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선구적 사례…도전과 실험은 계속돼야

위믹스가 결국 상장 폐지됐다.

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인 닥사(DAXA)의 상폐 결정에 반발해 위메이드 측이 법원에 제출한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이에 따라 위믹스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거래가 중지됨으로써 암호화폐 및 플랫폼의 가치를 크게 훼손받게 됐다.

위메이드측으로선 당장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 절대량이 닥사에 의해 거래돼 왔다는 점에서 제3의 거래소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외국 가상 거래소와의 제휴를 통해 위믹스의 자산의 가치를 계속 유지 보전해 가는 방안을 적극 타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편으론 장기적인 타개책으로 보여지지만, 법적 소송을 통해 자신들의 부당함을 설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메이드측에서 주장하는 논리와 닥사에서 단행한 상폐 결정 배경 등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

결국 피해자는 위믹스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란 점에서 향후 이를 둘러싼 책임공방도 예상된다.

위믹스는 그렇다면 왜 갑자기 게임업계의 모난 돌이 되었을까. 이에 대한 평가는 향후 게임 역사가들에 의해 정리되겠지만, 게임계 입장에서 보면 조금 답답한 심정을 감출 수 없을 것이란 점이다.

위믹스는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한 눈에 보여준 암호화폐였다. 시작부터 창대했다. 해외에서 불어온 반향은 가히 엄청났다. 산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다. 위믹스를 운영하는 위메이드측에선 쾌재를 불렀다. 이같은 파란의 연속으로 위메이드의 시장가치는 하늘을 찌를 만큼 치솟았다.

그러나 질투의 화신은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위믹스 유통량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위메이드측은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이 문제는 계속 시장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다소 논란이 조금 수그러들 무렵 이번엔 가상 화폐거래소 최대 기업인 업비트와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소문이 시장에 나돌았고, 이후 또다시 위믹스 유통량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위믹스는 결국 이같은 소문과 논란으로 끝내 시장에서 좌초한 꼴이 됐다. 모난돌이 정을 맞는다 했던가. 그러나 닥사측에선 애초부터 위믹스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고, 위믹스는 그같은 자신들의 지적을 충족시켜주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거래소측과 등을 지게 된 배경은 오락가락하는 위믹스의 유통량 때문이었다. 사실과 다르게 공시를 하는 데다 위믹스에서 제공하는 정보 자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는 게 닥사측의 주장이다. 이를 테면 위믹스에서 그같은 설계를 한 것은 아닐 지라도 상당히 위험한 시도를 끊임없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해 왔다는 것이다.

또 알려진 것과 다르게 이번 상폐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 업비트의 운용사 두나무측과 위믹스의 위메이드측 간의 기업 관계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이 석우 두나무 대표가 원칙을 강조하지만 합리적인 스타일인데다 위메이드의 장 현국 대표 역시 그렇게 무리수를 두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위믹스의 퇴출을 지켜보면서 업계에서는 위믹스가 때 아니게 과정의 속죄물이 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예컨대 제도권에서 가상화폐 시장을 정화 (?)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위믹스를 손보게 된 것이란 지적이다. 이로 말미암아 위믹스를 좆으려던 많은 게임경쟁사들의 움직임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블록체인 게임은 국내에선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정부에서 심의조차 내주질 않는다. 따라서 별도의 서버를 통해 외국 게이머들에게 의지를 해야 한다. 위믹스는 그런 악조건들을 잘 이겨내 온 것인데, 끝내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을 피해 가지 못한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래도 제2의, 제3의 위믹스는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위믹스의 상폐 파문은 마치 게임계에 보여준 실사처럼 그 길을 명쾌하게 보여줬다. 어떻게 해야 그 길을 피해 갈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속도를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게 해 줬다.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붐을 주도한 ‘퐁’이란 게임은 시행착오와 오판 속에서도 찰라와 순간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고전작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미국 최고의 게임회사이자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스승인 아타리사의 놀런 부시널은 어느날 동전이 가득 담긴 망가진 게임기에서 끊임없이 소음을 내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그같은 광경을 목격하면서 망가진 게임기를 탓하기 보다는 게임기에서 소리가 나고 있음에 주목했다. 당시엔 게임기에 음향 등 소리를 넣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 소리는 게임계에 기계고장으로 나는 소음이 아니라 게임기에 음향이 들어가면 어떨까 하는 발상 전환의 기폭제가 됐다.  부시넬은 이를 놓치지 않고 게임기에 적용, ‘퐁’이란 게임을 재 탄생시켜 대성공을 거뒀다.

위믹스의 출현은 업계에 있어 실패작인가, 아니면 절반의 성공작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된다 하는 곳에 씨를 뿌리고 끊임 없이 곡식을 거두려는 노력은 높이 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적어도 신뢰성에 먹칠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선 말이다.

대한민국이란 우리 제도권 속엔 안된다고 하는 곳이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전과 실험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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