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 간의 인수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 소요돼 … "블리자드 인수는 장기적으로 기대"

92조원의 빅딜을 성사시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내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X박스 게임 패스'에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18일 X박스 공식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MS는 지난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약 687억달러(한화 약 92조 7500억원)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인수합병 건은 게임업계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텐센트,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게임업체로 거듭났다. 또한 ▲콜 오브 듀티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 판권(IP)을 확보하며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MS의 구독형 서비스인 'X박스 게임 패스'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들이 입점하며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점쳐졌다.

필 스펜서 CEO는 2024년까지 X박스 게임 패스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이유로 '인수 과정 지연'을 꼽았다. 그는 "인수 과정에서 규제를 해제하는 일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수가 완료되기까지 많은 불확실성이 있었기 때문에 관련 작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MS는 지난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한 이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영국 시장경쟁청(CMA),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등 전세계 주요 게임시장의 반독점 위원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들은 독점 의혹을 피하기 위해 클라우드 게이밍 권리 매각 및 타 게임 플랫폼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 무료 라이선스 제공 등 파격적인 조치를 내세운 끝에 CMA와 EC로부터 인수 허가를 받았다. 발표와 실제 인수까지의 과정에서 무려 22개월이 소요됐다.

필 스펜서 CEO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장기적인 내용이다. X박스 게임 패스에 곧바로 게임을 출시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쉽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인수 성사에 기쁨을 드러냈다. 또한 결국에는 '디아블로4'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3' 등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핵심 작품들이 X박스 게임 패스에 입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 스펜서 CEO는 영상을 통해 오는 11월에 출시되는 신작 FPS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3'를 언급했다.

필 스펜서 CEO는 다시 한번 MS와 X박스가 '콜 오브 듀티'를 독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출시 시점 및 콘텐츠에 대해 다른 모든 플랫폼에서 100% 동등한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통해 X박스 콘솔 기기 판매량을 늘리고자 하는 생각은 없으며, 그러한 생각은 게임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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