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부 대만 해협 문제로 설전 … 한국 게임에 대한 시장 경색 우려

최근 한중 외교 채널이 삐걱되고  있다. 이에따라 '한한령' 해제 분위기 속에 모처럼 중국 시장 공략 채비를 서두르던 게임업계가 이로인해 또 다른 악재가 터져 나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해협 문제를 놓고 한중간 외교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즉각 대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하며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했다. 하지만 다시 중국에서 “대만 문제로 불장난 하다가는 불에 탈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이 나왔다.

대만 해협 문제로 한중 양국간의 외교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게임업계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그간 막혀있던 중국 시장이 겨우 열렸는데 다시 닫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앞서 사드 갈등으로 5년여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2020년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빗장을 풀었고 이후 산발적으로 판호 발급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가 대거 발급되며 중국 시장이 열렸다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중 외교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상황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현지 시장 분위기 악화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판호 문제의 경우 정치 이슈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당장 발급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판호를 획득한 작품의 론칭도 미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0년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 출시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일정을 미뤘고 현재까지 론칭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른바 시장 수요 경색을 우려한 때문이다. 

외교 전문가들도 대만 문제를 놓고 발생한 갈등이 사드 배치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원칙을 정면에서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만 문제가 중국의 역린 중 하나인데 이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최근 자국을 두고 주변국들의 공조가 견고해지는 것을 견제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대만 문제를 언급해 더욱 강한 견제를 실시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오는 24일부터 윤 대통령이 방미 일정에 나서는데 중국 관련 언급이 있을 경우 분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관련 이슈는 이미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게임을 포함해 화장품, 호텔, 의류, 면세 등 관련주들의 주가가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1분기 실적 부진과 맞물리며 하락세 분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호 문제의 경우 외교적 사안이 껴있어 개별 업체가 대응할 수 있는 부문이 없다”면서 “향후 시장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