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플랫폼 다변화 전략(중)] 중견·중소업체도 총력… 해외유저들 벌써 반향

'붉은사막'
'붉은사막'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공략 행보는 대형업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업계 허리 역할의 중견업체는 물론 새로운 가능성 발굴에 매진하는 중소업체들까지 단일 플랫폼이 아닌 보다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중소·중견 업체들이 대형 업체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붉은 사막' 'P의 거짓' 등이 전 세계 유저들로부터 기대작으로 꼽히며 존재감을 더한 게 단적인 사례다. 또 이제 모든 업체들이 플랫폼 다변화를 전제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며 더욱 치열한 경쟁 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멀티 플랫폼으로 유저 접근성 높여

코스닥 게임 대장주인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출시하는 주력 작품 중 2개에 멀티 플랫폼을 지원한다. 21일 출시되는 ‘아키에이지 워’, 2분기 출시되는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온라인과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2분기와 4분기 일본과 북미·유럽에 출시되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도 온라인·모바일 멀티 플랫폼을 지원한다.

이 회사는 온라인과 모바일, 국내외를 아우르는 파이프 라인이 강점으로 꼽히는 회사다. 올해에는 멀티 플랫폼 부문이 집중된 모습이긴 하지만 앞서 ‘엘리온’ ‘디스테라’ ‘이터널 리턴’ 등 순수 온라인 게임도 다수 선보여 왔다. 이 회사는 올해 MMORPG 명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이 유저풀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 시장 론칭이 이뤄질 때 큰 강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펄어비스도 플랫폼 다변화 부문에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업체다.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개발력이 이 회사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이다. 실제 이 회사는 ‘검은사막’ ‘검은사막 모바일’ ‘검은사막’ 콘솔 등 모든 플랫폼에서 ‘검은사막’ 판권(IP)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또한 준비 중인 차기작들 역시 PC와 콘솔이 주요 플랫폼이다.

올해 하반기 개발이 완료되는 ‘붉은사막’은 PC와 콘솔을 플랫폼으로 지원한다. 해당 작품은 지난 2019년 첫 공개가 이뤄진 후 글로벌 유저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도깨비’도 이색적인 그래픽이 주목 받고 있다. 매출 구성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 PC 플랫폼이 77%나 기록했다. 이러한 회사의 특징과 라인업이 플랫폼 다변화 상황에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간 인디게임을 꾸준히 출시해온 네오위즈도 올해 대작 ‘P의 거짓(PC·콘솔)’을 통해 글로벌 존재감을 높일 계획이다. 이 작품은 올해 8월 출시예정인 액션 RPG로 고전 ‘피노키오’를 각색했다. 지난 2021년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된 후 글로벌 유저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실제 해외 주요 게임쇼인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 최초로 3관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P의 거짓'
'P의 거짓'

글로벌 유통마켓 '스팀' 적극 활용

라인게임즈도 플랫폼 외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베리드 스타즈’를 출시했다. 이 작품은 콘솔과 PC를 플랫폼으로 지원한다. 여기에 지난해 선보인 ‘언디셈버’도 모바일은 물론 PC로도 게임을 구동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론칭한 ‘대항해시대 오리진’도 PC와 모바일 두 플랫폼에서 각각 즐길 수 있다. 또한 차기작 ‘퀀텀나이츠’는 3인칭 루트 슈터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다.

특히 이 회사의 경우 자체 플랫폼인 ‘플로어’까지 구축한 상황이다. 이를 통한 멀티 플랫폼 서비스가 국내는 물론 해외 유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전세계 각지 다양한 환경의 유저들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기술적 진입장벽을 해소함에 따라 향후 서비스에서의 저변 확대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21년 X박스 게임패스 및 스팀을 통해 ‘앤빌’을 출시한 액션스퀘어도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킹덤: 왕가의 피’를 개발하고 있는데 해당 작품은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각각 구동할 수 있다. 원작 ‘킹덤’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 흥행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수 많은 업체들이 플랫폼 다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위메이드 ‘미르4’ 스팀 론칭, 데브시스터즈의 ‘데드사이드클럽 스팀 얼리 억세스 출시 등의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중견·중소업체 위주의 플랫폼 다변화 행보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성장을 위해서는 밖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업체들의 MMORPG가 시장을 주름잡고 있으며 여기에 해외 게임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게임들이 높아진 개발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중소업체가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
'대항해시대 오리진'

콘솔 등 플랫폼 다변화로 영역 확대 

과거 온라인게임의 성장과 더불어 모바일 시장으로의 전환기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수출 성과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판호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미, 유럽 등 서구권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플랫폼 다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에서도 플랫폼 다변화에 힘을 더하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이뤄진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콘솔 게임을 집중 육성해, 북미·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플랫폼 다변화가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는 공룡업체 중심의 합종연횡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대형업체들의 경우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며 독점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온라인과 콘솔 게임의 경우 모바일 게임과 비교해 론칭 초반 수익성이 다소 낮은 편이다. 다만 빠르게 매출이 오르고 빠르게 떨어지는 모바일 게임과 달리 온라인·콘솔 게임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편이다. 콘솔 게임도 단순히 작품 한 개를 정가에 팔았다고 끝이 아니라 DLC 판매, 온라인 시스템 도입을 통한 새 과금요소 등 수익성을 높일 다양한 방안이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플랫폼 확대의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을 넘어 가상현실(VR) 게임까지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빠르게 추진 중인 6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맞물리며 클라우드 서비스가 본격화 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될 경우 플랫폼 장벽은 완전히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을 구동하는 기기는 단순 송출도구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빠른 기술 발전에 발맞춰 제도권이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플랫폼에 따라 등급분류를 따로 받아야 하거나 적용되는 세부적인 법률이 달라서는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업 진흥책을 펼칠 때도 다변화된 플랫폼 상황을 감안해야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