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 카운트다운 … 한국 선수들 최고의 기량 보여주길

원래는 지난해 열리기로 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1년 연기되면서 아시안 게임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e스포츠 종목'의 결전도 1년 미뤄지게 됐다. 그리고 마침내 오는 9월 기다려 왔던 e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청소년들의 가벼운 놀이문화로 여겨지던 e스포츠가 국가의 명예를 걸고 겨루는 정식 스포츠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 e스포츠의 탄생은 누군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시작됐다.

20여년 전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스타크래프트'라는 전략시뮬레이션 PC 패키지게임을 '배틀넷'이라는 온라인으로 연결해서 승부를 겨루는 놀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배틀넷은 PC방을 활성화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고 초고속 통신망과 최신 사양 PC를 갖춘 PC방은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됐다. 이때 '스타크래프트'가 론칭되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처음에는 대형 PC방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개최했는데 이 대회가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자 케이블TV 방송사에서 이를 눈여겨 보게 된다. 당시 케이블방송 최초로 온게임넷(CJ E&M에 합병)이 '스타프래프트 리그'를 방송으로 내 보내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너도 나도 e스포츠 방송에 뛰어드는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리그 결승전의 10만 관중 동원 기록이다. 2004년에 광안리에서 열린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결승전 경기는 한빛 스타즈와 SKT T1 경기로 치러졌다. 같은 날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관중이 1만 5000명에 불과했는데 이 대회에는 10만관중이 몰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위상을 크게 떨쳤다. 

이같은 열풍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를 프로화 시켰고 중국과 유럽, 미주 등지로 e스포츠의 열기가 퍼져 나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e스포츠도 과거와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e스포츠 시장을 독주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했고 유럽과 미주 선수들의 수준도 크게 올라섰다. 

또 경기 종목도 과거의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라 '리그오브레전드' '피파 온라인' '스트리트 파이터' 등 다양화 됐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 e스포츠 종목 국가대표로 출전할 종목별 예비 엔트리를 최근 발표했다. KeSPA는 올해 초 국가대표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운영을 재개하며 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 절차에 돌입했다. 3월에는 하스스톤이 공식 종목에서 제외되어 국가대표 파견 종목이 4개가 됐다. 

우리나라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 7개 종목 중 ▲리그 오브 레전드(LoL) ▲PUBG 모바일 ▲피파 온라인4 ▲스트리트 파이터 V 등 총 4개 종목에 선수를 파견한다.

우리나라가 참가하는 4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e스포츠는 이제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청소년들이 즐기는 대중화된 스포츠로 변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위상이 높아진 것이어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이제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9월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종 엔트리까지 선정이 된 이후에는 선수들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45억명에 달하는 아시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좋을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각국 선수들의 역량이 상향평준화 된 상황에서 쉽지 않겠지만 금메달도 기대해 본다. 물론 색깔이 중요한 건 아니다. 은메달과 동메달도 충분히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대회가 마무리 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큰 사고 없이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건투하길 바란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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