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퍼블리싱 인디 기대작 … 원더포션 2년여 개발 끝에 스팀 · 스위치 출시

네오위즈(대표 김승철, 배태근)는 9일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산나비'를 발매했다. 

원더포션이 개발한 이 작품은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배경의 2D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사슬팔을 통한 역동적인 로프 액션이 특징이며 거대 기업 도시 '마고'에서 숨겨진 비밀을 밝혀나가는 스토리텔링도 몰입감을 더한다.

이 작품은 지난 2021년 데모 공개 등을 통해 기대를 모아왔다. 크라우드 펀딩에서의 목표액 1000%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2년여 간 개발에 매진한 가운데 지난 6월 스팀 얼리 액세스 출시했다.

이 작품은 이후 몰입감 있는 스토리와 역동적인 액션을 바탕으로 스팀 유저 평가에서 97%의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스팀과 더불어 닌텐도 스위치까지 정식 출시되면서 팬심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하늘 같은 '조정'과 역모 등 조선시대 감성

이 작품은 풀 픽셀 그래픽을 통해 사이버펑크 감성을 그려냈으며 조선시대 군모를 비롯해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 등을 녹여낸 색다른 매력을 내세우고 있다. 사슬팔로 무장한 퇴역 군인이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중 테러로 가족을 잃게 되고, 이를 복수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테러 대상을 쫓는 과정에서 거대 기업 '마고' 그룹의 사유 도시 '마고 특별시'의 비밀을 파헤쳐 가게 된다.

압도적인 규모의 도시를 배경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간판과 네온, 전투 로봇과 육중한 기계 등이 사이버펑크 장르의 감성을 자극한다. 또 거대 기업이 절대적 권력을 가진 세계, 기술의 발전에도 심화된 빈부 격차 등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 존재나 인격 등에 대한 물음 역시 제시되고 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그린 한글이 아닌 한국적 감성의 사이버펑크를 선보이는 시도가 이 작품의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작품 내 직접적인 설명은 없지만 이야기 전개의 맥락으로 짐작이 되는 하늘 위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조정'을 비롯해 세계관을 구성하는 군대 및 정부 등에서 이런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빠른 호흡의 로프 액션 몰입감 극대화

사슬팔을 통한 로프 액션도 이 작품의 특색을 더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사슬팔을 발사해 벽에 고정한 뒤 반동으로 이동하는 등 빠른 호흡의 플레이에 몰입하도록 설계됐다. 적을 향해 사슬팔을 뻗으면 단숨에 거리를 좁혀 처치하는 액션도 이 같은 속도감을 더한다. 또 한편으론 공격 액션에서 불릿 타임과 같은 조작으로 완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임 진행에 따라 액션의 조작 방법이 점차 확대되며 몰입감을 더한다. 공중에서 힘을 모았다가 돌진하는 '차지 대시'를 통해 적을 공격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브젝트와 부딪혀 밀어내 길을 만들어 내는 등의 해법을 찾아가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일반적인 진행뿐만 아니라 보스와의 대결을 통해 보다 다채로운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 패턴을 파악해 약점을 공략하는 것을 비롯해 한정된 공간이나 특별한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긴박감과 성취감을 극대화한다.

주인공과 동기화된 클론 로봇을 번갈아 가며 조종해 기믹을 풀어가는 플레이를 구현한 것도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부분으로 평가할 만하다. 레벨 구성뿐만 아니라 이야기 구조의 복선 측면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됐기 때문에서다. 

도시 최상층을 향한 수많은 난관 극복

이 작품은 복수의 대상인 '산나비'를 통해 궁금증을 자극하며 몰입을 이어가고 있다. 산나비를 쫓아 도시의 최상층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갈등을 만들며 매력을 쌓아가는 것도 순조로운 편이다. 

최상층에 도달하기 위한 작전을 구상하고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작품의 볼륨감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주고 있다. 막강한 적을 상대로 기지를 발휘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쾌감이 적절하게 배치돼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빠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차량을 통한 탈출 시퀀스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등 블록버스터 어드벤처를 감상하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편이다. 또 액션과 스토리 연출 비중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완급 조절에도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의 밑바닥과 최상층의 상반된 풍경이 상징적으로 활용되며 이 같은 배경에서의 상승과 하강은 이야기가 고조되는 장치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사슬팔을 통한 로프 액션으로 플레이의 호흡이 상당히 빠른 편이다. 이 가운데 숨을 고르듯 삽입된 스토리텔링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다시금 다음을 향해 몰아붙이는 완급조절이 유연하게 이어지고 있다. 또 반복 플레이를 통한 수치적 성장이 없는 구성으로,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완결이 더 큰 감동과 여운을 주고 있다.

개발업체인 원더포션은 근시일 내 스피드런 모드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주인공과 마리의 과거를 다룬 무료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DLC)를 내년 상반기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네오위즈가 다수의 인디 게임 퍼블리싱을 전개해 온 가운데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가 판매량 100만장을 넘어서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 '산나비'가 또 다른 흥행 사례가 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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