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 해가 시작됐다. 토끼처럼 활기차게 뛰어 달리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그 어느 해보다 알차고 희망찬 그림을 그려내는, 아주 의미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하지만 나라 안팎의 사정은 여유롭지 못하다. 무엇보다 경제가 걱정이다. 무역 역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 통신기기들이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내수 역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치솟고 있는 반면 수요는 정체된 모습이다. 아주 전형적인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의 수요는 꾸준하고, 수출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게임은 경제 동향과는 무관하게 움직인다는 특장점이 있는 아이템 인데다, 포켓머니 산업의 대표적인 주자이고 수출시장의 역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한국 게임에 대한 한한령 주의보가 해제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긍정적이다.

그간 우리나라 게임은 달러를 벌어들이는 주소득원의 역할을 해 왔다. 중국 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 지역까지  한국 게임의 자존감은 매우 컸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게임 주력의 플렛폼이 모바일 게임으로 변화되면서 수출보다 내수시장 쪽으로 눈을 돌린 탓이 컸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우리나라 게임은 게임 운용과 스토리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완성도가 뛰어나다.  특히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게임 운영 능력은 가히 톱 클래스 수준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 편중의 수출시장을 다각화하는 등 전선을  점차적으로 확대한다면 제 2의 부흥기를 이끌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같은 긍정적인 시장 흐름의 향배는 온전히 정부 시책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의 역할이 매우 긴요하다 하겠다. 예컨대 백화점식 육성 전략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걸맞은 핀셋 전략이 필요하며, 미래시장을 내다볼 수 있는 프레임을 제시하는 등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규제 정책은 올해를 기점으로 해서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포지티브 정책으론 더이상 미래 시장을 개척할 수 없고, 주 수요층인 젊은 층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응 할 수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메타버스 산업이다. 내일을 내다보는 산업의 밑그림은 완성해 놓고 그 다음의 순서를 정해 놓지 못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고민거리는 게임 질병코드 도입 문제가 더이상 남의 일처럼 뒷짐지며 지켜볼 일이 아닌 셈이 된 것이란 점이다. 만의 하나, 이 문제를 놓고 제도권에서 가시화 하는 등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다면 게임산업계의 생산 위축 등 직접적인 폐해 뿐 아니라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범 부처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 문제를 제대로 연착륙시키지 못한다면 게임산업 생태계는 상당히 황폐해 지는 등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계묘년은 성장과 번영을 의미하는 해라고 한다. 주변 시장 여건은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늘 이를 견뎌내며 극복해 왔다. 게임계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왔으며, 게임인들이 자력갱생한 유일한 아이템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충분히 이같은 어려운 여건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8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극작가인 괴테는 날아 오르지 않으면 결코 또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없다며 끝없는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미래 시장을 개척하는 게임인들에게 딱 맞는 명언이다. 움츠리지 말고 기지개를 켰으면 한다. 그리고 크게 비상했으면 한다. 그래야 내일이 보이고 미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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