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라 사장 퇴임ㆍ신작 개발 중단…687억달러 '세기의 인수' 후 대규모 구조조정

마이크로소프트(MS)가 회사의 게임 사업을 맡고 있는 직원 1900명을 정리해고 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는 마이크 이바라 사장이 퇴임하고, 개발 진행 중이던 신작 서바이벌 게임이 폐기됐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는 사내 게이밍 사업부의 전반에 걸쳐 정리해고를 실시한다. 최근 MS의 자회사로 합류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비롯해 제니맥스, X박스 등이 인력 감축의 영향을 받는다. 해고되는 인원은 MS 게이밍 사업부 전체의 약 8%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량 해고 … 대규모 인수 후 찾아온 그림자

필 스펜서 MS 게이밍 대표는 이날 사내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지속 가능한 비용 구조에 맞춰 성장하는 게임사업을 지원할 전략과 실행 계획을 조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는 2만 2000명의 게임 사업 인력 규모에서 1900명을 해고하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MS는 이번 정리해고를 통해 주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MS는 지난 2022년 1월 약 687억달러(한화 약 91조 9600억원)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했다. 이는 지금까지 기록된 IT업계의 역대 최대 규모 인수 합병(M&A)이다. 반독점 논란으로 인해 과정이 지연됐으나, 지난해 10월 마침내 인수를 확정했다.

대규모 인수가 발생한 이후에는 대부분의 경우, 비용 절감과 사업 효율화 및 업체간 중복되는 부서를 정리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그림자가 뒤따른다. 업계에서는 이번 MS의 대량 해고 역시 세기의 인수 후 따라온 구조조정의 케이스인 것으로 분석했다.

'오디세이'.
'오디세이'.

마이크 이바라 블리자드 사장 퇴임 … 신작 '오디세이' 폐기

MS의 정리해고 소식이 발표된 직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마이크 이바라 사장과 앨런 애드햄 최고 디자인 책임자는 자신들도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마이크 이바라 사장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하기 전, 약 20년간 MS의 X박스 총괄 매니저직을 맡아 근무한 바 있다.

마이크 이바라 사장은 X(트위터)를 통해 "오늘이 내가 블리자드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임을 알려드린다"며 "블리자드를 이끌며 팀의 일원으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은 영광이었다. 이제 회사 밖에서 블리자드의 팬이 될 시간"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이바라 사장이 떠나며, 그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업 중 일부가 좌초하게 됐다. 특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 중이던 신작 '오디세이(Odessey)' 프로젝트가 종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세이'는 지난 2022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완전 신규 판권(IP)의 게임이다. '완전히 새로운 우주(Whole new universe)'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주 새로운(Brand-new)' 스타일의 서바이벌 장르 게임을 목표로 했다.

'오디세이'는 과거 유비소프트의 액션 블록버스터 게임 '파 크라이(Far Cry)' 시리즈를 총괄했던 댄 헤이가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를 맡았으며, 최근 프로젝트 인원을 확충하는 등 개발이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번 정리해고로 프로젝트가 사라지고 말았다.

한편 엔데믹 전환기로 게임업계에 한파가 몰아치며 글로벌 대형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인원 감축을 발표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3일 대표 공개 서한을 통해 전체 인력의 11%에 해당하는 530여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를 원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개하던 퍼블리싱 레이블 '라이엇 포지'를 해산하는 강수를 뒀다.

또한 ▲유니티 ▲비헤이비어 인터랙티브 ▲CI 게임즈 ▲블랙포레스트 게임즈 ▲피플캔플라이 등 다수의 게임 또는 관련 업체가 올해 인원 감축을 발표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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