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율성 효과 높아 … 인간의 창작물 기술로 대체 비판

'아도르: 수호의 여신'
'아도르: 수호의 여신'

인공지능(AI) 생성 그림 도입을 둘러싸고 게임계 안팎에서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AI 시대를 맞아 게임업계에도 본격적인 기술변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드래곤플라이는 최근 ‘아도르: 수호의 여신’을 출시했다. 이 작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서브컬처 게임이다. 인공지능(AI) 프로세스를 도입해 제작한 100여명 이상의 미소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업계에서는 이 작품이 AI 생성 그림을 활용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AI 생성 그림의 경우 처음부터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전반에 기술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과 달리 실제 게임 내 활용부문에서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발인력이 부족한 인디게임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리터칭 전 활용물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AI 생성 그림이 초기에는 완성도가 낮은 데다 국내에서는 자칫 일러스트레이터들을 게임업계에서 배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집단적 보이콧을 받게 되면 아트 작업에 있어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일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경우 탄탄한 마니아 팬층까지 보유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AI 생성 그림을 활용한 것에 대해 유저들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러한 가운데 상장 게임업체인 드래곤플라이가 AI 생성 그림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을 출시한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AI 생성 그림이 본격 확산되고 있다.

이달 중순 글로벌 최대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AI를 이용해 그래픽, 사운드, 코드 등을 제작한 게임의 플랫폼 판매를 허용한 것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다각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스팀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AI 생성 그림을 갖춘 게임들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AI 생성 그림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일자리를 뺏는 다거나 예술을 기술로 대체한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AI 생성 그림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업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 중 하나로는 경영 효율화가 꼽힌다. 앞서 코로나19 기간 신작들의 출시가 지연되고 인건비가 상승했다. 이후에는 엔데믹으로 사람들의 게임 이용이 줄었다. 이에 대응해 업체들은 구조조정, 조직정리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술로 일정 부문 대체가 가능한 게임 아트 부문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증권은 ‘생성AI, 게임 산업의 마지막 반등 트리거’ 보고서를 통해 “생성 AI 기반 이미지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일러스트 비용이 급감할 것”이라며 “일러스트레이터가 수작업으로 그린 게임 일러스트레이터 가격은 장당 수십만원을 호가하지만 생성 AI가 그린 일러스트 가격은 장당 수십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게임 제작비 비중에 있어 아트가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관점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 부문에 있어서도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작업물에 남녀갈등 문제를 부추길 수 있는 이미지를 숨겨 놓거나 SNS 상에서 관련 의견을 적극 표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매우 큰데 이미 수 차례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이른바 페미 게임으로 인식될 경우 마켓 평점 하락은 물론 직접적인 매출 감소에 치명적인 영향이 발생한다. 향후 게임 마케팅에 있어서도 부정적 이미지가 악영향을 미친다. 업체 입장에서는 방기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대처에 나선다면 창작자의 사상검증에 나선다며 또 다른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AI 생성 그림의 경우 이러한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여기에 작업물 완성도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AI 생성 그림이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업물을 완전히 대체 할 수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일정 수준까지는 따라 왔다는 것이 주류 평가다. 여기에 AI 그림에 비관적이던 유저들의 인식도 조금씩이나마 완화되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제성, 효율성의 관점에 있어서는 업체들이 AI 생성 그림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리적, 정서적 문제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트렌드 변화가 감지되는 순간 순식간에 업계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AI를 활용한 인력 대체, 창작의 영역을 기술로 대체하는 문제에 대한 담론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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