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상반기 결산 / e스포츠

e스포츠는 올해 다양한 글로벌 대회를 개최하며 전세계적인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다. PUBG: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발로란트 등 메이저 종목의 대규모 e스포츠 대회가 열리며 업계 전체가 큰 활기를 띄고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전세계의 시선 또한 e스포츠로 향한다.

이와 함께 e스포츠 산업의 위상과 규모가 점차 증가하며 선수들의 몸값과 프로 팀의 운영 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e스포츠는 '지속 가능한 운영'이라는 문제에 부딪혔다. 종목사와 프로 팀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해졌다.

한편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하반기에 개최되며 e스포츠 국가대표팀의 선수 선발 과정 역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국가대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중심으로 상반기 중 다양한 지표를 감안해 선수 선발이 모두 종료됐다. 4개 종목에서 총 15명의 선수들이 국가 대표팀에 선발돼 오는 9월 항저우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 e스포츠, 다시 글로벌 무대로 나서다

e스포츠 각 종목사들은 올해 상반기 다양한 글로벌 대회를 개최하며 팬더믹 기간 동안 잃었던 전세계 팬들의 함성을 되찾고 있다. 전세계 팬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규모 글로벌 e스포츠 대회가 개최돼 업계 전반에 활기가 띄고 있으며, 선수들 역시 최고 수준의 기량을 선보여 화답하고 있다.

'PUBG: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4월 글로벌 e스포츠 대회 'PUBG 글로벌 시리즈(PGS)1'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했다. 8개의 PUBG 글로벌 파트너 팀과 16개의 지역별 리그 선발팀 등 총 24개 팀이 대회에 나섰으며, 한국에서는 ▲젠지 ▲다나와 e스포츠 ▲펜타그램 ▲기블리 e스포츠 등 네 팀이 출전했다. 이 중 다나와 e스포츠는 챔피언을 결정하는 그랜드 파이널 무대에서 4위에 오르며 한국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세계 경쟁력을 입증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PGS1의 성공적인 개최에 힘입어, PGS를 연 2회 열리는 정례 대회로 만들고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한다. 오는 8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PGS2'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로써 연 2회의 PGS, 배틀그라운드 월드컵 'PUBG 네이션스 컵(PNC)', 연말 글로벌 최상위 대회 'PUBG 글로벌 챔피언십(PGC)'까지 다채로운 세계 대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3'을 개최했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참가 대상을 넓혀 전세계 9개 지역의 13개 팀을 초청해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팬들에게 제공했다. 한국에서는 ▲젠지 ▲T1 등 2개 팀이 대회에 나섰으며,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두 팀 모두 4강에 올라 여전한 국제 경쟁력을 선보였다.

'발로란트' e스포츠는 올해 미주,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등 3개 지역으로 프로 팀을 구분한 뒤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적용한 '국제 리그'를 출범했다.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의 프로 팀은 '퍼시픽 리그'로 구분돼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서울에서 리그 형식으로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지난 6월에는 각 지역의 국제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전세계 최고 수준의 12개 팀이 대결을 펼치는 '발로란트 마스터스'가 일본의 도쿄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최고 동시 시청자 83만명, 평균 동시 시청자 33만 8000명을 기록했을 만큼 뛰어난 흥행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통해 관객 및 시청자들이 늘어나며 발로란트 e스포츠는 점차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오버워치'는 지난 6월 한국의 일산 킨텍스에서 '오버워치 리그'의 글로벌 토너먼트 '미드 시즌 매드니스'를 개최했다. 상반기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해 진행하는 동·서부 통합 토너먼트로 치러졌으며 한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을 거점으로 하는 리그 팀이 모두 일산에 모여 대결을 치렀다. 대회 우승은 애틀랜타 레인이 차지했다.

사흘간 열린 미드 시즌 매드니스는 사전 티켓 판매분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특히 마지막 날의 경우 3000석의 좌석이 모두 들어찰 정도로 뛰어난 흥행세를 보였다. 오버워치 리그는 미드 시즌 매드니스의 흥행을 바탕으로 올해 '오버워치 월드컵'과 '오버워치 리그 그랜드 파이널' 등 다양한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선보일 계획이다.

# 업계 규모 증가에 '지속 가능한 운영' 화두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지며 업계 전체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프로 팀이 지출하는 구단 운영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프로 선수들의 몸값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반대로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맞이한 구단 운영 측에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e스포츠의 운영 지속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종목사 크래프톤은 올 시즌을 맞이하기에 앞서, 종목사와 프로 팀이 상생하기 위한 신규 프로그램인 '글로벌 파트너 팀'을 신설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전세계 8개 팀에 글로벌 파트너 팀 자격을 부여하고 각 팀의 특색을 지닌 팀 브랜디드 아이템 출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진출권 부여를 통한 수익 공유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종목 운영 안정을 위해 영세 기업 프로 팀을 지원하고 아마추어를 육성하는 등 활동에 나섰다.

LoL의 국내 리그인 LCK는 지속 가능한 리그 발전을 위해 '균형 지출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균형 지출 제도는 각 팀의 선수 연봉 규모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해 팀과 선수, 리그의 균형 있는 성장을 가능케 하는 제도다. LCK에 참가한 10개 팀의 최근 수익금을 고려해 리그의 연봉 상한선을 결정하고 이를 위반할 시 사치세를 부과한다. 팀의 과도한 지출을 줄이면서도 리그의 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오버워치 e스포츠는 최근 리그에 참여하는 팀의 적자가 쌓이자 각 팀이 미납한 리그 가입비를 면제하고, 리그 수익 분담금을 조기 지급하는 조치를 취했다. 리그 전체의 수익적인 문제로 인해 팀이 고사할 위기에 처하며 고육지책을 내세웠다. 오버워치 리그는 연내 리그 팀이 참가하는 투표를 통해 새로운 운영 방침과 방식을 결정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탈바꿈할 계획이다.

e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커지며 느끼는 고충은 메이저 종목사들 만이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향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뒤따를 전망이다. '옥석 가리기'는 이제 시작됐다.

#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 선발 완료 … 메달 사냥 나선다

올해 상반기에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 e스포츠 종목의 국가대표 선발이 큰 관심을 모았다. 당초 지난해 국가대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e스포츠 국가 대표팀 선발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급작스러운 대회 연기로 인해 1년의 새롭게 대표팀을 선발할 필요성이 생겼다. 올해 초부터 위원회의 운영이 재개되며 ▲LoL ▲EA 스포츠 피파 온라인4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파이터V 등 4개 세부 종목의 대표팀 선발이 시작됐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와 위원회는 지난 4월 종목별 선발기준 및 현황을 공개하고 총 43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후 종목별로 세부지표를 추가 검토한 뒤, 지난 5월 최종 국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LoL 종목 6명,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종목 5명, 스트리트 파이터V 종목 2명, 피파온라인4 종목 2명 등 총 15명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LoL 종목의 경우 최근 2년 국내외 대회 성적 및 개인수상 이력을 기반으로 최종 포지션별 세부지표를 검토해 선수단을 선발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종목은 특별한 아시안 게임 버전으로 치러지는 만큼 해당 버전에 주효한 평가지표를 개발해 이에 따라 선수 선발을 마쳤다. 각 종목별 최종 후보는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아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로 확정됐다.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개최까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6월부터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이 개최하는 공식 사전 대회 '로드 투 아시안 게임 2022'가 개막해,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는 각 국의 국가 대표팀이 멋진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9월 항저우에서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 대표팀의 금빛 메달 행진을 기대해 본다.

한편 e스포츠는 오는 2026년 일본에서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올해 국가대표팀 선발 및 부대 과정에서 특별한 잡음 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이번 경험을 잘 살려 3년 뒤의 대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만한 표준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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