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게임 대한민국] ① 한파 맞은 시장에 따뜻한 봄은 언제?

게임산업과 함께 성장해 온 더게임스데일리가 창간 20년을 맞이했다. 스무살은 성인으로 거듭나고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상징적인 시점으로 정의되곤 한다.

더게임스데일리의 창간 시점의 게임산업은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위상을 드높여 왔다. 그 뒤로 모바일게임으로 주도권이 달라져왔고, 업계의 지형도 역시 변화를 거듭해왔다. 

최근 게임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과정에서 미래 가치가 높게 평가 받기도 했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여파가 더욱 크게 나타나며 고난의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같은 문제에 직면한 위기의 시대로서 앞으로의 극복은 더욱 깊은 고민이 되고 있다.

더게임스데일리가 성년을 맞이한 시기는 작금의 업계 상황을 비춰볼 만하다. 이전까지의 성장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현황을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지 살펴보고자 한다.  

침체된 업황,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게임 산업은 20조원 규모를 넘어섰고, 콘텐츠 수출 역군으로서 자리 매김하기도 했다. 전 세계 4위의 게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내왔다. 그러나 지금의 게임업계는 이 같은 영광을 누릴 여유가 없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엔데믹 전환에 따른 여파로 인해 업황의 침체가 현실화됐기 때문에서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이 실적 공백에 시달리면서 게임업계의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당장의 역성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를 극복해 나갈 역량 부족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인기작의 답습을 반복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이 요원하며 업계 경쟁력 저하가 현실화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넥슨과 크래프톤은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최대 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외 주요 업체 대다수가 큰 폭의 실적 감소세를 보이거나 적자에 시달리며 업계 전반이 침체 분위기를 떨쳐내지 못했다.

업체들은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기도 했다. 업체 각각에 따라 상황이 다르고, 이유가 있겠지만 신작 개발 일정이 지연되거나 새로운 흥행작의 부재가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엔데믹 전환 여파, 수요 감소 등 부담 커져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격리가 화두인 시기에는 게임은 새로운 일상의 상징 중 하나로 주목을 받아왔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고 재택근무 전환 등을 고려해 인력을 확대하며 비용도 크게 증가해왔다. 

그러나 정작 이렇다할 결과를 내놓기도 전에 엔데믹 전환으로 미래 가치가 재조정되고 실질적인 수요의 감소까지 체감하며 실적의 공백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 게임의 수요가 감소한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를 비롯한 대국적인 정세 차원에서의 전환을 감내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비롯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작용하기도 했으며 양적 완화 이후의 긴축을 비롯한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여파를 우선함에 따라 시장은 경직될 수밖에 없었다.

앞서 게임업계의 미래가 높게 평가된 만큼 이 같은 시장 전반 위축에 따른 낙차는 더욱 크게 체감되고 있다. 업체들의 실적 공백을 확인한 것은 물론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도 급변해왔다. 한때 100만원까지 올라선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주가가 3년만에 20만원대를 하회하게 된 것도 단적인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장미빛 미래가 신기루로 변하긴 했으나 게임업계가 나아갈 길은 그대로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위기감과 무관하게 전 세계 유저들을 사로잡을 작품을 내놓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제 게임업계가 나아가야 할 다음을 두고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동안의 성공이나 흥행 기반이 내수나 중국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가운데 이전까지와는 다른 그야말로 전 세계를 향한 새로운 도전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영 효율화 및 체질 개선 등 역량 집중

내수 시장에서의 매출은 모바일 기반 MMORPG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성장기에는 이 같은 MMORPG 수요가 점차 전세계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돼 왔다. 그러나 북미·유럽 등의 빅마켓에서의 성공은 요원하고 신흥 시장에서의 개척 역시 더뎌 실질적인 시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때문에 그간의 실적 공백을 해소할 새로운 매출원 발굴을 위해 업체들은 기존 모바일뿐만 아니라 PC 및 콘솔 등을 통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등이 이 같은 새로운 행보의 성공 신호탄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된 만큼 업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까지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역량을 집중해 온 만큼 PC와 더불어 콘솔 플랫폼에서의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다수의 업체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라인업을 정리하거나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업계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또 한편으론 넥슨, 엔씨소프트 등의 업체들도 경영체제의 변화로 쇄신에 대한 각오를 나타내는 중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창립 이후 첫 공동대표 체제로의 파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같이 게임업계 전반이 당장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새로운 도전을 상징하는 신작 개발에 그 어느 때보다 역량을 집중하는 시기로도 여겨지고 있다. 위기 속의 새 도전이 그동안의 외부의 우려를 극복하는 새로운 도약기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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