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코어 3대1로 JDG 제압하며 '그랜드 슬램' 저지 … 오는 19일 T1 vs 웨이보 게이밍 결승전

한국 대표 T1이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23'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징동 게이밍(JDG)을 꺾고 통산 여섯 번째 결승전에 진출했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글로벌 e스포츠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 2023' 녹아웃 스테이지 준결승전이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LCK 유일한 생존 팀인 T1은 12일 열린 준결승 2일차 경기에서 중국 LPL의 JDG와 외나무다리 싸움을 펼쳤다. T1이 JDG를 세트 스코어 3대1로 꺾고 결승전이 열리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행 열차표를 끊었다.

T1은 월드 챔피언십 동안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빌리빌리 게이밍(BLG), 8강전에서 리닝 게이밍(LNG)을 잡는 등 중국 팀 킬러로 활약하며 상승가도를 달렸다. 특히 LNG를 상대로 레드 사이드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경기 전 주가가 크게 급등했다.

JDG는 LPL 스프링과 서머 스플릿을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우승을 차지한 올해 최고의 팀이다. 만약 월드 챔피언십까지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한 해 우승 가능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두 팀의 대결은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리며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T1, 킬 스코어 23대8 압도적 승리로 선취점

블루 사이드를 잡은 T1은 1세트에서 ▲아트록스 ▲렐 ▲오리아나 ▲진 ▲바드 등 메타 챔피언과 조커 픽을 적절히 사용한 주도권 중심의 조합을 꾸렸다. JDG는 ▲럼블 ▲바이 ▲아칼리 ▲자야 ▲알리스타 등 상대를 억제할 수 있는 조합을 선택해 경기에 나섰다.

선취점은 T1의 몫이었다. '오너' 문현준의 렐이 3레벨 갱킹을 시도해 탑 라인에서 첫 킬을 획득했다. 이후 6분경 '제우스' 최우제는 상대의 기세를 완벽히 꺾는 솔로 킬을 만들어냈다. JDG는 탑 라인에서 잃은 손실을 메꾸기 위해 미드 라인을 노렸으나, '페이커' 이상혁의 오리아나가 이를 회피하고 역으로 상대 정글러의 정글링 타이밍까지 방해하며 큰 이득을 챙겼다.

T1은 초반에 얻은 이득을 기반으로 속도를 올렸다. 협곡의 전령을 두고 펼쳐진 교전에서 대승을 거뒀으며, 17분경에는 한 명이 처치당하고 시작한 교전에서도 오리아나가 궁극기 '충격파'를 완벽하게 상대에게 꽂으며 초토화했다. 22분경 두 팀의 글로벌 골드 차이는 7000골드까지 벌어졌다.

T1은 무리하지 않고 상대의 시야를 지우며 오브젝트를 미끼로 끌어냈다. 결국 24분경 전원 생존, 전원 처치를 달성하며 곧바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킬 스코어 23대8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페이커' 이상혁, 승부를 뒤바꾸는 결정적 한 방

T1은 JDG가 크산테, 칼리스타를 활용한 강력한 공세를 펼치며 2세트를 내줬다. 세트 스코어 1대1인 상황에서 준결승전의 향방을 가를 3세트가 열렸다.

블루 사이드를 가져온 T1은 ▲아트록스 ▲렐 ▲아지르 ▲칼리스타 ▲레나타 등 주도권을 바탕으로 득점을 누적하는 조합을 꾸렸다. 이에 맞서는 JDG는 ▲레넥톤 ▲오공 ▲탈리야 ▲바루스 ▲애쉬 등으로 T1의 조합을 맞받아쳤다.

경기 초반 바텀 라인 구도에서 JDG가 웃었다. JDG는 바루스, 애쉬의 강력한 라인전 능력과 바텀 다이브 설계를 통해 많은 이득을 챙겼다. 또한 탑 라인에서도 레넥톤이 아트록스를 압도하며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밀리는 와중에서도 드래곤 스택을 꾸준히 챙긴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16분경 T1은 세 번째 드래곤을 획득하기 위해 JDG와 교전에 나섰다. JDG의 챔피언들이 최고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타이밍이었음에도, 문현준의 렐과 이상혁의 아지르가 환상적인 궁극기 연계를 선보이며 T1의 교전 승리를 이끌었다.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경기의 균형을 되돌리는 큰 한 방이었다.

JDG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룰러' 박재혁의 바루스가 T1의 공세를 무너뜨린 후, 내셔 남작까지 처치하며 T1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를 안겼다. 사실상 승부의 추는 JDG쪽으로 기울었다.

완벽히 넘어간 경기를 뒤집은 것은 이상혁의 아지르였다. 아지르는 29분경 JDG가 내셔 남작 버프와 함께 미드 라인으로 밀고 오는 것을 확인한 후, 시야 밖에서 접근해 상대 바루스를 궁극기로 아군에게 넘겨 처치했다. 상대의 점멸 주문 사용을 예측해 본인도 따라 점멸을 활용하는 예측 플레이었다.

팀의 핵심인 바루스를 잃은 JDG는 무너졌다. T1은 전원 생존, 전원 처치를 달성한 후 곧바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단 한 번의 교전으로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T1,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간다 … "고척에서 만나요"

매치 포인트를 만든 T1은 4세트에서 ▲요네 ▲자르반 4세 ▲아지르 ▲바루스 ▲바드로 경기에 나섰다. JDG는 ▲아트록스 ▲벨베스 ▲오리아나 ▲제리 ▲룰루 등 선수의 숙련도가 높은 챔피언으로 조합을 꾸렸다.

경기 초반은 JDG의 흐름이었다. JDG는 경기 초반 제리가 2킬을 획득하고, 벨베스가 오브젝트를 처치하는 등 긍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갔다. 반대로 T1은 아지르가 2데스를 내주고, 상대 벨베스에게 카운터 정글링을 허용하는 등 상황이 어렵게 돌아갔다.

T1은 불리한 가운데 상대의 인원이 분산된 틈을 타 아지르에게 킬을 제공하는 등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아지르, 바루스가 점차 성장하고 경기가 후반으로 흐르며 강력함을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21분경 상대 벨베스를 처치하고 내셔 남작을 가져간 것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T1은 27분경 바다 드래곤의 영혼을 놓고 JDG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교전을 펼쳤다. 아지르가 상대 벨베스를 먼저 처치하며 교전의 승기를 잡았다. '구마유시' 이민형의 바루스는 아트록스, 제리를 상대로 1대2로 더블 킬을 내는 등 폭발적인 파괴력을 발휘했다. 결국 T1이 이 교전 승리를 밑거름으로 31분경 상대 넥서스를 파괴하고 결승전 티켓을 획득했다.

 

T1은 이번 승리로 지난 2013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22년에 이어 여섯 번째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또한 '페이커' 이상혁은 LoL e스포츠 역사상 유일한 월드 챔피언십 3회 우승을 넘어, 4회 우승까지 바라본다.

한편 T1의 반대쪽 브래킷에서는 LPL 4번 시드 웨이보 게이밍이 2번 시드 BLG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오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T1과 웨이보 게이밍의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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