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세계 챔피언 다나와 e스포츠의 선수들이 'PUBG 글로벌 챔피언십(PGC) 2023' 우승의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온라인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PGC 2023' 그랜드 파이널이 태국 방콕에 위치한 방콕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다나와 e스포츠는 그랜드 파이널 18개 매치에서 치킨 2회 및 순위 포인트 51점, 킬 포인트 86점을 획득하며 누적 토털 포인트 137점으로 'PGC 2023'의 챔피언에 등극했다. 다나와 e스포츠는 통산 첫 번째 국제 대회 우승을 이뤘으며, 한국 팀으로는 지난 2019년 젠지에 이어 4년 만에 트로피를 획득했다.

다나와 e스포츠는 'PGC 2023' 그룹 스테이지를 7위로 통과했고, 승자 브래킷에서 2위에 오르는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랜드 파이널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교전 능력을 바탕으로 16개 팀 가운데 최다 킬을 기록하며 한국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저력을 널리 알렸다.

다나와 e스포츠는 'PGC 2023' 그랜드 파이널을 마친 후 미디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는 신명관 감독과 함께 ▲'서울' 조기열 ▲'이노닉스' 나희주 ▲'살루트' 우제현 ▲'로키' 박정영 등 선수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세계 챔피언에 오른 소감, 솔직한 감정, 내년 시즌에 대한 계획 등 미디어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다음은 미디어 인터뷰에서 오간 질의응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일문일답>

'PGC 2023' 세계 챔피언에 오른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들려달라.

신명관 감독: 옛날부터 선수들에게 우승할 시 댄스를 추겠다고 공약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선수들에게 그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고 싶다.

나희주: 2023년 세계 최고의 팀 다나와 e스포츠의 '이노닉스'다. 짜릿하게 우승해서 기분 좋다.

조기열: 오랜만에 e스포츠를 하는 느낌이 났다. 팬분들께서 우승 경쟁팀인 트위스티드 마인즈의 팬분들보다 더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기분 좋게 우승했다. 감사드린다.

우제현: 아직도 1등에 대한 행복감에서 못 빠져나왔다. 너무 좋다. 이 기분을 다음에도 또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박정영: 프로생활 하면서 오늘이 제일 기쁜 날이다. 오늘은 좀 어안이 벙벙해서 말도 잘 안 나온다. 여러분들과 즐기고 싶다. 응원해 주셔서 고맙다.

선수단 개개인이 우승을 받아들이는 감정이 달라 보였다. 각자 어떤 느낌이었나.

신명관: 사실 선수들이 너무 많이 고생했다. 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많이 고생한 걸 알기에 우리 팀이지만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나희주: 5년 정도 프로 생활을 했지만 최근 열린 'PUBG 네이션스 컵(PNC)'을 제외하고 국제 대회 우승 경험이 없었다. PGC 우승을 간절히 꿈꿔왔지만 좌절을 겪었다.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프로 선수가 돼서 우승하는 것이 현실이 돼서 기쁘다.

조기열: PGC에서 우승하는 것이 프로 생활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막상 그 목표를 이루고 나니까 오히려 좀 덤덤했던 것 같다. 기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우제현: 우승 경쟁이 접전으로 치러지다 보니, 마지막 매치에서는 좀 긴장이 됐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너무 흥분을 해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다. 끝나고도 주체가 안 돼서 계속 웃었던 것 같다.

박정영: 우승을 많이 해봤지만 눈물을 흘린 적은 손에 꼽는다.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좌절도 많이 해봤고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런 걸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던 것 같다. 행복한 눈물이다.

(조기열) 'PGC 2023'의 MVP가 됐다. 소감을 부탁드린다.

조기열: 사실 MVP를 받을 줄 알고 있었다. 팀원들이 없었으면 못 받았을 거라 생각하기에 팀원들에 고맙다. 감독님, 코치님들까지 다들 도와주신 덕분이다.

(조기열) PNC에 이어 PGC에서도 MVP를 석권했다. 본인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조기열: 당연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보여주는 지표가 그렇지 않나. 일단 내년에 새로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내가 세계 최고의 선수다.

(우제현) 개인 첫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어떤 기분인가.

우제현: 첫 국제 대회 우승을 PGC에서 달성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 가장 큰 글로벌 대회인 PGC에서 우승을 차지해 만족감이 높다.

(신명관 감독)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젠지와 베로니카 세븐 펀핀 선수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신명관 감독: 일단 젠지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말을 해주고 싶다. 사실 잘 하는 선수들인데 안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서 안타깝기도 한다. 베로니카 세븐 펀핀은 아직 선수들이 젊다. 대한민국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발전하려면 베로니카 세븐 펀핀 같은 팀과 선수들이 앞으로 계속 PGC에 진출해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신명관 감독) 한국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최근 중국과 유럽 팀들에 밀린다는 평가가 있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한국이 경쟁력을 찾았다고 생각하나.

신명관: 솔직하고 냉정한 말을 하자면 한국 배틀그라운드 선수들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중국 팀들의 강세에 맞서서 항상 훈련하고 연습해 왔다. 노력이라는 건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팀 네 명의 선수와 코칭 스태프와 매니저 포함해서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명관 감독) 'PGC 2023' 우승을 해낸 선수들에게 한 마디씩 한다면.

나희주 선수는 믿고 따라와줘서 정말 고맙다. 같은 팀으로 잘 해보고 싶었는데 이루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 그것을 오늘에서야 이룰 수 있어서 서로에게 윈-윈이었던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기열 선수와는 4년을 함께 했다. 그 중에도 엄청난 성장과 노력을 보여줬다. 드디어 우리가 세계 챔피언이 됐다. 그랜드 파이널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보면 이제 조기열 선수가 세계 최고의 리더가 된 것 같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우제현 선수는 힘든 막내 포지션을 맡고 있다. 힘들었을 텐데 어린 나이에 멘탈이 정말 강하다. 살루트 선수가 우리 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18세였는데, 벌써 시간이 흘러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것이 감격스럽고 고맙다.

지난해 모두가 박정영 선수를 의심했지만, 'PNC 2022' 국가대표로 선발했고 잘해줬다. 우리 팀으로 이적해서 지금 여기까지 증명을 해냈다는 것이 정말 '난 놈'이구나 생각이 든다. 박정영 선수가 "내가 없어서 한국 팀이 PGC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와서 결국 우승까지 해냈다. 고맙다.

끝으로 한 마디 한다면.

신명관 감독: 그랜드 파이널을 진행하면서 이곳에서 우리 팀의 엄청난 변화나 성장을 꾀했다기 보다는, 선수들 개개인의 모습을 지켜보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지켜본 결과가 좋았다.

나희주: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이룬 것 같다. 아직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고, 다른 무언가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태국 현지까지 응원하러 와 주신 팬들, 그리고 현지 팬들, 늦게까지 시청해주신 모든 분들에 감사드린다. 여러분들이 없었으면 우리가 힘을 못 냈을 거라 생각한다.

조기열: 한국에서 태국까지 응원하러 와 주신 분들, 태국 현지 팬 분들께서 정말 많은 힘이 됐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우제현: 태국 현지 팬 분들, 한국에서 온 팬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박정영: 진부한 말이지만, 항상 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태국(방콕)=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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