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하반기 전망 / 대형업체

지난해 지스타 넥슨 부스 전경.
지난해 지스타 넥슨 부스 전경.

올해 상반기까지 넥슨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져왔다. 특히 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업체들의 신작 공백이 더욱 크게 부각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하반기에 접어드는 시점부터 업체들이 하나둘씩 신작을 내놓기 시작함에 따라 반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또 엔데믹 전환으로 감소한 수요를 회복하며 업황 전반의 개선도 관측되고 있다.

올해는 게임업계 전반이 실적 부진을 비롯해 안팎의 난관에 맞닥뜨리며 위기감이 고조돼왔다. 반면 넥슨은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두의 위치에서 격차를 벌려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넥슨 홀로 선두 격차 벌려

넥슨은 지난해 연매출 3조원대를 넘기며 역대 최대 매출 성과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개선돼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성장세를 이어온 가운데 또 한번의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넥슨은 지난 상반기뿐만 아니라 하반기로 넘어온 시기까지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 등 주요 온라인게임이 역대 최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기 최고조 이후 여름 시즌 유저 몰이를 이어감에 따라 지속적인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

이 가운데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에서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하반기 초입부터 올해 실적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블루 아카이브'와 더불어 '메이플스토리M'의 중국 시장 진출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370만명 규모의 사전예약 신청자가 몰렸으며 베타 테스트 기간 중 탭탭, 빌리빌리 등 현지 앱마켓 플랫폼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흥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메이플스토리M'도 뒤를 이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현지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에 출품돼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더하기도 했다.

넥슨은 또 독일의 '게임스컴'을 통해 '워헤이븐' '퍼스트 디센던트' '더 파이널스' 등의 신작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각오를 나타낼 예정이다. 이들 작품의 론칭 시기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이 같은 신작 효과를 통한 회사의 성장세도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

'쓰론 앤 리버티(TL)'
'쓰론 앤 리버티(TL)'

'TL' 흥행 여부 막중한 엔씨

남은 한해 엔씨소프트의 반전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연내 출시에 대한 시장에서의 반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여전히 '리니지' 시리즈가 매출 순위 선두를 유지하며 강자의 면모를 과시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주력작과 비슷한 타깃의 대작 포지셔닝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며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도 커져왔다. 또 '원신' 등 서브컬처 게임이 인기를 얻으며 단기 매출 규모를 역전하기도 했다. 

때문에 시장에서의 입지를 재검토하는 시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가운데 'TL'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 작품은 이 회사의 5번째 플래그십 타이틀이자 11년 만에 내놓는 PC 기반 신작으로도 무게감이 남다른 편이다.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를 통한 글로벌 서비스 등의 일정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아마존게임즈가 '게임스컴' 등을 통해 'TL' 알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가 'TL'뿐만 아니라 수집형 RPG, 난투형 대전 액션, 퍼즐, 실시간 전략(RTS)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의 출시를 예고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회사는 오픈형 R&D 개발문화 '엔씽'의 일환으로, 신작 개발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3매치 캐주얼 퍼즐 '퍼즈업: 아미토이'와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 크러쉬', RTS '프로젝트 G' 등의 모습을 공개했다. 북미·유럽 등의 수요에 부합하는 장르의 신작 개발에도 공을 들여왔다는 점에서 다각화를 통한 글로벌 성과 확대가 이뤄질지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반등세가 예상되고 있으나 전년 대비로는 실적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반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 551억원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12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6월 열린 넷마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 중인 김정민 넷마블넥서스 대표.
지난 6월 열린 넷마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 중인 김정민 넷마블넥서스 대표.

넷마블 신작 쏟아내며 실적 개선

넷마블도 하반기 의욕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며 실적 개선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신작 준비 과정에서의 공백이 부담이 됐으나 이를 빠르게 회복해 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 진입하는 구간부터 '신의탑: 새로운 세계'를 론칭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다. 이 작품은 조회수 60억회를 돌파한 웹툰 원작의 수집형 애니메이션 RPG로, 시장에서의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이 회사가 '신의 탑' 이후에도 매달 신작을 내놓는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앞서 얼리 액세스를 통해 완성도를 다져온 '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을 내달 출시할 예정이며 9월에는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지스타 넷마블 부스 전경.
지난해 지스타 넷마블 부스 전경.

이 외에도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아스달연대기'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등  다수의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큰 IP를 활용한 작품들로 이 회사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판호를 획득한 작품들의 시장 진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신석기시대'가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톱10에 진입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또 동일 IP를 활용한 '석기시대: 각성'도 출시 준비 중으로,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게 됐다는 평이다.

이 회사는 앞서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A3: 스틸 얼라이브' 등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이 검증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국 진출 효과가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가는 하반기 이 회사가 실적 개선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매출은 1조 4316억원으로 추산됐다. 3분기 영업손실 92억원에서 4분기 영업이익 18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지스타 크래프톤 부스에서 진행된 '디펜스 더비' 행사.
지난해 지스타 크래프톤 부스에서 진행된 '디펜스 더비' 행사.

크래프톤 신작 모멘텀 제한 전망

반면 크래프톤은 신작 모멘텀보다는 다음의 행보를 준비하는 시기를 보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이 회사 역시 '디펜스 더비'를 선보이며 신작 공백 해소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기대하는 대작 모멘텀 측면에서는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독립 스튜디오 등을 통한 다수의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으나 회사 전체 규모 대비 매출 기여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외에도 앞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서비스를 재개했으나 아직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기존 '배틀그라운드'를 통한 성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제한됐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디펜스 더비'를 선보이는 라이징윙스 외에도 독립 스튜디오 5민랩이 탑다운 슈터 게임 '킬 더 크로우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회사의 전략을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로 설정하며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로서 사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회사 및 투자사 등이 준비 중인 신작을 빠른 속도로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하반기 실적으로는 매출 9059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영업이익도 2849억원을 기록,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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