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유인책으로 게임 서비스 강화…드라마·영화 이어 K게임에도 투자할지 관심 쏠려  

K콘텐츠와 손잡은 세계 1위 OTT업체 넷플릭스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 주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입자 수가 전 세계에서 876만명 증가해 총 2억4715만명이 됐다. 가입자 증가 폭은 3년 여만에 최대치다. 3분기 기준 전체 가입자 수는 1년 전보다 10.8%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넷플릭스 주가는 하루에 15% 이상 뛰어 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3분기 매출 성장이 계정 공유 금지 정책과 강력하고 꾸준한 콘텐츠 공급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언급된 '강력하고 꾸준한 콘텐츠'의 핵심 공급원은 바로 한국이다. 넷플릭스가 K콘텐츠와 손잡은 것은 '신의 한수' 였던 셈이다.

이번에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이 긍정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가 최근 게임사업에 적극 나서 눈길을 끈다. 살짝 발만 담그려는 것으로 봤는데 최근 일련의 행보를 보면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게임서비스가 신규 구독자 유치와 함께 기존 구독자 이탈 방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나 등 영상 콘텐츠만으로는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릴 수 없다는 판단에 게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넷플릭스의 게임 내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2억 명을 상회하는 넷플릭스 구독자 중 매일 자체 무료 게임을 이용하는 비율은 1% 미만이라고 추정될 정도다.

그럼에도 넷플릭스의 게임 부문 사업 확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가 현재 주목하는 곳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다. 이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선점하고 있지만 이 회사의 경우 넷플릭스 구독을 통해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며 많은 게임타이틀이 인기 프로그램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현재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웬즈데이’ ‘블랙 미러’ 등의 인기 콘텐츠 판권(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 게임들은 몇 개월 내 모바일게임으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라이센싱 계약을 통해 미국 테이크투인터렉티브에서 GTA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또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다양한 기기와 호환되도록 하는 한편 향후 게임 모음집 형태의 별도 앱 출시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의 활발한 게임 사업 행보는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강력한 IP 힘을 갖고 있는 작품이 게임으로 제작돼 공짜로 유통된다면 그 만큼 한국 게임들의 설자리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통해 K콘텐츠의 저력을 확인한 넷플릭스가 한국 게임에도 뭉칫돈을 쏟아붓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중국 텐센트와 사우디 국부펀드(PIF)에 이어 또 하나의 큰손 투자자가 등장함으로써 침체된 국내 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3분기 호실적을 통해 충분한 자금 여력을 확보한 넷플릭스가 인수합병(M&A) 등 투자에 나선다면 우리 게임기업 중에 매력적인 투자 대상들이 다수 있기에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K콘텐츠에 투자해 큰 이익을 거뒀으며, 이에 힘입어 향후 4년 간 3조 이상을 K콘텐츠에 쏟아 붓기로 했다. 지금은 드라마, 영화, 예능에 국한돼 있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게임 분야까지 투자영역을 넓힐 가능성 또한 충분해 보인다. 

물론 넷플릭스의 게임 사업 강화 움직임이 국내 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글로벌 OTT 시장을 강타한 ‘오징어 게임’이 조만간 진짜 게임으로 출시된다니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분간 넷플릭스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내 게임 업체들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누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제2의 ‘오징어 게임’ 성공 신화를 일궈낼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더게임스데일리 김종윤 뉴스2 에디터 jy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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