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플랫폼 다변화 전략(상)] 모바일 집중서 트렌드 변화 … 다각화된 시장 공략

최근 국내 게임산업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앞서 모바일에만 집중했던 업체들이 온라인과 콘솔에 다시 힘을 쏟으며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크로스 플레이, 멀티 플랫폼 등 기술발전과 맞물리며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플랫폼 다변화가 시장의 주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과 현황, 주요 업체들의 행보를 총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편집자> 

현재 주류로 자리잡은 모바일 게임은 2000년대 초반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자리매김했다. 이전에도 피처폰에서 구동되는 다수의 게임들이 출시됐으나 온라인 게임에 밀려 주류로 자리잡지 못했다. 하지만 셧다운제로 대표되는 규제와 접근성 높은 새로운 기기의 보급이 맞물리며 모바일 게임이 시장 주류가 됐다. 시장 초기에는 캐주얼 장르의 게임들이 산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개발력과 기술력의 발전으로 작품성이 높아졌고 인기 장르의 변화도 동반됐다.

플랫폼 다변화로 글로벌 시장 공략

모바일에 치중된 게임시장 현황은 수치를 통해 더욱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에서 모바일 게임이 57.9%로 홀로 과반수를 넘겼다. 여기에 특정 플랫폼 게임이 아닌 PC방과 아케이드 게임장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모바일 게임의 독주는 더욱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게임업체들 역시 모바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기존 온라인 중심의 대형업체들은 시장 변화에 다소 늦게 적응하기도 했으나 보유 판권(IP) 개발력을 통해 곧바로 따라잡았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만 살펴봐도 모바일 게임이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온라인과 콘솔로 플랫폼 다변화를 꾀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모바일이 확고한 주류 플랫폼이지만 글로벌 전역으로 살펴보면 온라인과 콘솔이 여전히 무시 못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플랫폼별 게임 매출 규모에서 모바일이 10002억 3400만 달러(한화 약 130조 4044억원), 콘솔이 551억 4000만 달러(71조 7371억원), PC가 372억 4300만 달러(48조 4531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바일의 성장이 가파르긴 하지만 하지만 콘솔과 온라인을 합친 규모보다는 적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적극 공략하려는 이른바 빅마켓들의 경우 콘솔과 온라인이 모바일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북미 콘솔 시장이 213억 9400만 달러(27조 8335억원), 유럽이 241억 4900만 달러(31조 4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온라인ㆍ콘솔이 주류인 해외 시장

전체 콘솔 시장의 82.6%가 북미와 유럽에 형성된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홀로 게임하는 것이 특징인 한국과 달리 북미와 서구권에서는 이른바 거실문화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로는 캐주얼 등 간단한 게임만 하고 작품성 있는 게임은 콘솔로 즐긴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북미와 유럽 대신 아시아에 시장이 크게 형성된 상황이다. 2021년 기준 전체 시장에서 아시아 비중이 59.3%를 차지했다. 북미와 유럽은 각각 18.7%, 20.3%다. 이는 중국이 포함됐기 때문인데 중국 홀로 전체 PC 플랫폼 게임 시장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점유율 2위(16.5%), 영국 4위(4.4%), 프랑스(3.7%) 등 주요 국가에서도 결코 낮지 않은 시장이 형성돼 있다.

온라인 게임은 원활한 제3세계 공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모바일 게임의 작품성이 높아지며 이를 구동하기 위한 기기의 사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사양 최신 휴대폰을 사용하기 어려운 유저들의 경우 게임을 즐기는데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모바일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꾀했던 업체들이 이러한 플랫폼과 선호 장르 차이 등으로 인해 대부분 고배를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다각적인 글로벌 공략을 위해 각 업체들이 모바일 일변도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콘솔로의 플랫폼 다변화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멀티 플랫폼·크로스 플레이로 경계 허물어져

여기에 기술발전 역시 플랫폼 확대에 힘을 더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이라는 플랫폼 구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모바일 게임은 스마트폰으로만, 온라인 게임은 PC로만, 콘솔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만으로 즐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하나의 게임을 온라인과 모바일, 온라인과 콘솔 등 플랫폼을 넘나들며 즐길 수 있다.

업체들 역시 작품 출시 단계부터 온라인 버전, 콘솔 버전, 모바일 버전을 따로 준비하고 있다. 가령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만 하더라도 세 플랫폼을 통해 즐길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플랫폼 유저간의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돼 굳이 모바일에만 전력을 가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구동하는 앱 플레이어 등 플랫폼의 벽이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러한 기술발전은 각 업체의 글로벌 시장 공략 니즈와 맞물리며 점차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멀티 플랫폼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클라우드 게임이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어느 기기에서도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온라인 게임에 대한 규제개선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언급한 셧다운제 폐쇄를 비롯해 2019년 성인의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폐지 등이 그것이다. 해당 행보의 경우 내수시장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플랫폼 다변화를 추구하는 업체들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소식이었다. 특히 앞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주류 플랫폼이 바뀐 이유 중 하나가 규제였다는 이유를 감안하면 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업체들은 물론 중소업체들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다각화된 글로벌 공략을 꾀하고 있다. 이미 각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게임업체의 주요 강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각 업체의 행보가 갈수록 가팔라질 것으로 봤다.

뿐만 아니라 각 플랫폼에 대응하는 개발력이 부각되며 국내 업체들이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게임시장에서는 주요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개발력 있는 업체와의 협업 또는 인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부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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