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 모두 긍정적 평가…실질적ㆍ가시적 정책 지원 뒤따라야 성공

윤 석열 정부가 2024년 정권 3년 차를 맞아 핵심 전략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방문하고 나선 것이나 경기도 판교 기업 허브 창업 존에서 열린 민생 토론회에 직접 참석한 것도 다 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해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주요 통상 의제로 다뤄질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최근 몇 년 사이엔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의 핵심적 과제로 불릴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의 경제적 가치 뿐 아니라 국가의 안위 문제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중국의 대미 무역보호 조치에 맞서 반도체 장비 등의 수출을 막고 있는 듯 하지만, 실은 안보와 직결된 문제가 다름아닌 반도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예컨대 이를 간과했다간 향후 인공지능(AI) 및 로봇산업, 사물인터넷(loT) 등 주요 첨단 시장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게임을 신 성장 동력이자 디지털 융합의 꽃으로 언급하며 게임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게임을 국가가 전략적으로 키워 나가야 할 핵심적 분야라면서, 산업 생태계 등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며 게임산업에 대한 강력한 육성 의지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언급해 온 게임에 대한 최상위(Best)급에 속하는 평가라 할 수 있다.

과거 이 명박 전 대통령은 게임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닌텐도 얘기까지 언급하기도 했는데, 그의 발언 요지는 우리도 그 같은 콘솔 제품을 한번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게임산업계의 현실을 너무나 모르고 한 얘기라며 빈축을 샀다. 콘솔 제품은 마음먹고 만든다 해서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인들을 격려하겠다는 뜻으로 한 발언이었지만, 그 수위가 너무 앞서 감으로써 되레 덧붙이지 말아야 할 실언이 되고 말았다. 결국 그는 ‘명텐도’라는 알 수 없는 조어만을 남긴 채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

박 근혜 전 대통령도 게임산업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하지 않았다. 수출전사로서 게임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그는 드러내면서 게임산업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최 순실의 말을 곧이 곧 대로 들었고, 그를 통해 알게된 차 모씨를 문화 산업 육성을 위한 조타수로 세우는 패착을 두고 말았다. 끝내는 이로 말미암아 콘텐츠 산업의 산실로 불려온 콘텐츠진흥원과 산업계가 큰 몸살을 앓고 말았다.

게임계와 가장 밀접했던 문 재인 전 대통령은 게임계 인사들을 정부 각계에 두루 등용시켰다.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및 게임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실질적인 정책이 표류하고, 입체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스타트 업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게임에 대해 많은 얘기를 소개했다. 또 상당히 많은 양의 공부를 사전에 한 듯 했다. 영화, 음악 산업보다 게임산업의 규모가 더 크다는 점과 국민의 63% 이상이 게임을 즐기는 등 생활 속에 안착한 문화장르라는 점, 그리고 융합산업의 꽃이라는 점 등을 사례로 들면서 게임 산업의 긴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단순한 관심과 호기심 또는 주의 환기로 산업이 꿈틀 거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용산에 게임 전담 컨트롤 타워가 있어 그 곳에서 산업 육성을 위한 새 로드 맵 프레임이 만들어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고 할 수 있겠다.

김 대중 정부 시절, 문화 장관을 역임한 김 한길 전 의원은 입각하기 전엔 청와대에서 정책 수석을 맡아 일했다. 그런 그가 필자에게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소소히 소개했다.

그는 “DJ 께서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세세히 확인한 산업은 바로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열심히 필자가 근무한 신문을  탐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 고부가가치가 뛰어나고 청정 산업에다 지식산업의 보고가 되는 게임은 우리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라고 대통령은 자신하고 있었다”며 DJ를 회고했다. 그래서 그는 정책 지원 마련에 안간힘을 썼다고 했다. 특히 벤처 캐피탈 등 자금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같은 인프라 덕이었을까. 벤처기업들이 어깨를 펴기 시작했고, 게임 산업은 수직 상승했다.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산업 움직임 역시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 않다. 게임계의 경기 체감 온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갑진년 시장 전망 조차 안개 속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통령의 큰 관심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와 그의 단순 스터디만으로는 산업 진흥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접근 전략이 절실하다. 덧붙이면 경기가 어려울 때는 채찍보다는 당근 정책이 더 실효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법 제정 등을 통한 제단 보다는 자율이란 힘을 통해 시장을 키워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호평 속에 또다시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2024년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과연 후대에서 어떤 자리에 방점을 찍고 논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에디터 inmo@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