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배그 e스포츠 팀장 인터뷰 … "글로벌 프로팀들과 함께 상생 도모"

김우진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팀장.
김우진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팀장.

크래프톤이 'PUBG 위클리 시리즈(PWS): 코리아 페이즈1'을 시작으로 2023년 일정에 시동을 걸었다. 오는 11월까지 다양한 지역별 대회와 글로벌 LAN 대회로 팬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2023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지역별 대회와 두 차례의 'PUBG 글로벌 시리즈(PGS)', 그리고 각 지역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팀을 초청해 열리는 'PUBG 글로벌 챔피언십(PGC)'로 구성된다. 또한 여름 중 배틀그라운드 국가 대항전 'PUBG 네이션스 컵(PNC)'이 예고돼 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최근 운영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총 8개 팀에 '글로벌 파트너 팀' 자격을 부여하고 종목사와 프로 팀의 상생에 나섰다. 또한 종목 운영 안정을 위해 영세 기업 프로 팀을 지원하고 아마추어를 육성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 중이다. 더해 팀 브랜디드 아이템, 굿즈 등의 판매로 수익성을 강화한다.

크래프톤은 2023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개막을 기념해 지난 3일 김우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팀장이 참여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우진 팀장은 약 2시간가량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2023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개요와 콘셉트, 현재와 미래, 운영 지속성 등에 대한 다채로운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해당 간담회에서 오간 질의응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일문일답>

- 이번 e스포츠 체계 개편에 대한 콘셉트 설명을 해달라.

김우진 팀장: 코로나 팬더믹의 영향으로 인해 대륙과 지역을 기준으로 한 'PUBG 콘티넨탈 시리즈(PCS)' 대회를 2년 정도 진행했다. 아시아는 아시아끼리, 유럽은 유럽끼리, 북미는 아메리카 대륙 국가들끼리, APAC은 APAC끼리 묶어서 했으나 2년이 지나서 이제 오프라인 대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글로벌 팬덤도 있지만 지역 팬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두 가지를 어떻게 다 충족시킬 수 있을까 라는 고민도 베이스가 됐다.

올해 글로벌 대회 구조는 PGC, PNC, 그리고 2회의 PGS까지 총 연 4회의 오프라인 대회로 진행하고, 그 사이에 각 지역별 대회가 배치되는 식이다. 이제 아시아로 묶는 게 아니라 각 국가별로 별도의 지역 베이스 대회를 하고 거기서 잘한 팀들이 글로벌 대회에 진출해서 다시 글로벌 경쟁을 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올해는 '글로벌 파트너 팀'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운영 지속성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구단이 많은데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장기적으로 이어가야 되기 때문이다. 대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대회로 구조를 짜는 등의 활동도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해서 제시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 해왔는데, 글로벌 파트너 팀으로 이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2023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개요.
2023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개요.

- 글로벌 파트너 팀 선정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김 팀장: 글로벌 파트너 팀을 선정하며 크게 봤던 게 세 가지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구단의 운영 안정성과 건전성이고, 두 번째가 팬덤. 세 번째는 히스토리다. 기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고 어느 정도의 성적이 나왔는지를 고려했다.

이 중 어느 하나를 압도적으로 1순위라고 하기보다는 거의 동등한 비중으로 봤다. 나머지는 우리의 전체적인 평가표에 따른 판단을 했다. 지금 뽑힌 8개 팀이 이 세 가지의 어느 정도 다 조건에 충족하는 팀들 위주로 됐다.

국가별, 지역별로 몇 팀씩 배정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정하지 않고 제로 베이스에서 뽑았다.

- 팀 브랜디드 아이템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김 팀장: 글로벌 프로팀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고자 기획하게 됐다. 전 세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팬덤 문화가 성숙하게 자리잡은 만큼 충분히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올해 팀 브랜디드 아이템 운영 결과에 따라 더 많은 팀들을 위한 팀 브랜디드 아이템을 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 향후 글로벌 파트너 팀 추가 선발 계획이 있나.

김 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글로벌 파트너 팀 프로그램은 올해 처음 도입했다. 상반기 PGS1때 4개 팀 아이템 릴리즈 할 예정이며, 나머지 4개 팀은 하반기에 열리는 PGS2에 판매한다. 판매 추이나 현재 선정된 8개팀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정할 계획이다. 무조건 늘리겠다고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궁극적으로는 확장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지속성'을 유지할 방안은.

김 팀장: 최근 전반적인 세계 경제가 부진하며 그 여파가 e스포츠에도 미치고 있다. 저희 같은 종목사도 마찬가지고 프로게임단들도 지금 힘들어 하고 있고, 프로덕션이나 오거나이저들도 수익이 나기 어려워져서 어느 정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산업적인 파이가 커져 왔는데, 지금은 이것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갑자기 e스포츠 사업 자체를 축소하려고 하기 보다는, 기존의 틀은 계속 유지하면서 사업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모델을 많이 찾으려고 하고 있다. 

또한 팬 인게이지먼트 차원에서 팬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되는 것을 찾고 있는데, 올해 시범적으로 하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판타지 리그다. 이 판타지 리그가 어느 정도 커지면 자연스럽게 합법적인 차원의 e스포츠 베팅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기존에 있던 수익 모델 외에 다른 모델들을 좀 발굴하고 계속 발전시켜서 프로팀들과 같이 그 방안을 만드는 게 저희의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만의 고민은 아니고 모든 종목사들이 다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기획 단계를 넘어서 실행 단계로 가야 되는 타이밍이다.

- 국내에는 영세한 기업 프로팀들이 많은데 지원 방안이 궁금하다.

김 팀장: 프로팀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e스포츠 종목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현재 국내 프로 팀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바탕으로 일부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마케팅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프로팀들의 수익이 보장될 수 있는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 e스포츠 굿즈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 있나.

김 팀장: 지금까지 e스포츠 굿즈는 예측 수요를 기반으로 소량 제작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최근 다년간의 국제 대회에서 굿즈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매우 높아서, 여러 위탁 업체와의 계약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상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일반 유저들이 하는 게임과 e스포츠 대회의 간극이 크다.

김 팀장: 이는 우리가 항상 가지고 있는 숙제다. 당연히 e스포츠는 플레이 가능한 게임과 똑같이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것은 인게임 경쟁전과 e스포츠를 동일화하는 것이다. 맵과 총기 등 다양한 부분을 모두 같게 할 계획이다. 프로팀들과 테스트도 하고 있고 의견도 많이 받았다.

궁극적으로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만 말고 e스포츠는 모르는 분들도 보게 되고, 반대의 경우라도 게임의 팬이 되어서 게임을 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그리는 그림이다.

-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옵저빙 시스템에 대한 개선 방안은.

김 팀장: 옵저빙 시스템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정말 초창기에는 수기로 스코어를 입력하기도 했고, 각 팀별로 별도의 중계 채널을 제공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실시간으로 스코어가 자동 반영되며, 수류탄 궤적이나 탄도 등 시각적 요소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시각적으로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 놓쳤던 전투 상황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 크래프톤의 e스포츠 경기장은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질 것인가.

김 팀장: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e스포츠 경기장을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경기가 없을 때는 공연, 방송, 행사 등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구상하고 있다. 아직 시기와 장소가 미정이고, 계획과 구상 정도만 진행한 상태다.

- 엔데믹 시대에 들어서면서 향후 오프라인 이벤트 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나.

김 팀장: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스타를 비롯한 대형 오프라인 행사에, 최우선적으로 e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 올해 PNC 개최지는 어디로 생각하고 있나.

김 팀장: 올해 한 가지 변수가 있다. 앞서 발표도 했지만, PC 대회 기준 작년에는 오프라인 대회가 PNC와 PGC 두 번이었고 PCS는 온라인 대회였다. 올해는 PCS가 PGS로 바뀌면서 네 번의 오프라인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전환됐다. 그러면서 PGS까지 네 가지 대회의 개최지를 정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 개최지를 한 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눠서, 각 지역과 팬덤까지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재작년 PGI.S부터 몇 가지 대회를 했는데 그 때는 사실 무관중이었다. 코로나가 제일 심할 때라서.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유관중 오프라인 글로벌 대회를 안 한지 벌써 4년째가 됐다. 장충동에서 했던 PNC 2019가 마지막이었다. 그 외에 동남아 국가들 등 몇 군데 후보가 있어서 아직은 좀 알아보고 있는 단계다.

- 끝으로 한 마디 한다면.

김 팀장: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계속 발전해 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 당사가 종목사로서 대회를 주최하고 운영하고는 있지만, 종목사 혼자서는 e스포츠를 이끌어내길 수 없다. 팀과 선수들은 물론 방송 프로덕션들과도 함께 협력하며 나아가야 한다. 종목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그들과 함께 더 좋은 e스포츠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고민해 나가겠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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