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ㆍ크래프톤 '기대 이상', 엔씨ㆍ넷마블 '아쉬움' … 중견 업체 중 네오위즈ㆍ위메이드 눈에 띄어

게임업계가 실적 부진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3분기에는 각 게임업체들의 표정에서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반면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넥슨을 끝으로 주요 게임업체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일단락됐다. 최근 게임업계를 강타한 실적 부진의 늪은 여전히 남아있었으나, 일부 게임업체들은 눈에 띄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넥슨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203억엔(한화 1조 913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 증가한 463억엔(4202억원)을 달성하는 등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당기 순이익은 15% 감소한 352억엔(31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넥슨의 주요 매출원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의 온라인 게임이 안정적인 매출 성과를 거둔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또한 'FC 모바일'과 '프라시아 전기', '블루 아카이브' 등 최근 넥슨이 주력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BGMI'는 신흥 게임시장인 인도 공략의 첨병이 될 전망이다.
'BGMI'는 신흥 게임시장인 인도 공략의 첨병이 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450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9% 상승한 1893억원, 당기 순이익은 6.6% 감소한 2116억원을 기록하며 당초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훨씬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또한 크래프톤은 지난 3분기에 42%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국내 증시에 상장한 게임업체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및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상장한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 합산 및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높은 수치다.

크래프톤은 주요 매출원인 'PUBG: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신흥 게임 시장인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오는 2026년까지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비롯한 32개 이상의 신작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기에 내후년 실적 기대감은 더 높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든 4231억원,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89% 감소한 165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76% 감소한 440억원에 그쳤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특별한 신작 출시 없이 공백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리니지2M'과 '리니지W' 등이 강력한 경쟁작을 맞이하며 인기 하향 안정화가 이뤄진 것 또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오는 12월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 4분기 중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

넷마블은 3분기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630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219억원, 당기 순손실이 284억원 각각 발생하며 7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적자폭이 전 분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 위안거리다.

넷마블은 지난 3분기에 신작 '신의 탑: 새로운 세계'와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하며 국내 및 모바일 매출에서 선전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실적이 온기 반영되는 4분기에는 더 나아진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내년 상반기 중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등 대작 MMORPG 출시를 예고해 주목받고 있다.

중견 게임업체들도 희비가 엇갈린 성적을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264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4% 줄어든 226억원, 당기 순이익은 67.3% 감소한 37억원을 각각 거뒀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뛰어난 매출 성과와 함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 등 기존 작품들이 활약하며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선전했다. 하지만 골프 및 스포츠 레저 통신 사업 등 비게임 부문 사업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일어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펄어비스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8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5% 감소한 21억원, 당기 순이익은 29.5% 감소한 150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의 인기가 지속됐으나, 신작 공백이 너무 길게 이어지며 만회에 실패했다. 내년 중 '붉은사막'의 출시 예정일은 아직 미정이다.

기대작 'P의 거짓'은 글로벌 100만장을 판매하며 국산 콘솔 게임의 역사를 쓰고 있다.
기대작 'P의 거짓'은 글로벌 100만장을 판매하며 국산 콘솔 게임의 역사를 쓰고 있다.

반면 네오위즈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1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286% 증가한 202억원, 당기 순이익은 123% 늘어난 182억원을 거뒀다. 전 분기 대비 영업 흑자전환이다. 신작 'P의 거짓'이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올렸으며, 자회사 파우게임즈의 실적이 온기 반영됐다.

위메이드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5% 늘어난 235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으로 454억원, 당기순이익은 37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 4월 선보인 '나이트 크로우'가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액토즈소프트로부터 '미르의전설 2·3' 라이선스 계약금 일부인 1000억원을 수령하며 실적 볼륨이 커졌다.

컴투스홀딩스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한 49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억원, 당기순이익 1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작 '제노니아'의 성과가 온기 반영됐고, 지난 9월 출시한 신작 '빛의 계승자: 이클립스'의 효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업계에서는 내년 중 각 게임업체들이 준비한 신작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이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오는 16일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쇼 '지스타 2023'은 신작 경쟁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지스타를 통해 게임업계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점쳐진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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