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5%대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증시선 연일 게임 주 내다 팔기

올 게임 시장이 긍정적이지 않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안좋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문제는 이렇게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 산업이 부실해 진다는 것이다. 한 때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게임계의 임금 상승폭도 주춤해 지고 있다. 고용 창출이란 업계의 미덕도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해마다 10% 대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해 온 게임업계의 신장률은 올해를 기점으로 5% 대 아래로 꺾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는 곧 팬들이 게임을 찾지 않는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 많던 팬들이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일각에선 트렌드의 변화를 얘기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과거 게임을 통한 소통에서 지금은 그 소통과 대화의 통로가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예컨대 SNS와 유튜브의 바람이 그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게임과 점차 멀어지게 됐다는 논리다.

또 다른 이들은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은 게임 세대들이 현실의 게임에 매료됨으로써 가상의 게임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보이기도 한다. 즉, 게임보다는 현실적인 눈과 발에 더 자극되고 그 쪽으로 더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이 틀렸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딱 맞아 떨어진다고도 할 수 없다. 게임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장르의 수요 창출 요인은 의외로 단순 명료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작품, 재미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런 걸 충족시키는, 변변한 작품이 없었던 것이다.

올해 선보인 작품 가운데 분위기를 주도하는 작품은 있었으나 이를 뛰어넘는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상당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기억 나는 작품은 고작 ‘나이트 크로우’와 ‘아키에이지 워‘ 정도에 불과하다. 한 해를 이끌고, 주도 할 만한 게임이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수 시장 흐름에 가장 민감한 곳은 증시다. 이들은 눈치 빠르게 이같은 게임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주가에 반영하는 것이다. 게임업계 입장에서 보면 속상하고 분통이 터질 노릇이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그러나 증시는 냉정하게 업계의 실적을 읽어내고 있다. 이들은 게임업계의 움직임이 과거의 그 것과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고 수익률 역시 예전처럼 그렇게 파격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서인지 게임 대장주로 불려 온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넷마블, 카카오 게임즈 등 주요 게임주들의 주가는 시시각각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한 때 1 백만원 대에서 지금은 30만원대 밑으로 곤두박칠하는 모습이며, 크래프톤의 주가 역시 17만원선에서 맴돌고 있다. 최근 들어선 중국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 규제 방침이 알려지면서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넥슨 게임주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제조업 관점의 평가이자 전망이라고 생각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은 갬블이라는 성격이 짙다. 한 작품으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실적을 올리기도 하고, 한 작품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최근 극장가에 소개된 액션 작 ‘범죄도시 3’는 1천만 관객 동원에 수백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제작비 등을 고려하면 수익률은 더 클 것으로 보여진다. ‘범죄도시3’는 이로써 우리 영화의 잇단 흥행 참패로 암울했던 충무로가에 오랜만에 웃음 꽃을 피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게임은 영화의 그 것보다 더 하다. 크래프톤의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은 출시된지 불과 2~3년만에 1백억 달러를 벌어 들였고, 2021년 7월 선보인 카카오 게임즈의 ‘오딘’은 서비스 2년만에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게임은 타 장르에 비해 단위와 규모에 있어 가히 견줄 수 없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게임 판매시장에 예열을 가할 수 있는 작품들이 하반기 시즌을 앞두고 출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고무적인 일이다.

불을 붙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불이 지펴지면 무섭게 달아오르는 곳이 게임 내수시장이다. 또 올해는 대작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선의의 경쟁과 시이소를 통해 내수 시장이 쉽게 달아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

내수시장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시금석이자 산업계의 보루다. 내수시장에서 떠받들어 주지 않으면 수출은 사실상 어렵다. 그나마 게임이니까 그간 그렇게도 견뎌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꺼져 가는 내수 시장을 되살려야 한다. 꼭 수출을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게임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엉뚱하게 터져 나오는 게임 내수시장의 위기설을 잠재웠으면 좋겠다.  

첨언하면 정부가 조금만 더 역할을 해주면 좋은데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땐 규제책보다는 시장 부양을 위한 툴을 아낌없이 풀어주고 열어 주었으면 한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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