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화 양 당 후보들, 블록체인에 긍정적 ... 시장 변화 예고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암호화폐를 얼마나 갖고 있을까?

트럼프는 대통령 재직 당시 암호화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던 인물이다. '사기'이며 달러와 경쟁하려는 가짜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슬로건으로 미국을 이끌던 시절이다 보니 글로벌 패권의 상징인 달러를 위협하는 암호화폐를 곱게 볼 수 없었을 게 분명하다. 

그같은 태도를 보였던 그가 암호화폐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 약 280만 달러에 달하는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이미지를 사용한 NFT를 발행해 완판시키면서 100억 원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크립토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대선자금 조달에 암호화폐를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내년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블록체인 정책도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도 1년여의 선거 기간을 앞두고 있지만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한마디로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의 함량 미달의 정치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한다. 특히 공화당의 어떤 후보가 나와도 바이든을 이길 것이라는 조사 결과 때문인지  민주당의 셈법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블록체인 업계에서 바이든은 이미 낙제점을 받은 인물이다. 크립토 비즈니스를 망친 주범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암호화폐 종사자나 투자자를 사기꾼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높은 세금을 매기는 것은 물론, 암호화폐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며 부족한 세수를 암호화폐 산업을 압박해 메우겠다는 의지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당연히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리플의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 라슨은 "바이든은 블록체인 수도였던 샌프란시스코를 죽이는 나쁜 결정을 했고, 블록체인 산업을 해외로 내몰기도 했다"며 비판했다. 공화당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암호화폐와의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투자 활성화 정책도 약속했다.

민주당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암호화폐는 중요한 혁신 엔진이며, 다양한 통화 생태계 조성이 오히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는 또 암호화폐 채굴에 30%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하는 바이든의 정책에 대해서도 철회를 권고했다.

2020~21년 당시 미국 내 크립토 비즈니스의 일자리는 400% 가까이 증가할 만큼 국가경제에 기여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더샌드박스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과 게임, 금융 분야의 일자리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바이든은 이런 미래 산업을 단번에 걷어 차 버렸다.

궁지에 몰린 바이든이 새로운 공약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업계에서는 그에 대해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린지 오래다. 리플 사태에서 보듯 기대할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비단 블록체인 뿐 아니라 이런저런 구설수로 인해 그에 대한 탄핵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바이든 진영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시한폭탄 같은 도널드 트럼프의 재등장도 달갑지 않다. 주한미군 주둔비 압박도 재연될 게 뻔하다. 미국 내연기관 자동차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전기차 전환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바이든의 압박으로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에 추진 중인 전기차와 2차전지 시설물들이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반도체는 이미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미국 정부의 횡포에 한국기업들이 때아니게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내년 미국 대선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현 대통령인 바이든과 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재대결로 압축될 공산이 크다. 안타까운 것은 여기서 누가 되든지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주변국들은 몸살을 앓을 것이라는 점이다.

블록체인 산업이 글로벌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대선을 앞둔 기간 동안 후보들의 블록체인 관련 대선 공약을 세밀히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대미 무역 전략이다. 예컨대 블록체인은 물론이고, 반도체 등 한국 주력 산업이 미국의 통상 압박에 흔들리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저 관람객 수준에 머물러 있다간 정말 사달이 난다.  

[더게임스데일리 고상태 미디어신산업부 국장 qkek619@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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