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30대들의 기억 속엔  PC 화면을 통해 신나게 '카트'를 몰며 친구들과 스피드 경쟁을 펼쳤던 추억이 남아 있다. 당시 그들에겐 '카트라이더'가 대세였을 만큼 인기작이었다. 이처럼 지난 18년 간 청소년들과 함께 애환을 같이 나눈  '카트라이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간 '카트라이더'를 서비스 해 온 넥슨 측에서 최근 이 작품의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더 이상 현재의 ' 카트' 시스템으론 유저들이 원하는 레이싱을 보여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예컨대 리모델링은 어렵고 다시 집을 새롭게 지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 까닭이다.  

이 작품은 넥슨 산하의 로두마니 스튜디오에서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캐릭터를 사용해 2004년에 출시한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주류에 속하는 이 장르의 게임을 넥슨측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상품화를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여론 수렴 과정에서 과감하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문에 의하면 고 김 정주 회장이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해 용단을 내렸다는 설도 상당히 퍼져 있다. 외국과 달리 변변한 청소년 놀이문화가 없는 국내 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그가 이 작품에 대한 흥행 가능성 여부를 따지지 말고 서비스를 진행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유아 어린이들에게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 때문이었을까. 유아들의 벤츠차로 불리는 유아용품 전문기업 '스토케' 를 인수하기도 했다.  

어쨌든 '카트'는 시장에서 거센 파란을 일으켰다. 가히 족보도 없는 '카트라이더'가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때 아니게 레이싱 게임 제작 바람이 일었고 '카트'의 친구들이 속속 세상 밖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단순한 조작 등으로 게임 입문이 쉬운데 반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전문적인 기술이 들어가야 하는 마니아층 요소도 적지 않게 갖고 있었다. 

이후 '카트'는  중국과 대만,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 수출되며 대한민국 게임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해외 서비스가 커다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같은 시도는 넥슨의 해외 진출 계획에 밑거름으로 작용하는 등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 이 작품은 e스포츠 종목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온게임넷에서 '카트리그'를 열고 e스포츠화를 꾀하기도 했다. 이후 이 중계권은 스포TV 게임스로 넘어가기도 했으나 인기는 가시지 않았다. 게임 룰도 개인전에서 개인전+팀전방식으로 바뀌는 곡절이 있긴 했으나 리그는 굳건 했다. 올해 부터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뒤를 이어 '카트라이더:드리프트'와 모바일 버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서비스되면서  '카트'의 명맥은 계속 이어가게 된다고 한다. 특히 '카트'의  뒤를 잇는 '카트' 패밀리 작품들이 다양하게 만들어 지고 있다. 

게임계에도 이젠 '전설'이 쌓이고 있다. 어쩌면 '카트'가 그러한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전설이 쌓인다는 것은 역사의 깊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젠 하나 둘씩 역사 속에 묻히는 작품이 등장하게 된다.  우리들에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겠지만 그 게임은 역사 속 강물 위로 계속 흘러갈 것이다.

'카트'의 노고를 치하하고 위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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