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지난 2022 시즌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2023 프리시즌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라이엇게임즈는 22일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개발자 세션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본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개발자 세션에서는 라이엇게임즈의 매튜 릉-해리슨 게임 플레이 디자인 리드와 크리스 로버츠 게임 루프 프로젝트 리드 등 LoL 핵심 개발진이 참석했다. 두 개발진은 올 한 해 LoL 시즌 전체를 돌아보고, 현재 진행 중인 2023 프리시즌과 차기 시즌 콘텐츠를 미디어에 소개했다.

# 2022년의 화두는 '내구력 강화' 패치

올 한 해 LoL의 가장 큰 이슈는 챔피언들의 내구력 강화 패치였다. 모든 챔피언의 기본 체력 및 레벨당 체력, 방어력, 마법 저항력이 증가해 이전 대비 원거리 딜러와 메이지 등의 챔피언이 급작스럽게 처치 당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그동안 매우 강력했던 암살자 챔피언들이 다소 위력을 잃기도 했다.

매튜 릉-해리슨 리드는 "지난 6년간 챔피언 내구력에 대한 부분을 업데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챔피언들이 피해를 받았다"며 "특히 같은 기간 챔피언들이 입히는 피해량은 계속 늘어나 이전 대비 20% 증가했다"고 챔피언 내구력 강화의 이유를 밝혔다.

개발진은 내구력 패치를 통해 역사상 전례 없는 75개의 변경점을 게임에 도입했다. 특히 내구력 강화로 인해 게임이 느려지거나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협곡의 전령과 드래곤 등 오브젝트에 변화를 줬다. 드래곤의 위력과 내구력을 증가시켜 오브젝트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전투가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 2022년에 선보인 5개의 신규 챔피언

올 한 해 제리, 레나타, 벨베스, 닐라, 크산테까지 총 5개의 챔피언이 소환사의 협곡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제리의 경우 기본 공격이 스킬로 간주되는 특별한 매커니즘을 지니고 있었고, 이 때문에 올해 내내 밸런싱으로 말썽을 피웠다. 특히 개발진은 "뛰어난 플레이어는 제리를 매우 잘 다루지만,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는 운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제리를 선보였으나 결국 밸런싱에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제리는 시간을 들여 근본적인 문제를 변경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제리의 변경은 내달 있을 12.23 패치에 적용될 예정이며, 라이엇게임즈 내부적으로는 "밸런스를 잘 잡아 티어에 관계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챔피언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레나타와 벨베스, 닐라 등은 비슷한 계열의 다른 챔피언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밸런스가 잡힌 모습을 보였다. 벨베스는 비에고의 패시브를, 닐라는 과거 모데카이저의 경험치 패시브를 참고해 너무 강력하지 않도록 선보이며 장기적인 밸런스에 도움이 됐다.

새로 출시된 크산테는 기존 단순한 스킬셋의 탱커와는 달리 조금 더 능동적이고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탱커로 고안됐다. 밸런스를 잡을 때 탱커가 대미지 딜링과 탱킹을 모두 다 할 수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형태를 분리해 출시했다. 개발진은 "이를 통해 크산테의 밸런스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 '2022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 드러난 노력

밸런스를 위한 개발진의 노력은 2022시즌의 말미에 와서 그 진가를 드러냈다. 지난 9월부터 열린 글로벌 e스포츠 대회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은 10년의 역사에서 그 어느때보다 완벽하게 밸런스가 잡혔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내구력 강화 및 오브젝트 업데이트를 통해 모두가 자신의 스킬을 뽐낼 수 있었고, 각 챔피언의 최대치를 이끌어 냈다. 그 중 한국 LCK의 팀들이 가장 뛰어난 숙련도를 보였고, 결국 한국 팀 DRX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뤄 내기도 했다.

월드 챔피언십 기간 중 LoL의 총 162명의 챔피언 가운데 무려 109명이 협곡에 등장했다. 한 해의 가장 중요한 대회인 만큼 OP챔, 즉 고밸류의 챔피언만 등장하던 이전과는 완벽히 다른 양상이었다. 또한 100%로 선택되거나 금지된 챔피언도 없었으며, 이전에는 다양하지 못했던 원거리 딜러 챔피언과 서포터도 각각 19명과 31명이 기용됐다.

매튜 릉-해리슨 리드는 "이 자리를 빌어 LCK 팀들에게 월드 챔피언십 우승에 대한 축하 인사를 하겠다. LCK 팀이 다양한 챔피언을 선택하고 고도의 전술적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이번 대회가 훨씬 재밌었다"며 "월드 챔피언십 환경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메타였다"고 밝혔다.

# '생배'와 '낮듀' 등 듀오 부스팅 근절

올 한 해는 밸런스 이외에도 그동안 플레이어들의 경쟁전 경험을 망쳤던 요소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이 중 한국에서 가장 문제가 되던 요소인 듀오 부스팅, '생배'와 '낮듀'를 라이엇게임즈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생배'는 배치가 완료된 계정을 대상으로 다인큐로 MMR(Matchmaking Rating)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린 후, 높은 등급에서 게임을 해 쉽게 티어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낮듀'는 낮은 티어의 계정과 듀오를 해 조금 더 쉬운 환경에서 티어를 끌어올리는 경우다. 이는 마스터 이상의 높은 티어에서 꽤 자주 발생해, 심지어 프로 선수들까지 질 낮은 게임을 하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를 막기 위해 철저한 사전 조사 후 듀오의 MMR 제한을 두고, 변경점을 12.10 패치에 도입했다. 이후 국내 7개 프로 팀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생배 및 낮듀 계정을 만나는 일이 70% 이상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라이엇게임즈 내부적으로도 솔루션을 적용한 후 생배 및 낮듀 계정이 확연히 줄어들었음을 데이터로 확인했다.

현재 이는 마스터 이상 고티어의 플레이어들에게만 도움이 되고, 평균적인 티어의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는 향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모든 플레이어들이 본인의 티어에 맞는 적절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 2023 프리시즌, 정글러와 탑 라인 버프

LoL은 2023년 시즌부터 협곡에 다양한 변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6일 업데이트된 프리시즌 단계부터 이미 많은 LoL 플레이어들이 확연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으며, 긍정 또는 부정적인 다양한 피드백을 라이엇게임즈에 전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2023 프리시즌을 통해 정글러 포지션에 큰 변화를 줬다. 정글러는 라인에 비해 숙련이 어렵고 비인기 포지션이라는 점을 파악해 조금 더 체계를 직관적이고 만족스럽게 바꿨다. 또한 획득 경험치와 골드 조정, 챔피언의 유지력 증가, 카운터 정글링에 대한 기회 비용 증가 등 다양한 조치가 이뤄졌다.

매튜 릉-해리슨 리드는 "한국에서 의견이 분분한 것은 안다. 하지만 우리는 정글러 역할의 방향성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정글러 유저들의 게임 경험 및 재미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탑 라인에도 강화가 이뤄졌다. 탑 라인은 올 한 해 순간이동 주문의 14분전 패널티, 오브젝트 영향력 증가 등으로 인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 때문에 탑 라인이 획득하는 경험치 증가, 미드 라이너의 골드 획득량 감소, 탱커 아이템 강화 등을 통해 탑 라인 중심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라이엇게임즈가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프리시즌 패치 후 정글러와 탑 라인 유저들이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평균적으로 정글러 유저는 이전 대비 12.5% 증가했으며,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매우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탑 라인은 17.2% 증가했으며,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두 번째로 높게 증가했다.

# '닷지'는 더 이상 없어야 …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프리시즌 패치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 소환사 이름을 아군1~5로 비공개로 조치한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LoL 유저들이 챔피언 선택 화면에서 아군 또는 적의 소환사명을 확인하고 전적을 검색해 이에 따라 경기를 거부하는 '닷지'를 빈번하게 활용해 왔다. 이 때문에 한 게임을 하는 것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전적이 좋지 않은 유저들은 기피 대상이 됐다.

크리스 로버츠 리드는 "닷지 기능은 플레이어들이 현실 세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챔피언을 잘못 선택했을 때 사용하기를 바라고 만든 기능"이라며 "팀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닷지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소환사 이름 비공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라이엇게임즈는 이 밖에도 신규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챔피언별 '룬 추천' 시스템을 LoL에 도입했다. 더해 픽 순서 교환, 의사소통 수단 개선, 아이템 추가 및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기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매튜 릉-해리슨 리드는 "한국 LoL 플레이어 여러분들의 창의적인 빌드와 게임 플레이에 많은 영감을 얻는다. 항상 한국 서버에서 LoL의 한계를 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모습에 감사를 드리고, 이를 겸손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 로버츠 리드는 "LoL이 12년간 수명을 이어오는 동안 한국 플레이어들이 보내준 헌신에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수 세대에 걸쳐서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발자 세션을 마쳤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