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크래프톤 방긋 … 넷마블 안도·엔씨 우울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빅 4(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의 4분기 및 연간실적 발표가 일단락 됐다. 지난해 어려운 시장환경을 겪은 업체들이 서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게임업계 실적 1위는 넥슨이었다. 연간실적으로 매출 4234억엔(한화 약 3조 9323억원), 영업이익 1347억엔(1조 25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2023년 연간 기준 환율 적용 기준), 영업이익은 30% 상승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앞서 4조 매출 달성이 기대되기도 했으나 이를 근소한 수치로 놓치고 올해로 미루게 됐다. 온라인과 모바일 두 부문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이며 성장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도 전세계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어려웠던 시장 환경에서도 게임업계 맏이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국내 게임 대장주인 크래프톤 역시 준수한 성과를 보였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실적은 매출 1조 9106억원, 영업이익 7680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31%,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수치다. 이는 앞서 제시된 증권가의 전망치를 뛰어 넘는 수치다.

지난해 특별한 흥행 신작 출시는 없었으나 ‘배틀그라운드’ 판권(IP) 작품들의 견조한 인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인도 지역에서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 재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익을 개선했다. 넥슨 만큼은 아니지만 게임 대장주로서의 이름값은 충분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른 빅4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영업손실 지속 또는 전년동기 대시 실적 감소 등을 겪었다. 넷마블의 지난해 연간실적은 매출 2조 5014억원, 영업손실 6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4%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한 것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세븐나이츠 키우기’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등을 출시하며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판호를 받은 일부 작품의 중국 출시도 이뤄졌다. 하지만 연간 실적 규모에선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에서 벗어나며 실적 개선의 희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연간규모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빅 4 중 가장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을 달성하긴 했으나 전년동기 대비 감소폭이 워낙 커 어닝쇼크였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1조 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75%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은 기존 작품의 인기 하향 안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작품들의 서비스 기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동일 장르 경쟁작도 잇따라 출시됐다. 또한 회사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던 ‘TL’이 론칭 초반 다소 잠잠한 성과를 거뒀으며 그것마저 제한적으로 반영됐다. 이 회사는 상반기 중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며 이익 개선을 달성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빅4의 지난해 실적 총 합은 10조 1241억원에 이른다. 국내 게임산업 규모가 약 22조원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또한 지난해에도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아직 모든 상장사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적자지속 또는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몇 년간 게임업체들의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며 산업을 평가하는 눈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며 인식을 제고했다고 부연했다. 올해에는 각 업체들의 신작 공세와 비용 효율화가 가속됨에 따라 게임업체들이 더욱 높은 사업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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