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재 2호 영입 이후 각오 밝혀 … 지스타 유치 비화 · e스포츠 애정 드러내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가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2호로 발표되자 게임과 e스포츠 업계에서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그의 재직기간 동안 엔씨소프트는 급성장했고, 산업은 제도권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시기였다. 그는 이를 위해 산업적 발전 지표 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공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게임계의 나눔 실천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e스포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 산업을 안착시켜야 한다며 게임과 e스포츠 시장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의 인재 영입 발표 이후, 이 전무를 만나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 부산 유치의 숨은 이야기와 e스포츠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 전무는 "지스타가 처음부터 부산에서 열린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4회차까지 수도권에서 열렸다"면서 지스타 부산 유치의 전말을 소개했다. 

 "2008년 지스타가 끝난 뒤 당시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장 자격으로 킨텍스 측에 개선책을 요구했지만, 그쪽에서 적극적인 반응이 없었다"면서 "코엑스(서울)에 수능 시기 때면 다른 행사가 잡혀 있는 것을 알고 있는 킨텍스측에서 여기 아니면 어디서 하겠느냐는 식의 조금은 오만한 생각, 한마디로 배짱 영업을 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협회 설득과 발 빠른 준비

이 전 전무는 그래서 수도권이 아닌 전국의 종합전시장 현황을 조사했고, 부산의 벡스코가 지스타를 개최할 규모로 확장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후 킨텍스와 벡스코 등에 '2009 지스타'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결과,  제안서 내용은 부산이 월등히 좋았지만 게임업체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고, 부산은 경험이 없어 지스타 부산행을 망설였다는 것이다.

이 전 전무는 이에 3가지의 논리를 들어 협회 회원사들의 설득에 나섰다고 했다.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가 독일의 지방 도시인 쾰른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는 게 그 첫째였다.

그는 또 "야구(롯데자이언츠)와 영화(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으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게임 또한 부산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부산은 평소에도 많은 사람이 놀러 가는 곳으로, 숙박 및 교통 등 추가 비용은 지스타 출품 준비로 고생한 직원들이 일과를 마치고 바닷가에서 스트레스 푸는 비용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겠냐"며 지스타 부산행 설득에 나섰다는 것.

부산시에 철저한 준비 당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2009년 지스타 개최지를 부산으로 결정하자, 이 전 전무는 전년(2008년)대회 보다 이른 준비에 나서는 등 만약의 사태를 점검했다.  그는 2009년 지스타 준비를 위해 1월부터 관계 부처와 대회 절차를 협의하는 등 발 빠른 준비에 들어갔다.

'지스타 2009' 설명회 당시 이 전 전무는 "부산 지스타를 통해 국내 게임 산업 발전이 한 층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이바지하겠다"면서 "이전까지와 달리 이번 행사는 올해 초부터 발 빠르게 여러 관계 부서와 협력하는 등 성공적으로 진행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각오를 피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부산시측에 대해서는 ‘2009년 지스타 평이 안 좋으면 두 번 다시 못하니 최선을 다해달라’고 신신 당부하기도 했다. 다행히 첫 부산 지스타는 성황리에 끝나며 호응을 얻어냈다.

당시 이 전 전무는 "지금이 부산시가 지스타를 붙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앞으로도 성공적인 지스타 개최를 위해  조언도 아끼지 않겠다며 부산시를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스타를 부산 국제영화제 못지않게 부산의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특히 지스타를 통해 부산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게 성공적인 지스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지스타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게임전시회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열린 '지스타 2023'은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를 딛고, 42개국 1037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3328부스로 개최됐다. 나흘 간의 현장 방문객은 전년 대비 1만 3000여명이 증가한 19만 7000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e스포츠 중장기적 성장 강조

이 전 전무는 또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에 비해 e스포츠의 산업적 발전이 더딘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e스포츠 경기력은 최상위권인데 ,산업의 주도권은 후발주자인 북미와 중국 등에 넘어간 듯 하다"면서 "e스포츠의 단기적 발전 뿐 아니라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세밀한 법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프로리그 결승전과 같은 e스포츠 야외 축제에 10만명에 가까운 관객이 모였던 벅찬 장면을 못 본 지도 벌써 15년이 넘었다"라며 "만약 국회에 진출한다면 부산 다대포를 e스포츠로 한번 디비지게(뒤집히게) 만들어 보겠다"며 사투리를 섞어 의욕을 밝히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다대포를 대한민국 e스포츠의 새로운 성지로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는  출마 각오와도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그는 당선이 보장되는 비례 대신 험지인 고향 부산에 출마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가 출마의 변을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자신이 설립해 총괄한 부산 소년의집 학원 알로이시오기지1968과 인접해 있고, 다대포 해수욕장이 있는 서부산의 사하을 지역구로  출마하지 않겠냐는 정치권의 예상이 우세하다.

<약력>
1970년 부산 출생(53세)
부산 동일초등학교 졸업
부산 서중학교 졸업
부산 중앙고등학교 졸업
포항공대 물리학과 중퇴
부산 고신의대 의예과 중퇴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졸업

KTF(전 한솔PCS) 근무 (’98~’01)
넷마블 이사(’02~’04)
CJ인터넷 이사(’04~’06)
엔씨소프트 전무(’13~’14)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전무(’14~’18)
러기드코리아 대표(’19~’19)
알로이시오기지1968 기지장(’19~‘21)
퓨쳐스콜레 이사회 의장(’21~‘21)
새솔테크 대표(’22~‘23)
새솔테크 고문(’23.~)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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