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가 또다시 '페미 사상 검열'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는 지난 달 23일 넥슨이 발표한 '메이플스토리'의 여성 캐릭터인 '엔젤릭버스터' 홍보 영상에서 촉발됐다. 이 영상에는 캐릭터가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이 담겼는데, 찰나의 순간을 두고 일부 남초 사이트 이용자들이 '남혐'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캐릭터가 여러 안무를 선보이는 가운데, 남혐을 상징하는 '집게 손 모양'을 연출해 냈다는 것이다.

남초 사이트 이용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집게 손 모양'은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하는 남성 혐오의 상징. 그 때문이었을까. 지난 2021년 GS리테일, 전쟁기념관, 동서스타벅스 RTD, 카카오 뱅크 등 주요 광고주들도 '집게 손 모양'을 사용한 죄(?)로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여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넥슨의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남혐, 여혐 등 남녀 젠더 문제에 관해선 전혀 의도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작품 특성상 '폐미' 논란에 불을 지필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일부 단체에서 이를 이슈화 시켰다는 지적이다.

넥슨은 그럼에도 불구, 지난 26일  "많은 유저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장 표명에 나섰다.  '메이플'의 홍보 영상을 전담한 '스튜디오 뿌리'에서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블루아카이브, 에픽세븐, 아우터플레인, 이터널 리턴 등 '집게 손 모양'이 노출된  주요 게임 사이트에서도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를 지켜보면서 이같은 사과문 게재가 게임내에서  페미 사상 논란이 빚어질 때마다 습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가볍게 무시하고 나갈 사안에 대해서도 굳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입장문을 내고 있는 것이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달라져야 하겠지만, 이번 패미 논란은 단순 해프닝성에  가깝다.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도 될 일이었다. 하지만 친절하게 사과문을 게재하고 구체적인 입장까지 언급했다. 변명처럼 비춰지기 딱이다. 여기에다 외주 제작사까지 끼어들어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여기에다 일부 단체까지 가세하면서 사안의 경중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급속히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문제를 이런 저런 시비 논란으로 사회적 이슈로 만들게 되는  사회적 역기능의 현상이 빚어진 셈이다. 

게임 홍보 영상에서 게임 캐릭터가 춤을 추는 가운데  잠시 나온 동작을 놓고 남혐에서 몰지각, 반지성이란 비난을 퍼부은데 이어 , 이 것도 모자라서 이 문제를 남녀간의 젠더 대결로 확장시켜 나가려는 것은 아무리 양보해서 보려 해도 아니다는 생각이다.

남성 커뮤니티의 왜곡된 시선도 그렇지만 이를 침소봉대하면서까지  강력 대응해 나가려는 일부 여성 단체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적지않다. 이건 그저 해프닝일 뿐이다.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이나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시점에서 마무리했으면 한다. 더욱이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는 데 그렇다고 고백하라며 강요하는 것은 억지이자 가당치도 않은 강압의 고문이다.  여기서 그만 끝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때 아니게 무슨 남녀간 젠더  대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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