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행작 주춤에 주가 하락 '고전' …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야

엔씨소프트가 주식시장에서 때아닌 수모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40~50 만원대를 유지해 온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맥 없이 떨어지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 주가는 19만 원대 초반. 며칠 전엔 그 가격에도 밑돌았다. 일각에선 이러다가 10 만원 대에 주가를 형성하지 않겠냐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게임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잘 나간다는 크래프톤 주가도 제 몫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신규 사업을 통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위메이드와 줄기차게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펄어비스, 실력파들이 모여 있다는 넥슨게임즈 주가도 여지 없이 하향 평준화 쪽으로 편입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 TOP10지수’를 보면 그 실상을 그대로 내다볼 수 있다. 지난 12일~19일까지의 게임 지수를 살펴보면 약 6.62% 감소했다. 반면 ‘KRX 인터넷 TOP 10 지수’의 경우 2.17% 감소에 그쳤다. 양 업종 기업의 낙폭이 적지 않은 것이다. 게임은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간데 반해 인터넷 등 유관 업종들은 그래도 완만하게 주가를 형성했다는  뜻이다.

엔씨소프트가 분발해야 한다. 현재의 주가는 엔씨소프트 그 것과 격이 맞지 않는다. 뭐라고 해도 게임계의 큰 형 몸 값이 아니겠는가.

다소 움찔했던 일본 게임 대장주 닌텐도의 주가는 최근 하루가 멀다할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월 중순께엔 역대 최고가인 8150엔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닌텐도 뿐만 아니라 세가와 소니, 반다이 등의 주가도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들의 평균 성장률이 약 8%대에 이르고 있다는 외신을 보면 일본 게임주들이 올들어 쾌속 질주하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이는 콘솔 수요가 예상 밖으로 증가하고 있고, 기기 판매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실적이 좋다는 것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은 그런 측면에서 최근작 ‘쓰론 앤 리버티: TL’의 수요 부진이 결정타가 됐다. ‘TL'은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새로운 느낌을 안겨주는 MMORPG다. 완성도 뿐 아니라 스토리 또한  무난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전 엔씨소프트가 발표해 온 MMORPG 작품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쉽게 답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TL’이 흥행가도에서 밀려난 게 아니냐는 분석은 너무 앞선 전망이다. 게임은 업데이트 등을 통해 만들어져 가는 작품인데다, 개발자들이 여러 요소들을 게임에 적용해 놨는데, 게이머들이 아직 그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엔 확률형 아이템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의 수가 거의 없다. 또 그 아이템 역시 아주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슬로 스타터 가운데 대표적인 기업이다. 과거 한번도 발표하고 대박이란 등식을 완성한 작품이 거의 없다. 모바일게임 ‘리니지’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뒤늦은 성공작이었다.

따라서 이번 엔씨소프트 주가 하락은 ‘TL'의 부진과 올해 예상되는 출시작에 대한 기대 미흡도 그 것이지만 엔씨소프트의 수익 구조에 대한 불안감이 ’TL'부진을 통해 더 두드러졌을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그간 튼실한 올드보이 덕으로 캐시 카우가 확실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하지만, 반면 이로인한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처럼 확실한 해외 자금원도 없는 실정이다. 플랫폼 역시 여타 게임기업과 마찬가지로 쏠려있다.

이번 엔씨소프트의 주가 추락은 시장에서 그들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봐야 한다. 누구의 말처럼 김 택진 대표에 대한 이선 요구는 어불성설이다. 그는 메이저 게임업체 중 현장에 남아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의 이같은 자리 지킴의 노력은 끄떡함 뒤로 숨어 그림자 경영에 몰두하고 있는 얼굴없는 경영자들의 반면 교사이자 업계 표상처럼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대표로 발탁된 박 병무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와는 공동 경영 형태로써 엔씨소프트를 이끌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대표는 잘 알려져 있듯 굴뚝 산업 뿐 아니라 콘텐츠 분야에 대한 식견이 뛰어난 전문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올해 엔씨소프트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 진단과 함께 새로운 사업 비전을 제시할 공산이 크다.

엔씨소프트의 달라진 기업 위상을 기대해 본다. 과거에 머물면 수모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럴 땐 두 번 다시 그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의지가 중요하다. 예컨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수모를 안겨준 매너리즘이란 울타리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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