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개편안 재검토 … 상한 낮춰 재추진할 듯ㆍ반발여전

정부의 노동정책 개편이 혼선을 빚고 있다. 이에 산업전반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게임업계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안(주 최대 69시간 근무) 시행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6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개편안을 확정한지 9일 만에 재검토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주 69시간 근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시간 개편과 관련해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뜻을 나타냈다.

정부의 노동정책 혼선에 산업계 전반에서도 술렁이는 모습이다. 법적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으나 헛수고가 됐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에서도 앞서 52시간 근무제 개편안 확정 이후 탄력근로 강화를 준비했다. 라이브 서비스가 강조되는 특성상 집중근로 후 개발자의 장기간 휴가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도 각 게임업체가 더욱 보수적인 인력채용에 나설 것이라며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반 직원들의 경우 69시간 근무제가 허용될 경우 크런치 모드가 재현될 것이라며 극렬한 반대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주 최대 60시간 미만으로 상한을 낮춰 노동개편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마저도 벌써부터 업계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60시간 자체도 과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뇌심혈관 질병의 업무 관련성 평가기준’도 12주간 1주 평균 60시간 노동, 4주간 64시간 노동을 산재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의원석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당에서도 기존 52시간 근무제부터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 장기적으로는 대선 당시 말했던 주 4.5일제 도입을 오히려 추진해 노동자가 행복한 삶, 워라벨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게임업계의 노동시간 문제는 혼선을 빚어가며 현행제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노동시간 문제가 개편 없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일본 관련 문제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민심을 유지하기 위해 유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산업계 전반 노동자들은 현행 52시간에서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것 자체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다만 노동시간 개편이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서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내용도 다시 언급되는 상황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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