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421억원 부과, 시정조치 집행 개시 … 원스토어 신작 기피 해소 움직임은 미미

구글플레이 홈페이지 화면 일부.
구글플레이 홈페이지 화면 일부.

구글이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게임업체들을 상대로 원스토어 출시를 막는 등의 불공정 경쟁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가 개시됨에 따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구글에 대해 앱마켓 반경쟁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하는 의결서를 송부하고 시정조치 집행을 개시했다. 또 이에 대한 이행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힘을 이용해 2016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자유로운 경쟁 앱마켓(원스토어) 출시를 막고, 원스토어가 신작을 유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경쟁을 저해했다고 봤다. 특히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형 게임업체뿐만 아니라 중소업체까지 포함한 모바일게임 시장 전체에 대해 이 같은 행위를 지속해왔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측은 게임업체들은 구글이 제공하는 피처링, 해외 진출 지원 등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행동을 구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피처링은 구글 플레이를 열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게임을 게재하는 것이다. 매년 수십만 개의 신작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피처링은 노출과 함께 다운로드 및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 입장에서도 구글의 해외 피처링 등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은 대형 게임업체의 기대작 등을 상대로 구글 플레이 독점 출시 조건 하에 피처링, 해외진출, 마케팅 등의 종합적인 지원을 제안하며 원스토어 동시출시를 포기하도록 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구글은 또 이 같은 독점 확보 성공 경험에 기반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독점 출시 조건부 지원 전략'을 면밀하게 수립했다는 것. 특히 매출비중, 원스토어 동시출시 가능성 등에 따라 게임업체별 등급을 나누고 각각의 대응 전략을 세웠다.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일부.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일부.

이 가운데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원스토어와 가까운 중국 게임업체들에도 접근해 구글에 먼저 출시토록 했다. 지속적으로 원스토어 배제를 성과목표로 설정 및 관리해왔다는 게 공정위 측의 지적이다.

공정위 측에 따르면, 구글은 내부에서도 이 같은 배타조건부 행위 관련 메일을 삭제하도록 요구하거나 오프라인 논의를 유도하는 등 최대한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구글의 행위로 인해 원스토어에 신작이 정상적으로 출시되지 않아 게임 관련 유료 구매자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반면 구글 플레이는 30% 증가했다. 이는 게임 유치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부정적 교체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해 매출이 계속해서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2016년 80% 수준에서 2018년 90% 이상으로 상승해 독점력이 강화됐다. 반면 원스토어는 5~10% 수준으로 하락했다.

공정위는 이에따라 과징금을 부과하는 동시에 구글이 국내 게임업체와 체결하는 개발자 배포계약을 수정토록 했다. 또 공정거래 관련 내부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운용 결과를 보고토록 하는 시정명령도 부과했다.

앱마켓 시장 독점화는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의 경쟁 회복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이번 시정조치를 통해 독점력 강화에 제동을 걸고, 앱마켓 시장의 공정한 경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공정위 측은 밝혔다.

원스토어 홈페이지 화면 일부.
원스토어 홈페이지 화면 일부.

이 같은 제재가 이뤄지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는 구글 플레이와 원스토어 간의 격차 및 비대칭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최근 구글 플레이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매출 순위 선두권을 차지한 신작들이 원스토어에 출시되지 않은 사례도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원스토어에서의 할인 및 혜택 등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발휘한 사례도 주목되고 있다. 넥슨은 '피파온라인4M' '블루 아카이브' '바람의나라: 연' 등이 원스토어 매출 순위 선두를 석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예외적인 것으로, 여전히 원스토어가 신작 출시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원스토어가 시장에서의 격차를 좁혀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구글의 시장 독점적 지배력이나 원스토어 배제가 모든 것을 좌우하진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내고 있다. 각 업체뿐만 아니라 작품별 출시 전략 세우는 과정에서 원스토어가 부합하지 않는 등의 선택을 내리기도 한다는 것. 원스토어의 정책이나 타깃층이 맞지 않는 업체들의 전략적이거나 합리적인 판단을 강제할 수도 없다는 지적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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