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처분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 … 사우디 국부펀드 · MS 등 관심 집중

정부가 물납으로 확보중인 넥슨 지주사 NXC의 주식 전량을 미루지 않고 서둘러 공매키로 결정하자 예상치 못했던 행보라며 정부의 방향 선회에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4조7천억원에 달하는 NXC의 주식을 공매 처분키로 결정하고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이를 넘겨받아  주식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기재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게임업계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납으로 들어온 주식 규모가 무려 5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비상장 주식이라는 점에서 쉽게 매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매각 일정이 미뤄지거나 예정 일보다 순연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영권과도 거리가 있는 주식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도 없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재부의 결정은 의외로 '당장 처분'이란 것으로 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가 인수자의 의향을 이미 살펴본 것이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세수 감소를 우려해 불용 예산의 이월 및 추가 경정 예산을 검토중인 정부가 지금 망설일 게 있겠느냐며 그렇게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혼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후자보다는 전자쪽에 더 무게감을 싣고 매각 향배를 바라보는 듯 하다. 예컨대 불용 예산을 이월할 경우 올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방향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정부가 NXC의 물납 타진에 앞서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이를 사전에 준비해 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예컨대 경우의 수를 따지면서 오히려 NXC측에 분납보다는 물납을 유도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덩치가 커야 매각 또한 쉽다는 논리로 정부가 NXC의 결정을 권유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매각이 이뤄지게 되면 누가 NXC 주식에 관심을 보일까.

게임업계는 최근 한국 게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쪽을 먼저 바라보고 있다. 그는 상당히 친한적인 인물로 알려지고 있으며 그가 운용중인 국부펀드 퍼블릭 인베스트먼트의 살림 규모는 약 1천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 자금의 일부가 실제로 한국 게임업체 지분 확보를 위한 투자에 쓰였다는 점이며 단기적인 측면의 수익률에 기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움직임도 주목거리다. 업계는 최근 글로벌 게임기업인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에 인수한 MS 향배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영권 확보까지는 아니더라도 NXC 지분 확보를 통한 넥슨과의 협업에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중국의 텐센트가 NXC의 물납 지분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넥슨과의 협업을 꾸준히 진행해 온 텐센트 입장에서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4조 7천억원대의 지분 참여는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NXC 입장에서도  물납을 통한 지분 매각이 나쁘지 않은 결정이란 반응이 우세하다. 물납 지분이 정부의 지갑 속에 있지 않고 매각된다 하더라도 비상장 주식에다 경영권 향배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번 물납 지분 매각과 함께 그간 김 정주 회장이 타진해 온 제3의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NXC의 물납 지분에 대한 정부의 전격적인 매각 결정이 투자 은행(IB) 등 게임 시장에 여러 가능성을 안겨주고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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