,박병무 내정자는 회사의 경영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 한편, 전문성을 발휘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날, 회사의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의 개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한 게임의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 등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내정자는 "‘리니지’ 탄생부터 지난 17년동안 사내 이사로서 회사의 힘든 시기와 성장을 지켜봤다"면서 "개인적으로 엔씨소프트가 국내 최고의 게임업체라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엔씨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의 방향은 김택진 대표가 집중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경영 내실화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네 가지 변화의 방향으로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위한 기반 구축 ▲IP확보와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M&A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동대표 체제의 안착이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역할분장과 상호 이해와 협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잘 될 경우 매우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될 수 도 있다. 

그동안 게임업계에서는 단독대표 체제에서 공동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한 기업들이 몇 몇 있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성적으로 보면 낙제점 수준은 아닌 정도에 머물렀다. 

김 대표와 박 내정자는  서로 오랜 기간 지켜봐 온 사이다. 특히 박 내정자는 그간 사내이사로서 엔씨소프트의 사업 비전과 지향성을 놓고 김 대표와 꾸준히 대화를 나눠 왔다. 따라서 두사람의 공동대표 체제 내의 경영 호흡은 크게 문제될 게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공동대표 체제는 1 더하기 1이 아닌 그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해야 하는 만큼 더욱 더 신중한 자세와 접근론이 필요하다 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경영 환경을 맞이하는 엔씨소프트의 도전과 미래의 성과를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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