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법 국회 통과ㆍ지스타 정상 개최 … 넥슨 창업주 김정주 별세ㆍ공매도 기승

다사다난했던 임인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렸고 게임업체들 역시 이에 발맞춰 바쁜 일정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게임업체들은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신사업 부문으로 저변을 넓히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데 집중했다.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이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며 주목받았고,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롤드컵’ 결승에서 5년 만에 한국 팀들이 대결을 펼치며 e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초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비보를 시작으로, 게임주에 대한 과도한 공매도 움직임과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심의 논란 및  위믹스 상장폐지 등 아쉬운 사건도 없지 않았다. 희비가 공존한 2022년 한해를 마감하면서 본지가 엄선한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편집자]

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 김정주 넥슨 창업자 별세

올해 게임계의 가장 큰 비보는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이었다. 그의 나이 54세였다. 그의 부고가 알려지면서 게임계는 상당한 충격에 빠져 들었다. 1996년 넥슨을 창업한 그는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등 국민 게임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을 잇달아 선보였고, 다른 한편으론 의료 복지 지원사업에 눈을 돌려 힘을 기울이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실천한 게임개발 1세대 였다. 천진난만한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사업만큼은 치밀하다할 정도로 철저했고, 옥석을 확실히 가릴 만큼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론 늘 따뜻했고 감성이 흘러 넘치는 인물이었다. 게임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는 그의 타계 소식을 큰 충격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김정주 회장이 별세하자 넥슨의 경영권 향배를 둘러싼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의 자산은 NXC 지분 67.49%를 비롯해 약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수 조원대 달하는 상속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매각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김 회장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와 고인의 두자녀가 모두의 상속을 진행키로 결정함으로써 이 문제는 일단락 되기도 했다.

거래소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부당함을 알렸다.
거래소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부당함을 알렸다.

# 암호화폐 위믹스 상장폐지 위기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위메이드 암호화폐인 위믹스에 상장폐지란 극약 처방이 내려졌다. 지난 10월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선 거래소에 제출된 위믹스의 유통량이 실제 거래량과 차이를 보인다는 이유를 들어 위믹스에 대해 투자유의 종목이란 조치를 단행했다. 약 2주간의 소명 절차를 거쳐 재 심사가 이뤄질 것이란 4대 거래소의 입장과는 달리 수 차례의 연기 끝에 통해 지난 11월 24일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국내 블록체인 사업 선두업체로 꼽히는 업체의 암호화폐가 시장에서의 퇴출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에따라 위메이드 측은 법원에 위믹스 상장폐지에 따른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대 거래소는 12월 8일자로 거래소 지원을 종료했다. 위메이드측은 가처분 기각에 대한 항소를 제기하는 한편 위믹스의 안정성 및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는 등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모바일 '리니지 형제'를 꺾고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모바일 '리니지 형제'를 꺾고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 서브컬처 게임 돌풍

모바일 게임 판매시장에선 서브컬처 게임이 돌풍을 일으킨 한 해였다. 서브컬처 게임은 과거 일부 마니아들이  즐기는 비주류 장르로 평가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 니케’가 모바일 ‘리니지’ 형제를 꺾고 구글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 서브컬처 게임 바람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이 작품 외에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메멘토 모리’ ‘무기미도’ ‘뉴럴 클라우드’ 등 여러 작품들이 구글 플레이 매출 톱 10에 진입하는 등 시장에서 선전, 주목을 끌기도 했다. 업계는 이에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서브컬처 게임이 판매시장에서 주류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브컬처 게임 수요가 대부분 일본과  중국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류 장르 평가는 다소 이르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구글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한 ‘승리의 여신: 니케’ 의 경우 개발사는 시프트업이지만, 서비스는 외국 업체인 레벨인피니트가 담당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3년 만에 정상개최된 지스타에 사람들이 몰렸다.
3년 만에 정상개최된 지스타에 사람들이 몰렸다.

# 지스타 3년 만에 정상개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국제게임 전시회인 지스타가 3년만에 오프라인 팬들을 찾아나서 화제가 됐다.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는 예년과 같은 화려한 개막식과 참가사들의 뜨거운 경연 퍼레이드로 후끈 달아 오르기에 충분했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그라비티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참가한 올해 지스타에는 약 18만 4000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방문하고 97만명에 달하는  온라인 팬들이 다녀가 명실공한 대한민국 유일의 국제 게임 전시회 임을 다시한번 입증해 보였다. 특히 올해에는 지스타 직전에 빚어진 이태원 참사로 인해 안전 사고 문제가 집중 제기됐으나 특별한 사건 사고 없이 마무리됨으로써 주최측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전시회 참가업체 가운데 두드러진 모습은 중국 게임업체들이 의외로 많이 참가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게임업체들이 지스타를 통해 자신들의 얼굴을 알리려 한 것이 아니냐며 경계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기업공개 대어로 꼽혔던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철회하며 투자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기업공개 대어로 꼽혔던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철회하며 투자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 '오딘' 개발업체 라이온하트 상장 철회

'오딘'의 흥행으로 올해 기업공개(IPO) 첫 선발로 주목을 받아온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철회 방침 결정은 또다른 뉴스거리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의 화제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선보여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온 이 회사는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JP모건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해 기업공개를 적극 추진해 왔다.  9월에는 상장예비 심사를 통과하는 등 코스닥 상장을 코 앞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13일 예상치 못하게 일반공모 철회 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을 기대해 온 일반 투자자들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종합 검토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재고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선 기업 쪼개기 논란이 일자 카카오에서 한발 뒤로 물러선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그러나 기업공개와는 무관하게 대규모의 직원 채용 및 라인업 구축에 나서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이 회사가 내년에 다시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임을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규정하는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게임을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규정하는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

 게임이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지난 9월 7일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발의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의 골자는 문화예술의 범위내에 게임,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을 추가한다는 내용이다. 그간 게임은 텍스트와 영상, 음악이 결합된 종합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번외의 지대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게임도 대중문화 예술 장르의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법안 정비에 따라 앞으로 게임산업 및 종사자에 대한 사회 인식 및 제도권의 각종 지원 절차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중문화를 기반으로한 서훈 대상자로도 오를 수 있게 됐다. 이에따라 수출의 탑 수상 뿐 아니라 문화훈장을 수여받는 게임 인사도 만나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 전반의 악화 속 공매도가 게임주 낙폭을 더욱 키웠다. 
올해 증시 전반의 악화 속 공매도가 게임주 낙폭을 더욱 키웠다. 

# 게임주 공매도 기승 논란

올해 게임주는 한해 내내 약세를 면치못했다. 특히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면서 낙폭을 키웠고, 이로인한 투자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는 매도주문을 뜻하는데, 게임주의 경우 업력이 짧고 다소 유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기관 등 공매도자들의 좋은 먹잇감으로 불려져 왔다. 이렇게 되자 전체 거래에서 공매도 비중이 30%를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수 십 만주에 달하는 게임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코스닥 150으로 편입된 종목들이 공매도의 주 타깃이 되면서 편출된 종목보다  못하는 주가를 형성하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빚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경기불황이면 호황을 맞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제조업과 동일한 잣대로 가져다 대고, 그도 모자라 공매도까지 얹히고 있는 것은 넌센스라며 일부 공매도 기관의 어처구니 없는 형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롤드컵'에서 5년 만에 한국팀들의 대결이 펼쳐지며 e스포츠 강국 면모를 과시했다.
'롤드컵'에서 5년 만에 한국팀들의 대결이 펼쳐지며 e스포츠 강국 면모를 과시했다.

# '롤드컵' 결승서 5년 만에 한국 내전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팀 간의 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11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한국의 DRX와 T1가 맞붙었다. 양팀의 대전은 말 그대로 치고 받는 난타전 양상이었다. 결국 우승 트로피는 3대2로 T1을 제압한 DRX에 돌아갔다. ‘롤드컵’에서 한국팀간 대결이 펼쳐진 것은 2017년 이후 만 5년 만의 일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이 대회에서 중국팀은 3번, 한국팀은 겨우 한 차례 우승을 거머졌을 뿐이다. 이같은 성적은 롤드컵 뿐만 아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팀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불리면서도 이처럼 초라한 성적을 거둔 것은 한국 선수들이 부진했다기 보다는  중국, 유럽 선수들의 기술이 일취월장, 한국 선수들의 그 것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경기력보다는 선수들의 자존감 회복이 먼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롤드컵 결승은 이같은 처방전에 의해 나타난 성적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특히  e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다시한번 과시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넥슨, 엔씨소프트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큰 손으로 부각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넥슨, 엔씨소프트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큰 손으로 부각됐다. 

# 사우디 '오일 머니' 게임업계 큰 손 부각

그간 한국 게임계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게임업계의 투자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은 이래저래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넥슨에 1조원을 투자해 지분 5.02%를 매입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또 같은 달 이번엔 엔씨소프트의 지분 6.69%를 취득, PIP가 한국 게임메이저의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현재 이 펀드는 수차례 추가 취득을 통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사우디의 이같은 행보는 단지 메이저등 대형 게임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신생 게임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시프트업에도 투자 가능성 여부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는 살레 알리 캅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차관과 모태펀드 운용사 사우드벤처캐피탈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내한해 한국 게임업체들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우디가 중국을 대신하는 큰 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사우디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주력인 석유산업을 대신할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 시장을 찾고 있는데, 게임이 그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사우디의 이같은 투자 움직임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양국간 협력 방안을 구체화 하는 등 투자 유치 전략을 세우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문제가 불거지며 유저들의 불만을 샀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문제가 불거지며 유저들의 불만을 샀다

# 게임위 등급심위 논란

등급심의 논란은 올해도 비켜가지 않았다. 지난 10월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들이 대거 재심의 통보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논란의 불씨는 딴 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부 커뮤니티 유저들의 민원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재심의를 진행한 것이지만, 그 당시에 진행된 심의 자체가 부실하게 이뤄져 결국 등급 자체를 잘못 심사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렇게 되자 파문은 일파만파 번지기 시작했고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특히 게임물관리위원장은 국회에 불려가 의원들의 질타를 당하기도 했다. 성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게 되자 게임위에서는 부랴부랴 ‘게임 이용자들과의 소통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유저들의 반응은 아주 냉랭했다. 업계에서는 게임위에서 발표한 이용자 소통 강화를 위한  간담회는 현실적으로 연내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게임위가 너무 여론만을 의식하는 것 같다며  원칙없는 대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취재팀, 정리=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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