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반기 중 구분 가이드라인 수립 … 유망 신사업서 게임 배제 움직임 우려

컴투스의 '컴투버스'
컴투스의 '컴투버스'

 그간 산업계의 초미의 쟁점으로 떠올랐던 게임과 메타버스의 분리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제도권에서는 게임과의 구분을 통한 최소 규제로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그렇게 될 경우  유망 신사업 분야에서 게임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통신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선제적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면서 이날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 △신산업 여건을 고려한 최소규제 △기술과 서비스 발전을 촉진하는 선제적 규제혁신을 기본원칙으로 30개 분야의 규제혁신을 발표했다.

이러한 방안 중 하나로 과기부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올해 상반기 중으로 게임과 메타버스를 구분하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게임산업에서 시행중인 규제 등이 메타버스 산업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업계 부담을 가중시키거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사업 부문의 규제를 최소화하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칫 메타버스 논의에서 게임이 소외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게임과 메타버스의 구분은 이전부터 업계 쟁점 중 하나였다.

당초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지칭한다. 온라인 게임이 이러한 정의에 정확하게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다수의 유저들이 함께 플레이를 하며 사회와 문화 활동이 이뤄지고 아이템을 거래하며 경제 활동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게임과 메타버스의 관계에 대해 “게임은 메타버스의 특징을 가장 잘 살려 상용화한 사례” 또는 “게임이 메타버스의 성격을 강하게 띄었지만 메타버스 자체는 아니다”라는 등 모호한 관계로 설명해 왔다. 여기에 메타버스의 주요 사례로 꼽히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도 게임이다.

특히 게임업체들 역시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은 지난해 콘텐츠 제작 및 놀이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시범 서비스를 오픈했다. 넷마블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출시도 준비 중이다. 컴투스에서는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게임업체들이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그간 메타버스 관련 논의에서 게임업체들은 특별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민관 주도로 출범한 협력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서도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주요 게임업체들의 이름은 빠져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방침이 단순히 메타버스 부문의 규제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관련 논의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게임과 메타버스 분류에 대해 현재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게임과 메타버스를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로 보고 이를 구분하는데 부정적 입장을 보이거나, 신사업 육성을 위해 일단 메타버스와 게임을 구분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 그리고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부담감을 낮추라는 목소리등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여기에 외관상 게임으로 보이는 두 콘텐츠에 대해 서로 다른 규제 잣대를 들이댄다면 형평성 논란 및 규제 회피 꼼수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게임업계는 메타버스가 주요 먹거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 정부가 한쪽의 의견만 청취하지 말고 게임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메타버스 산업을 일궈 나가야 효과적인 반응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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