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게임산업 전망-종합]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에 대안 모색 … 엔씨 · 넥슨 등 파격 변화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는 게임업계는 다가오는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하며 기회를 모색하는데 필사적인 한해를 보내게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엔데믹 전환에 따른 충격을 버티며 도약의 기반을 다지느라 여념이 없는 보릿고개를 지내게 됐다. 다수의 업체들이 신작 흥행보다는 실적 공백에 몸살을 앓았고, 당장의 반전 카드 역시 손에 쥐지 못했다는 지적을 감내해야만 했다.

새해는 이제 바닥을 딛고 반등하며 업황 부진을 개선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발표한 게임 산업 규제안이 예상치 못한 복병 같은 존재가 됐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오는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가 시행된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또 22대 총선에 따른 영향 역시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체들도 경영체제의 변화를 예고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창립 이후 첫 공동대표 체제로의 파격에 나서는 만큼 더욱 특별한 한해를 보내게 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저조한 실적을 버티며 준비한 신작들을 속속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글로벌 시장을 향한 PC와 콘솔 게임 도전이 올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크 앤 다커 모바일'
'다크 앤 다커 모바일'

보릿고개 버티며 신작 준비

크래프톤은 화제작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비롯해 라이프 시뮬레이션 '인조이', 익스트랙션 슈터 '프로젝트 블랙 버짓' 등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다수의 스튜디오에 지분을 투자한 가운데 이들의 신작들을 본격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연말 '쓰론 앤 리버티(TL)'를 내놓은 가운데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데 힘쓸 전망이다. 앞서 예고한 콘솔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게임 '배틀 크러쉬'도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판호를 획득한 '블레이드&소울2'을 통한 새 기회 모색도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또 박명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며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는 점에서 향후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도 주목되고 있다. 

넥슨 역시 대표 교체를 예고한 업체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존 이정헌 넥슨 대표가 일본법인 대표에 내정됐고, 그의 후임으로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승진 내정됐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에 대한 각오를 밝힌 만큼 특별한 한해를 만들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콘솔과 PC 기반 트리플A급의 '퍼스트 디센던트'를 비롯해 민트로켓의 차기작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던전앤파이터 IP의 새로운 도전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의 신작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모두의마블2' 등 다양한 타깃의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하반기에는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등의 기대작들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드라마와 웹툰뿐만 아니라 일본 만화 및 애니메이션 기반 신작을 비롯해 기존 인기작의 새로운 도전, 자체 IP '그랜드크로스'의 저변 확대 등 총공세를 이어간다. 이 외에도 '제2의나라'를 중국 시장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공략 총력전 펼친다

올해는 펄어비스의 차기작 '붉은사막' 출시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신작 공백 기간이 길어진 만큼 우려가 커지기도 했으나 지스타 등의 비공개 시연이 호평을 받았고, 앞으로의 개발 과정이 점차 드러날수록 기대감을 더해갈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롬(ROM: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가디스 오더' 등의 신작 론칭과 더불어 기존 인기작의 서비스 지역 확대를 통한 성장을 이어간다. 특히 '오딘'의 개발업체인 라이온하트의 신작들이 다수 출시 예고됐다는 것도 주목되고 있다.

위메이드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의 신작을 비롯해 기존 히트작 '나이트 클로우'의 글로벌 론칭을 통한 블록체인 생태계 확대, 판호를 획득한 '미르M'의 중국 시장 진출 등을 통한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컴투스 그룹도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준비 중에 있으며 블록체인 분야에서의 사업 고도화, 미디어 분야에서의 저변 확대 등 다방면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네오위즈의 다음 행보 역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콘솔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P의 거짓'의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DLC) 개발을 비롯해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금색의 갓슈벨' 등의 만화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도 출시할 예정이다.

라인게임즈가 지난해 말 닌텐도 스위치 전용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발매한데 이어 새해 첫달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를 잇따라 론칭하며 시장에서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또 '승리의 여신: 니케'를 흥행시킨 시프트업이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플레이스테이션(PS) 독점 발매를 예고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액토즈소프트가 스팀을 통해 액션 RPG '세라프: 인 더 다크니스' 출시를 예고했다. 웹젠은 '뮤' IP뿐만 아니라 서브컬처 타깃의 '테르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조이시티는 컴투스를 통해 퍼블리싱 예정인 '스타시드' 및 디즈니 IP 기반 신작 등을 준비 중에 있다.

'블레이드&소울2'
'블레이드&소울2'

中 규제 등 위기 속 기회 모색

지난해 말 중국이 게임산업에 대한 새 규제안을 발표함에 따라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일 로그인, 최초 충전, 연속 충전 등을 통한 과금 유도를 금지하는 등의 조항이 신설되고 다방면에서의 규제 강화가 예고돼 업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요 시장에서의 수익 악화와 더불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또 한편으론 향후 국내 업체들이 받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등 전망이 서로 엇갈리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초안에 대한 의견을 검토해 반영하겠다는 유화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규제 기조를 확인한 만큼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관측도 공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 위메이드의 '미르M',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 등에 대한 판호가 발급됨에 따라 시장에서의 전망은 더욱 복잡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중국 수출의 길이 더욱 확대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가능성 역시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로 변화 불가피

올해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있어 게임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확률 정보를 게임 구매 화면이나 게임 내 화면에 백분율로 알기 쉽게 표시하도록 했다. 또 아이템 제공 확률을 변경할 경우 그 취지 및 내용을 '사전 고지' 하도록 일반 원칙을 정했다. 표시가 어려울 경우 링크를 통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한 게임을 홍보할 경우에도 해당 사실을 안내하도록 했다.

정부는 일부 예외 대상을 두기도 했다. ▲3년간 연평균 매출이 1억원 이하인 영세 업체의 게임 ▲이미 사행성 관련 별도 규제가 적용 중인 아케이드 게임 ▲대회, 전시, 교육, 공익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성 게임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업체 수익모델의 핵심으로 자리 매김해왔다. 때문에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업체들도 이에 대비해 장치를 보완해 나가는 것은 물론 매출 전략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치권 재편, 게임계 역할 주목

2년 마다 일몰제로 규제를 재검토해 온 고스톱, 포커 등의 웹보드게임도 올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웹보드게임은 지난 2022년 월 결제한도가 기존 50만원에 70만원으로 상향됐다. 1회 결제한도 역시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되는 등 규제가 일부 완화됐다. 이후 관련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동안 규제 완화 기조를 보여왔다 점에서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규제 일몰 10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4월에 열리는 22대 총선 역시 올해의 상징적인 지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대선이나 총선에서 후보들이 게임업계를 향한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재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선택' 등 제3지대에서의 변수가 커지는 가운데 캐스팅 보트와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점으로 게임에 주목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를 영입하는 등 이미 게임업계와 접점이 나타남에 따라 정치권 진출에 대한 관심 역시 고조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 메타버스 겨울 지날까

앞서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하락하며 블록체인 관련 시장도 위축되는 분위기가 지속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원대를 넘어섬에 따라 '크립토 윈터'를 지나는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기도 했다.

때문에 위메이드를 비롯해 블록체인 게임 관련 업체들의 행보 역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시장에 대한 협업 관계를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올해는 구체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열풍이 지나고 주춤한 메타버스가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넥슨은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이후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구축을 예고한 만큼 다음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넷마블은 '그랜드 크로스' IP를 활용한 메타버스의 실체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크래프톤은 네이버제트와 협업을 통한 UGC 플랫폼 '오버데어'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 등이 맞물리며 사회적 관심이 고조됐다. 올해는 이에 따른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e스포츠 진흥책을 비롯해 지자체의 인프라 조성 및 대회 유치 등에서 보폭을 늘려갈지도 주목된다.

올해 역시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와 인하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의 점도표 기반 예측이 무성한 가운데 이르면 2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추이에 따른 시장 변동이 게임업계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주목된다. 게임주는 그간 실적 공백 등의 업황 부진 분위기가 굳어지며 시장 충격의 낙폭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왔고, 시장의 반등에 따른 회복세는 더딘 모습을 보여왔다. 때문에 올해를 가치 재평가의 한해로 만들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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