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 당하던 온라인게임 통해 저력 키워…글로벌 시장서 실력으로 인정받아

지난 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우리 게임산업은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수 많은 성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콘솔게임의 약진을 눈 여겨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20여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게임을 상용화 시키며 온라인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의 자부심과는 달리 당시 세계 게임계는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보면서 '이 것도 게임이냐. 퀄리티면에서 아직 멀었다'는 비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처럼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깔보던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일본이었다.

당시 일본은 콘솔게임 분야에서 세계 톱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수준 높은 그래픽은 타국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들이 봤을 때 한국산 온라인 게임은 조악한 그래픽과 단순한 스토리 등 수준 이하였을 것이다. 그런 비웃음을 들으며 우리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더욱 칼을 갈았다.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스토리를 추가했고 세계 최초로 공성전이라는 대규모 시스템을 완성시키는 등 콘솔게임이 따라 할 수 없는 영역을 만들어 나갔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비웃던 게임 선진국들은 어느 순간 우리를 벤치마킹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이제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온라인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바뀌면서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더 이상 우리나라는 독주를 할 수 없게 됐다. 쟁쟁한 선진국 게임업체들과 진검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환경은 우리 업체들을 자극했고 더 뛰어난 작품을 탄생시키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20여년 간 온라인 게임 개발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과 기획력, 그리고 그래픽까지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을 온라인게임을 뛰어 넘어 모바일과 콘솔까지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 결과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콘솔게임 시장은 그동안 우리에게는 넘기 힌든 벽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지난 해 우리 손으로 개발한 콘솔 타이틀이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장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속속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9월 출시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발매 1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또한 지난 22년 12월 출시된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1년 만에 2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PC 패키지 버전이 발매된 후 콘솔까지 영역을 확대한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의 ‘스컬: 더 히어로즈’ 등 그간 넘을 수 없는 철벽으로 여겨졌던 100만장 판매를 돌파한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 게임업체들의 위상을 평가절하했던 글로벌 게임업체들도 우리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우리와 달리 아직도 콘솔게임이 주요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북미, 유럽 등을  공략하기 위해선 플랫폼 확대가 필수적이다.

우리 업체들의 개발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축제의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 올해도 글로벌 게임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더이상 우리의 안마당이 아니다. 모바일게임 시장 역시 경쟁국들의 작품이 우리를 뛰어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콘솔게임은 우리가 새롭게 개척할 유망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게임시장은 아직도 콘솔과 아케이드 등 우리가 넘보지 못한 시장들이 건재하게 유지되고 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콘솔 작품들이 속속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100만 장을 넘어서 300만 장, 500만 장을 넘는 메가 밀리언 히트작들이 등장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푸른 용의 해 갑진년 벽두에 이런 희망을 품어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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