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중동 국가들이 전세계 ICT,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막대한 자금을 뿌리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투자계획과 추진 사업이 일정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공수표로 돌아오는 사례가 적지 않아 경계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잇다르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이다. 이들은 막대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자국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합작 사업 등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 펀드(PIF)를 통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주식을 9% 이상 매입하며 2대주주로 급부상한 바 있다. 또 사우디 국부펀드에 속하는 새비게임스 그룹을 통해 추가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보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밝힌 대한 투자 계획을 보면 게임을 포함 ICT분야에 약 50조원을 투자하고, 세계 최대의 스마트 시티 구축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 사업에는 약 5000억 달러 (약 700조원)의 자금을 투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게임 투자 대상 기업으로 위메이드 등 몇몇 기업을 물색해 놓고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중동의 또다른 부호국 UAE다 . 현재까지 이렇다할 실적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물밑 협상은 상당히 활발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는 UAE 측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못지않은 오일머니를 쓰게 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업체들도 중동 오일머니 바람을 적극 수용하기 위해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위메이드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법인인 위믹스메나를 UAE에 설립키로 했으며 , 네오위즈홀딩스도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위해 지난해 9월 UAE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중동지역이 통신 인프라를 잘 갖춰놓고 있는데다 소비층이 두터워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는 이들 지역에 대해 중국, 일본, 동남아 이후 새롭게 부상하는 신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감 못지않게 섣부른 낙관론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예컨대 그들의 스타일이 쉽게 달궈지고 쉽게 식어지는, 다소 이중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즉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놓고 유야무야 되는 사례가 적지않고 이로인해 사업자체가 폐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게 이들과 협상을 진행해 온 실무자들의 전언이고 보면 협상 진행 과정에서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세부적인 절차까지 신중을 기하는 등 협상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 및 국내 게임산업계에 새로운 수혈이 절실한 시점에서 중동의 오일머니 유입은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고 아주 큰 기대는 성과의 결실을 줄이고  협상 테이블의 격을 떨어뜨리게 된다. 따라서 형식보다는 결실에 더 무게를 두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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