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방 업계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 온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전격 사퇴한 김 종우 회장의 공백으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인문협은 3월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후임 회장을 새로 선임키로 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할 경우 자칫 협회가 와해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초 김 회장은 회원들에게 열심히 다가가는, 강한 협회를 만들겠다는 기치 아래 지난 해 3월 김 병수 회장의 뒤를 이어 9대 집행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 상황이 찾아오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협회의 현안을 두고 뚜렷한 목표와 방향을 제시 못하자 협회 안팎에선 새 집행부에 대한 불신 등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김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재임기간 불과 10개월 여 만의 일이다. 이같은 김 회장에 대해 일각에선 회장이란 직함을 가지고 있는 공인으로서 무책임한 결정이 아니냐며 김 회장의 처신을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김 회장은 지병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C방은 한때 대한민국 통신의 대동맥을 맡고 있다고 할 만큼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에 따라 전성기 때는 PC방 수가 전국적으로 3~4만 여개에 이를 만큼 호황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또 이같은 영향력에 힘입어 오늘날의 대한민국 온라인게임산업을 있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가정에 인터넷이 보급되는 등 통신인프라가 확대되면서 그 위상은 점차 축소되기 시작했고,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면서 PC방을 찾는 이들이 더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엎친 데 덮치는 격이라고 코로나 19 사태가 빚어지면서 PC방업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코로나 엔데믹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PC방업계에도 훈풍의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중심인 PC방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PC방업계는 정보 문화 확산에 지대한 역할을 해 왔다. 지금도 그렇지만 게임업계의 전초적 기지의 기능도 여전히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예컨대 젊은층의 소통의 공간이자 도시의 쉼터로서의 모습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PC방이란 업종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지가 않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그 기능은 조금씩 바뀌곤 했으나 그 공간과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더 밝고 화려하게 바뀌고 있으며, 그 위치도 지하에서 지상으로, 외각에서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문화에 대한 양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PC방은 보전되고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이같은 긴요한 시점에 서 있는  PC방의 업주들의 모임인 인문협이 사령탑을 잃고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인문협이 조속히 사태를 수습, 이번기회를 통해 새 도약의 길에 나섰으면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측면에서 인문협의 움직임을 앞으로 주의깊게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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