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규모 정리해고 두고 "법정 진술과 모순" 주장 … 항소 법원에 서한 제출

미국 연방 무역위원회(F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잠재적인 반독점 문제를 추가 조사하기 위해 인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FTC는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제9순회 항소법원에 모든 법적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을 중단하도록 요청하는 취지의 서한을 제출했다.

MS는 지난 2022년 1월 약 687억달러(한화 약 92조원)의 거액을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결정했다. 업계에 미칠 막대한 파급으로 인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영국 경쟁시장청(CMA) 등 주요 게임 시장의 반독점 기구로부터 견제를 받았으나, 인수로 인해 얻었을 IP 독점권과 클라우드 게임 시장 주도권을 일부 포기하며 인수를 성사시켰다.

미국 FTC는 인수가 결정되기까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일찌감치 인수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이후,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 제품 품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 인수 효력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또한 기한까지 인수가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 절차 지연을 목적으로 한 일시 정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FTC는 지난해 7월 열린 인수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했다. 장애물이 사라진 MS는 지난해 10월, 인수 결정 발표 이후 무려 21개월만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했다. 그럼에도 FTC는 여전히 인수에 제동을 걸 뜻을 밝히며 항소했고, 항소 법원은 지난해 12월 심리를 실시했다.

FTC가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최근 MS가 실시한 대규모 정리해고다. MS는 지난달 26일 사내 게이밍 사업부의 전반에 걸쳐 약 1900명을 정리해고했다. 해고 대상에는 막 인수를 완료했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직원이 다수 포함됐으며, 특히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간 중복되는 역할이 다수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FTC는 서한을 통해 "이 같은 대규모 해고는 당초 MS가 법원에 제출했던 진술과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MS는 당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 두 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합병 전의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수직적 인수합병을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제한된 통합 스튜디오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가 더 큰 시장 지배력을 얻기 위해 동종업간 이뤄지는 수평적 합병 형태에 더욱 가깝다고 밝혔다. 중복되는 부서를 해고한 MS의 결정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미국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FTC는 인수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직원에 대한 구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MS의 이번 대규모 해고는 FTC가 효과적인 구제 명령을 내리지 못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FTC와 MS의 인수 금지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진행된 인수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소송 진행 과정에 따라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일부를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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