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 … 박 대표 내정자, 경영효율화 등 변화방향 제시

왼쪽 부터 김택진 대표,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왼쪽 부터 김택진 대표,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엔씨소프트의 공동대표 체제는 각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며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원팀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20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온라인으로 치러진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회사 공동대표 후보로 선정했다. 이 회사가 공동대표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박 후보의 공동 대표 선임을 확정한다.

김 대표는 "2024년은 회사에 여러 의미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 ‘TL’의 글로벌 론칭, ‘블레이드&소울2’의 중국 론칭이 예정돼 있으며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플랫폼 ‘퍼플’의 서비스 확장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 속에서 자사 역시 살아남기 위한 변화와 더 높은 도전을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한다”며 “공동대표 체제는 각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실리며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원팀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회사 공동대표 체제에서 김택진 대표는 회사의 핵심인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한다. 박병무 내정자는 회사의 경영을 더욱 탄탄하게 하고 전문성을 발휘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

김 대표는 회사의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의 개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한 게임의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에 집중할 방침이다.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의 개발에 대해 김 대표는 "여러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그 중 하나로 기존 판권(IP)을 기반으로 한 스핀오프 게임들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MMO 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더욱 확장해 MMO슈팅, MMO샌드박스, MMORTS 등의 게임과  대전형 난투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 RPG ‘프로젝트BS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차세대 MMORPG ‘아이온2’를 통해 한층 더 높은 차원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한 게임 개발을 위해선 글로벌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개발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TL’은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과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며 함께하고 있다. ‘블소2’는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테스트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발 스펙을 만들었다. 아울러 소니와 양사 IP 및 기술력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으로는 인공지능(AI)와 새로운 리더 양성을 꼽았다. 김 대표는 “지금 많은 게임 개발사들은 엄청난 제작비와 너무 긴 제작 기간으로 위험성이 사업 지속성을 넘어서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타개책으로 “새로운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의 효율성과 제작 기간 단축을 통한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는 많은 인원에 의한 제작보다는 창의성이 뛰어난 작은 팀들의 역량이 훨씬 큰 시대로 넘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새로운 개발 방법과 인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공동대표 내정자는 "‘리니지’ 탄생부터 지난 17년동안 엔씨 이사로서 회사의 힘든 시기와 성장을 지켜봤다"면서 "개인적으로 엔씨가 국내 최고의 게임업체라 생각해 왔다"도 말했다. 이러한 생각의 이유로 국내 게임업체 중 유일하게 다양한 IP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점, 독보적인 MMO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 점, 국내 게임 업체 중 가장 먼저 해외 투자 등으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추진한 기업이라는 점을 꼽았다.

다만 회사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엔씨가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을 본격화하려는 현 시점에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김택진 대표가 게임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공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합류를 결심했다”고 대표 후보를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박 대표 내정자는 현재 회사는 상당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 시장의 포화와 경쟁이 도를 넘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으며 코로나19를 거치며 급격한 비용증가, 인원 구조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급격한 사세 확장에 따른 내부 사일로의 해소도 회사가 마주한 도전 중 하나라고 꼽았다.

하지만 회사가 재도약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며 자타가 공인하는 강력한 여러 개의 IP를 가지고 있는 점, 이 IP를 개발하고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한 뛰어난 인재가 내부에 많다는 점, 성공과 실패를 겪었던 투자 경험과 충성심 높은 지원 조직이 있다는 점, 3조 이상의 자금 동원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엔씨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의 방향은 김택진 대표가 집중해서 글로벌 게임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경영의 내실화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네 가지 변화 방향으로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위한 기반 구축 ▲IP확보와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M&A를 제시했다.

경영 효율화에 대해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복된 기능의 효율화, 선택과 집중까지 고려하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의 모든 부서가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보완할 수 있도록 경영 효율성을 강화한다. 또한 회사에 흩어져 있는 내부의 역량을 원팀으로 잘 꿰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시스템 혁신 작업에 매진한다. 모든 구성원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하고 일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구축, 신속한 실행을 위한 프로세스와 시스템 조정을 임기 동안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간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쌓아왔던 교훈을 내재화해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기반을 확충한다. 투자와 M&A는 게임 파이프 라인 확장, 부족한 장르의 IP 를 확보하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한다. 이와 함께 주주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는 실적과 안정성도 충분히 검토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일문일답>

-게임 개발 역량 확보와 환경 구축을 위해 공동대표 체제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김택진 대표 :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와 경영 내실 다지기라는 양축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체재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경영 전문 역량을 강화해 회사 경영 내실을 다지는 한편 회사의 코어인 게임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 앞서 말씀 드린 4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엔씨가 핵심 경쟁력인 게임 개발과 사업을 강화하는데 원팀으로 내부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최근 ‘리니지’ IP의 매출이 부족하고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포스트 ‘리니지’ 필요성이 언급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대표 : ‘리니지’ 라이크를 하나의 장으로 부를 만큼 시장 경쟁이 심해졌고 저작권 피해 역시 심각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이런 형상은 이 시장이 그만큼 튼튼한 고객 기반을 가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 엔씨가 가진 경쟁력은 매우 높습니다. 오히려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보강할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리니지’를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M&A 원칙과 관심 분야는 무엇인지

박 후보자 : 저희의 관심 1순위는 당연히 게임사에 대한 투자 및 M&A입니다. 엔씨 게임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후보군이고 이를 위해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M&A가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분석과 상당한 인내력이 요구됩니다. 또한 M&A는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섣불리 이야기 하기 쉽지 않습니다.

-회사의 신작 및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부진한 성황입니다. 이러한 원인과 해결 과제는 무엇인지

김 대표 : 현재 엔씨는 좁혀진 경쟁력의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분투 중입니다. 신작의 경우 많은 시기 코로나와 겹쳤고 늘어난 개발 기간이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작품의 신선도가 시대감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신작 성과의 경우 타깃 시장이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국내 성과가 기대보다 한참 약한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내 역시 꾸준히 고객을 확보하고자 유지하는 중입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박 후보자 :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정보 공개 시작 시점부터 정보 공개를 충분히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 법안 시행에 대한 준비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전사적으로 TF를 구성해 철저하게 준비해 왔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완비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회사의 주요 해외 사업 방향에 대한 설명 바란다

김 대표 : 해외 시장을 위해 대형작들은 콘솔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콘솔 개발을 위한 전문 팀들이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퍼플’ 플랫폼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엔씨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IP들까지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연내 다양한 IP들이 퍼플에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 소송에 대한 박 후보자의 입장은 무엇인가

박 후보자 :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서 만든 게임을 카피하는 것은 개발자들의 의욕을 상실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 대해 소송을 걸고 법적 제재를 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인 권리 침해가 명백하면서도 카피의 정도가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게임들을 대상으로 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은 무엇인가

김 대표 : 현재 ‘블소2’는 판호를 받은 상태입니다. 중국 대형 게임 퍼블리셔를 통해 다양한 게임의 중국 판호 역시 진행 중에 있습니다. 중국 시장은 규제에 대한 대응이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현지 협력사와 함께 퍼블리싱 전략을 세밀하게 조율할 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에 있어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함께 설계하고 도전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중국 대형 퍼블리셔와의 협력을 올해부터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야구단 매각, 라이브 서비스 종료 등의 계획이 있는가

박 후보자 : 이러한 (경영효율화) 노력은 이미 시작됐고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야구단의 경우 지난해부터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독자적으로 신중히 검토한 결과 잠정적인 결론은 현재 매각보다는 야구단 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신사옥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 후보자 : 신사업 설립 발표는 착공 시점 때문에 많은 오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부터 컨소시엄을 조직하고 성남시와 논의를 하면서 추진되어 온 것입니다. 만일 회사가 신사업 부지에 건축을 하지 않거나 지연시키는 경우 엄청난 패널티를 물게 되어 있습니다.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무엇인가

박 후보자 : 엔씨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지금 많은 주주님들의 신뢰가 무너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업 실적의 개선 또는 M&A를 통한 기업 가치 증대가 지속 가능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주주들이 생각하는 자사주 취득이나 배당 정책도 한 축이나 단기적인 효과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해 제 개인적인 견해는 과매도에 따라 너무 저평가되어 있다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현재 회사의 시가총액 약 4조 1000~4조 2000억원 수준인데 작년 말 기준 회사의 순자산이 3조 3000억원입니다. 극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노조가 출범하는 등 직원들의 불만이 커져있다. 어떻게 소통해 나갈 것인가

김 대표 : 회사가 선택과 집중을 하고 그 다음에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해 움직여야 이 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노조를 포함한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적극적으로 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도 여러 채널로 임직원을 만나고 있습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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