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가 김 남국 의원의 암호화폐 거래 논란과 관련, 연일 게임업계에 대한 비난 논평을 퍼붓고 있다. 이런 상황이 빚어지자 때 아니게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위메이드 측과 게임산업협회는 학회가 학문의 본질에서 벗어나 상당히 정략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학회와 학회장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위메이드 측은 자신들이 운용중인 위믹스 암호 화폐에 대해 지속적인 의혹을 제기해 온 위 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측의 이같은 첨예한 입장 표명은 게임학회의 성명서 발표와 이후 이어진 위 정현 학회장의 언론 기고문 및 인터뷰 때문에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김 남국 사태와 관련, 여야 의원 및 보좌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요구한다며 위믹스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더욱이 위 정현 학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일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추측으로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에 맹공을 퍼부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사자인 위메이드 측은 학회와 위 정현 학회장이 듣도 보도 못한 소문과 추측으로 회사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부도덕한 것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위메이드 측은 특히 위 정현 학회장의 경우 에어 드롭(무상 증여)과 같은 방식을 이용해 국회에 불법적인 로비를 해 온 것 처럼 위메이드와 위믹스의 가치를 폄훼 하는 등 기업 이미지를 크게 실추 시켜 온 인사로, 친 게임계 인사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여왔다. 

양측의 이같은 격한 반응은 결국 법정으로 까지 이어지게 됐지만, 업계와 관련 학회가 상호 유기적이고 협조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등을 대며 반목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리게 됐다는 점에서 양측에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겠다.  

우리는 여기서 게임학회의 활동에 다시 주목하고자 한다. 업계는 그간 게임학회 움직임과 잇단 사회성 발언에 대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순수 학문이란 탐구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그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학회의 입지를 다지는 몫은 학계 관계자들에게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멀리하지 않았고, 멀다고 느낄 때는 기꺼이 앞장서 달려와 주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 까닭은 그것이 게임의 학문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게임의 산업화 및 문화적 지위를 확보하는 길이라고 믿어온 것이다. 

그러나 학회의 현실은 상당히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학회 구성원 자체도 게임과는 거리가 있는 전공자들이 적지 않고, 인문학적인 관점의 학술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 게임학과를 위한 표준 컬리큘럼도 학회에서 제시한 바가 없다.  

반면 정치적 견해 표명의 발언은 다른 학회보다 더 활발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 때도 그랬고, 그 이전 대선에서도 그랬다. 또 지난 3월 엔씨소프트 주총 때는 주주 개인 자격이라고 했지만 위 정현 학회장이 현장에 참석,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주주들은 당연한 지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상당히 정략적인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게임은 종합예술이다. 코딩기술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의 집합체라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인문학적 소양을 배제한 채 게임을 완성할 수 없다. 

학회가 업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일은 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차와 과정 역시 민주적이어야 하며, 그 발언 역시 학문적인 영역에서 벗어나면 곤란하다고 하겠다.

학회가 업계의 울타리를 벗어난다면 그 문패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만다. 설자리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학회의 잇단 발언과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지울 수 없다.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