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총결산-온라인·모바일·콘솔] 슈터 제2 전성기ㆍ서브컬처 돌풍 … 콘솔 시장 개척 활발

올해 온라인 게임 시장에는 슈터 게임의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연초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가 무료 플레이 서비스(F2P)를 선언하며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는 서비스 2년 만에 대세 FPS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10월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2'가 출시되며 슈터 게임이 각종 차트를 정복했다. 

MMORPG도 지고만 있지는 않았다.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론칭하며 국내에서의 흥행을 전세계에서도 이어갔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올 한 해 서브컬처 게임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올해 초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의 국내 흥행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레벨 인피니트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장기간 앱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거두는 등 열풍을 일으켰다. 이제는 서브컬처 게임이 '서브컬처'가 아닌 완전히 주류 문화로 올라온 분위기다.

한편 국내 게임업계는 올해도 콘솔 게임 개발에 대한 도전을 꾸준히 이어가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특히 크래프톤, 네오위즈, 넥슨, 엔씨소프트 등 다수의 게임업체가 높은 퀄리티의 작품 개발에 성공했고, 가시적인 성과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국내 게임업체의 콘솔 개발 열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 온라인 - '제2의 전성기' 맞은 슈터 게임  

크래프톤의 배틀로얄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1월 큰 도전을 시작했다. '모두를 위한 배틀그라운드'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전 대비 유저 풀을 더욱 넓히기 위해 패키지 판매 형식에서 무료 플레이 서비스로 전환한 것이다.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1억 달러 수익을 거둔 '패키지 게임'일 정도로 뛰어난 흥행 실적을 거두고 있는 작품이었기에 팬들 사이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PUBG: 배틀그라운드는 무료 전환 첫 날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가장 플레이어 수가 많은 게임 1위에 선정됐고, 약 66만명의 일 최고 동시 접속자를 기록하며 이전 대비 2배 이상 유저 수가 상승했다. 또한 국내 PC방에서 다시 배틀그라운드 열기가 일어나며 큰 폭의 유저 수 성장세를 기록해 최고 순위 3위까지 오르는 등 선전했다.

라이엇게임즈의 FPS 게임 '발로란트'는 지난 2020년 6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2년만에 폭발적인 역주행에 성공했다. PC방 통계 업체 '더 로그'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지난 8월 PC방 점유율에서 4%를 차지하며 전체 6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7% 이상의 높은 점유율로 흥행을 더욱 강화하며 '서든어택'을 제치고 FPS 게임 가운데 흥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발로란트는 지난해까지 1% 이하의 점유율로 10위권 밖을 맴돌았으나, 올해 10대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하며 유저층을 보다 넓혔다. 특히 다양한 PC방 이벤트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는 평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월 하이퍼 FPS 게임 '오버워치2'를 출시하며 국내 팬 뿐만 아니라 전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은 기존 '오버워치'의 패키지 판매 형식에서 무료 플레이 서비스로 전환했고, 그래픽과 게임성을 일신해 선보인 게임이다. 또한 2년만에 3명의 신규 영웅과 6개의 신규 맵, 배틀 패스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출시했다.

오버워치2는 작품 출시 후 열흘 만에 글로벌 누적 플레이어 수 2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막대한 흥행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흥행 열기를 이어가, PC방 점유율 2위 및 FPS 장르 1위를 내달리고 있다. 특히 출시 초반 1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에 본격적인 FPS 붐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 FPS는 연초 10% 초반 수준의 PC방 점유율을 기록하며 RTS, RPG, 스포츠 등에 다소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서든어택, PUBG: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오버워치2 등 FPS가 PC방 차트에서 상위권 줄세우기에 성공하며 20% 이상 점유율을 확보했다. 향후 신작 및 기존 작품의 흥행에 따라서 이 같은 열기는 더욱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는 지난해 국내 흥행 차트 역주행에 이어 올해는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스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에 돌입한 후 서비스 첫 주말 동안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이례적인 흥행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스팀 플랫폼의 흥행 기록 가운데 역대 2위에 해당할 정도.

로스트아크의 흥행으로 인해 국산 RPG 역시 작품성을 갖춘다면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 RPG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페이 투 윈(Pay to Win)' 대신 라이브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고, 다양한 업데이트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다른 RPG들에게 시사했다.

# 모바일 - 서브컬처 게임 전성시대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MMORPG의 강세가 올해도 이어진 가운데, 서브컬처 게임이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다양한 미소녀 일러스트와 수집형 요소를 갖춘 해당 장르는 특수성으로 인해 그동안 다소 제한적인 흥행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흥행작 '원신' 등의 게임이 출시되며 점차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많은 팬층을 형성하며 본격적인 흥행 궤도에 올랐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올해 모바일 게임업계를 뜨겁게 달군 게임 중 하나다. 경마와 실존 경주마를 모티브로 제작된 이 작품은 다소 컬트적인 설정으로 인해 국내 흥행을 쉽게 예단하기 어려웠다. 업계에서도 반신반의하던 가운데, 뚜껑을 열어보니 출시 직후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거둘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론칭 첫날 일간 이용자(DAU) 41만명, 월간 이용자(MAU) 83만명을 각각 기록했다. 또한 20대 남성 유저층이 46.9%에 달하는 등 특정 타깃층을 중심으로 막대한 흥행을 거두며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재편했다.

지난 11월에는 레벨 인피니트의 신작 '승리의 여신: 니케'가 다시 한번 국내에서 서브컬처 게임 붐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건 슈팅 장르를 내세우며 차별화된 게임성으로 유저들에게 다가섰다. 또한 개발사인 시프트업의 서브컬처 게임 노하우가 더해지며 양대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석권했다.

11월 열린 국제 게임쇼 '지스타 2022'는 이전과는 다르게 서브컬처 게임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호요버스의 '원신'과 레벨 인피니트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제2전시관을 온통 물들였다. 또한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과 '가디스 오더',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애니메이션 및 게임 축제 'AGF 2022'가 팬들의 큰 호응을 얻는 등 다수의 서브컬처 게임이 온라인에서의 인기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갔다.

한편 '리니지'의 아성은 여전히 견고했지만, 올해 여러 차례의 도전을 받았다. 특히 RPG 장르에서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히트2'가 출현하며 리니지의 자리를 위협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화려한 액션과 뛰어난 조작감을 모바일에서도 고스란히 지원하며 출시 초반 팬들의 큰 인기를 모았다. 이와 함께 원작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스토리, 장비 파밍과 강화 등에 있어 여러 차이점, 원작과는 다른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선보이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11월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올해 국산 게임 중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 콘솔 -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쏜 국산 콘솔 신호탄

게임업계는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콘솔 게임 시장에 도전한다. 크래프톤은 지난 2일 북미 독립 스튜디오가 개발한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을 플레이스테이션(PS) 5·4, X박스 시리즈 X·S 등에서 출시하며 많은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출시 초반 스팀 판매량 1위 및 전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국산 트리플A(AAA)급 게임의 성공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패키지 게임에 대한 한국 게임업체들의 도전에 대한 시발점이 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네오위즈가 개발 중인 신작 'P의 거짓'은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국제 게임쇼 '게임스컴 2022'의 자체 시상식에서 '가장 기대되는 PS 게임'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부문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벌써부터 글로벌 게이머들로부터 2023년 가장 기대되는 게임으로 불리는 등 한국 게임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엔씨소프트의 'LLL'과 'TL',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등 다수의 콘솔 게임이 올해 트레일러 영상을 선보이며 출시까지 본격적인 스퍼트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한국 대작 게임이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좋은 소식을 전해줄 날도 머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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