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 신세계 열린다(하)] '포켓몬GO'로 AR 기술 관심 … 애플 등 AR 글래스 가능성 주목

게임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통한 시장 개척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앞서 가상현실(VR)과 더불어 증강현실(AR)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메타버스의 돌풍이 불며 VR 환경에서의 몰입감이 다시금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기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메타의 새로운 기기 출시를 비롯해 애플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시장 진출 움직임이 감지되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VR과 더불어 AR 역시 미래 신기술 하나로 업체들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의 시장 판도를 뒤집기는 쉽지 않겠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R 기술은 우리가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임 역시 이 같은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잠재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포켓몬GO'
'포켓몬GO'

메타버스 이전 AR 게임 열풍

AR 기술의 대중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 중 하나로는 나이언틱의 '포켓몬GO' 사례가 꼽히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AR 게임이 각광을 받게 됐고 지금의 메타버스 못지 않은 열풍으로 이어졌다.

'포켓몬GO'가 출시되는 시기 국내에서는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로 인해 서비스에 난항을 겪게 됐다. 이 가운데 당시 속초에서 플레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인파가 몰렸고, 속초행 고속버스표가 매진되는 등 신드롬이 번져나갔다.

이는 곧 AR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형 '포켓몬GO'를 찾는 것과 AR의 집중 육성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후 국내 업체들도 AR 게임을 여럿 출시했으며 속초와 같은 관광 효과를 기대한 지자체들의 AR 게임도 다수 등장했다. 

AR 게임은 유저의 위치를 기반으로 실제 장소와 상호작용 하는 등의 요소가 구현됨에 따라 현실에서의 열기를 더욱 체감하기 쉬운 편이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포켓몬GO'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달아오른만큼이나 빠르게 식었다는 평을 받게 됐다. 또 이후 등장한 AR 게임들 모두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포켓몬GO'는 여전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유저가 즐기는 게임 중 하나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기준 '포켓몬GO'의 월간 이용자(MAU)는 202만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140만명에 육박하는 수치로, 선두권을 유지하며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마인크래프트 어스'
'마인크래프트 어스'

'포켓몬GO' 이후 흥행 게임 소원

'포켓몬GO' 이후 이와 비견되는 성공 사례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고 있다.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긴 했지만 장기적인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장이 개발한 AR 게임 '마인크래프트 어스'가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2년을 채우지 못하고 2021년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포켓몬GO'가 AR 기술을 통해 관심을 끌긴 했으나 위치 기반 서비스(LBS)의 역할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포켓몬을 발견하고 다른 유저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의 재미가 더욱 코어한 영역을 충족시켜줬다는 평이다. 이와 맞물려 지속적인 콘텐츠의 추가 및 이벤트 개최 역시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또 한편으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진 것도 이 같은 AR 게임에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게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측면에서는 기회가 됐지만, LBS 요소를 활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된 것이다.

이제 엔데믹 시대로 전환함에 따라 AR 게임 역시 새로운 흐름에 적응하며 변화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존 모바일 환경에서의 AR 서비스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기를 통한 경험 역시 주목되고 있다.

에스핀테크놀로지 블로그 화면 일부.
에스핀테크놀로지 블로그 화면 일부.

MS '홀로렌즈' 등 AR 기기 가능성 제시

이미 MS의 '홀로렌즈'와 같은 기기가 AR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홀로렌즈'는 B2B를 타깃으로, 구매 가격이 500만원대에 달하는 등 대중적인 상품과는 거리가 멀지만 최신 AR 기기로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MS가 '홀로렌즈' 관련 부서의 예산을 삭감하고 새로운 기기 개발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미래 시대 개척에 제동이 걸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AR 글래스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 역시 확인되고 있다. 엔리얼이 지난해 새로운 AR 글래스 '엔리얼 에어'를 선보이며 저변 확대에 힘쓰는 중이다. 50만원대 수준의 가격을 내세우는 한편, 폼팩터 측면에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려고 했다. 

물론, SF 영화 등에서 그려지는 AR 체험을 기대하는 이들에겐 실망스러운 수준일 수밖에 없다. 또 당장의 콘텐츠 측면에서 채워가야 할 것들이 많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AR 환경을 경험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시대의 도래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모바일 시대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가져오기 위한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동 중에 기기의 화면을 바라보고 조작하기 어렵고, 장시간 손에 들고 보는 것 등에서의 한계점도 분명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AR 글래스에 대한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들도 이 같은 AR 환경에 대한 경험을 파는데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더 쉽고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장소의 제약을 극복하며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메타가 2021년 발표한 AR 글래스 데모 영상 화면 일부.
메타가 2021년 발표한 AR 글래스 데모 영상 화면 일부.

애플 ·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의 도전에 주목

AR 기기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시야각이나 화질에 따른 경험, 장기간 이용 가능한 착용감이나 배터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난관이 존재하며 상용화 역시 쉽지 않아 당장의 지각변동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새로운 기기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VR과 더불어 AR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애플이 MR 헤드셋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애플이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대중적인 파급력을 발휘하는 시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기존 메타의 VR 시장과는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메타 역시 AR 글래스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렌즈 기업 럭섹셀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스마트워치와 AR 글래스의 연동 등을 추진 중으로, 2027년 상용화가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국내의 레티널이 개발 중인 스마트글래스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광학 기술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인 '핀틸트'를 통해 기존 제품들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AR 기술은 현실에서 정보를 바로 출력하는 등의 측면에서 생활과 밀접한 만큼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이미 '포켓몬GO'를 통해 AR 기술에 대한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만큼 게임 역시 신기술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R 글래스 등 새로운 기기에서도 게임이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주목된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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