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메타버스 산업 위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 시행 … 장기적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

정부가 이른바 '메타버스 진흥법'을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메타버스에 뛰어든 게임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산업을 지원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 제정안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것은 해당 법안이 세계 최초다.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은 가상융합 세계와 관련된 산업과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법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 방향과 목표, 기반 조성, 연구개발 지원, 법·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포함한 가상융합산업 진흥을 위한 기본계획을 3년마다 수립·시행할 수 있다.

정부는 메타버스 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기술개발 촉진, 연구개발기반 조성, 표준화 지원 등 메타버스 기술·서비스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더해 메타버스 산업 진흥에 관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담기관과 지역별 메타버스 산업지원센터를 지정 가능하다.

특히 메타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상융합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대한 우선 허용 및 사후 규제의 원칙을 적용한다.

메타버스 사업자는 과기정통부 장관 인가를 받아 메타버스 산업 관련 협회를 설립할 수 있으며 협회는 이용자를 보호하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메타버스 기술과 서비스 제공·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를 추진할 수 있다. 또한 부당한 차별적 콘텐츠의 제작·유통과 이용자의 부당한 차별 취급을 방지해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새로운 법안은 오는 8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메타버스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완비하는 한편 새로운 규율 체계가 산업 현장에 착근돼 실효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위 법령을 적기에 제정하고 민간 중심 자율규제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메타버스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소식에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메타버스가 부각됐을 당시, 한발 빠르게 관련 사업 선점을 위해 움직였던 게임업체들의 주목도가 높다. 메타버스의 사례 중 대표격으로 항상 거론되는 '로블록스' 역시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메타버스 및 이를 둘러싼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관련 사업이 최근 몇 년 동안 특별히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엔데믹 이후 사람들이 일상을 되찾으며, 메타버스 사업 자체가 "한물갔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메타버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게임업체는 컴투스, 넷마블, 크래프톤, 넥슨, 엔씨소프트 등이 있다. 

컴투스의 경우 메타버스 전문기업 컴투버스를 설립해 지난해 8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의 상용화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1년간 누적된 영업손실은 120억원을 초과한다. 컴투버스는 대상으로 인력 감축 및 재배치를 실시했으며, 지난 4일부터는 '컴투버스'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넷마블은 지난 1월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실시하던 손자회사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 70여명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메타버스 월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개발 중이었으나 프로젝트를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메타버스 개발에 있어 선택과 집중으로 방향성을 전환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9월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사명과 서비스명을 '오버데어(OVERDARE)'로 확정 및 발표했다. 상반기 중 대규모 테스트를 거친 후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 서클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속도를 올리고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언리얼 엔진5 기반의 3D 그래픽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를 개발 중이며, 넥슨은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육성 중에 있다.

게임업체들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메타버스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최근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시장의 훈풍에 힘입어 다시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VR) 및 확장현실(XR)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업계에서는 국산 메타버스 플랫폼이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각계 부처가 이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각종 규제가 담긴 게임산업진흥법을 메타버스에 적용하려는 것을 두고 산업 자체를 고사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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