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에 최근 다양한 호재가 있는 반면, 악재도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업계 내부에서 자정 작용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얼마 전 한 e스포츠 관계자와의 대화 도중 나왔던 이야기다. 그는 e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e스포츠의 가치가 점차 인정받는 상황일수록 이를 지켜보는 주변의 시선은 늘어나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의 보다 높은 도덕적 가치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스포츠는 최근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e스포츠가 오는 9월 열리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업계가 위상을 제고하고 발전을 다지는 초석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종목별로 중구난방으로 펼쳐지던 e스포츠 대회의 진행 방식과 국가별 대표팀 선발 등에 국제 표준이 생겨나며, 본격적으로 국가 대항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3월 글로벌 버추얼 시뮬레이션 스포츠 대회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를 공식 개막했다. 이 대회는 가상 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해 국제 연맹(IF) 및 게임 퍼블리셔와 협력해 개최하는 가상 스포츠 대회다. ▲야구(WBSC e베이스볼: 파워프로) ▲댄스(저스트 댄스) ▲모터스포츠(그란 투리스모) 등 IOC 주도로 다양한 게임을 활용하며 e스포츠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지난 2021년 기준 약 11억 3700만 달러(한화 약 1조 51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오는 2025년까지 약 22억 8500만 달러 규모로 연간 19.1%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e스포츠 시장의 규모 증가에 따라 글로벌 위상 강화 및 영향력 확대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e스포츠 선진국인 한국은 이 거대한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e스포츠의 위상이 강화되며, 업계인들이 이슈로 떠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아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전의 한 식당 주인이 프로게임단의 코치를 대상으로 한 성토문을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자영업자인 그는 사전에 프로게임단의 코치와 식사 제공 계약을 맺었으나, 한 달간 밥값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거래대금이 밀리며 답답한 나머지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했다.

커뮤니티에서는 "프로게임단이 이른바 '먹튀'를 했다"며 강력히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해당 e스포츠 종목과 프로 선수들의 이미지에 손상이 간 것은 두말할 것 없었다. 사건은 게시물이 올라온 후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됐으나, '먹튀'라는 오명은 남았다.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e스포츠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프로게임단과 선수 간의 상금 정산 문제를 지적하며 선수들이 상금을 제대로 분배받지 못하는 실태를 지적했다. 또한 종목사의 프로게임단 관리에 문제가 있다며 선수들의 권리를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불공정 계약 논란으로 번졌으며, 과거 불공정 계약 사례가 다시금 언급되는 등의 상황을 야기했다.

e스포츠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업계를 향한 시선 역시 점차 늘어나며, 엄격해지고 있다. e스포츠가 전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도록 업계 내부를 정비하고 논란을 피해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